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의 직분

그리스도의 직분
    

다음으로 소요리문답 제 23문은 그리스도의 직분에 대해서 설명합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구속자로 무슨 직분을 행하셨는가?” 질문하고,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구속자로 선지자와 제사장과 왕의 직분을 행하시되 낮아지시고 높아지신 두 지위에서 행하셨습니다.”라고 답합니다. 
필자가 앞에서 논했듯이 인간은 본래 참 지식과 거룩과 의를 가지고 창조되었습니다.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지음 받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아담은 사실상 선지자요, 제사장이요, 왕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아담이 범죄 하여 타락하였을 때 우리도 그 안에서 범죄 했고 타락하였음을 이미 말한바 있습니다. 그래서 그리스도를 제외한 모든 인간은 무지하고, 유죄하고, 사악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인간 구원을 위한 하나님의 신령한 간섭이 역사에 나타납니다. 성경의 모든 말씀의 초점은 이 버려진 상태로부터 선택된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하나님이 무엇을 행하셨는가에 있습니다. 구약성경은 하나님이 자기 백성을 구원하시기 위해서 그의 아들을 보내실 날을 준비하시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같은 맥락에서 구약을 볼 때 한 가지 중요한 것은 하나님을 섬기기 위해 하나님에 의해 선택된 왕, 선지자, 제사장들이 구약 역사의 중심이었다는 사실입니다. 아브라함은 선지자, 제사장, 왕적 직임을 감당하였고, 아브라함의 가족이 하나의 민족으로 성장하자 하나님은 이 직무들을 각각 다른 사람에게 부여하셨습니다. 하나님은 모세를 특별한 선지자로 임명하였습니다(신34:10). 하나님은 아론을 대제사장으로 임명하셨고, 그의 아들들이 그를 이어 이 직무를 계승하도록 명령하셨습니다(출29:29). 또한 하나님은 그리스도를 통한 다윗의 왕권이 계속하리라 약속하셨습니다(삼하7:12-16).
그런데 구약을 보게 되면 이 같은 직무를 신실하게 행한 자들이 있던 반면에 불신실하게 행한 자들도 있었습니다. 하나님은 신실한 선지자들을 통하여 하나님의 말씀을 주셨고, 신실한 제사장을 통하여 피 흘림이 없이는 사죄가 없음을 보여 주셨고, 신실한 왕들을 통하여 저들이 하나님께 어떻게 순종했는가를 보여 주셨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불신실한 선지자와 제사장과 왕들을 통하여 구원은 결코 약속된 메시야가 오시기까지는 완전히 성취되지 않았음을 보여 주셨습니다. 그리스도는 이 세 직무를 완성, 성취하셨을 뿐 아니라 하나의 위대한 구속사역에 그것들을 결합시키셨습니다. 

필자는 먼저 예수님의 지상사역을 살펴보겠습니다. 
첫째, 선지자로서 진리 자체가 되시는 주님 안에서 그리고 그 행적에서 하나님의 말씀(뜻)은 완성되었습니다. 예수님은 당신의 삶과 죽음과 부활을 통해 하나님의 구원의 도리를 우리에게 보여 주셨습니다. 

둘째, 제사장으로서 주님은 십자가 위에서 단번에 최종적이고 충분한 희생 제물로 바쳐짐으로 이 직무를 수행하셨습니다. 이 죽으심은 완전하시고 충족되시고, 무제한적이십니다. 
셋째, 주님은 구세주와 심판주로서 모든 인간을 다스리시는 권위를 가지셨다. 심지어 바람과 파도까지도 복종시키시는 주권적 권능을 보이셨습니다. 그리고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가 그에게 있어 왕으로서 죄인들을 복종시키시며 마귀의 역사를 깨뜨리십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이 세 직분을 땅에 계실 때뿐만 아니라 천국에서도 재림 후에도 계속하힙니다. 

다음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천국 사역은, 

첫째, 선지자로서 성령의 영감으로 주어진 말씀을 성령을 통해 우리에게 적용케 하십니다. 그리스도는 천국 사역에서 선지자로서 직무는 성령의 영감으로 주어진 말씀을 성령을 통해 우리에게 적용케 하시는 일을 하시는 것입니다. 
둘째, 제사장으로서 단번에 드려진 그의 희생이 택한 자들에게 효력 있게 적용되도록 말씀을 통하여 유효하게 하시고 성례로 그것들을 확실하게 봉인하십니다. 
셋째, 왕으로서 지금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가 그에게 속해 있습니다. 그는 죄인들을 복종시키며 마귀의 역사를 파괴하십니다. 이 사역은 그리스도의 모든 원수들이 거꾸러질 때까지 계속될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왕국만이 영원합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왕으로서 하나님을 위해 통치하십니다(시2:6). 그는 주님으로서 지금도 그의 백성과 그의 교회를 통치하십니다. 

이와 같은 그리스도의 왕 직은 아브라함에게 하신 하나님의 언약(창12, 17장)과 다윗에게 하신 하나님의 언약(삼하7:8-17)에 의해서 보장되고 확증되었습니다. 이제 예수 그리스도의 삼중직을 하나씩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