비 내리는 밤
책을 읽다 문뜩,
창문을 두드리는 빗소리에...
후두둑... 후두둑...
창문을 열고 손을 내밀어 본다.
한 호흡 크게
비냄새가 난다.
오매불망 기다리던 새색시 처럼,
어찌나 반가운 비.
밤새 내려 주면 좋으련만.
그래,
거북등 되어버린
밭이랑 논이랑 듬뿍 적셔줬으면...
나는 비오는 밤이 좋다.
내 혼탁한 마음 씻어주듯,
엉켜있는 실타래를 풀어주듯,
이 비가 다 내라고 나면,
나도 조금은
깨끗해 질 수 있을 것만 같은....
후두둑.... 후두둑....
빗소리가 즐겁다.
내 마음속에도
비 내리는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