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학·총신신대원/구약신학

옛 언약과 새 언약의 연속성과 비연속성

예림의집 2017. 3. 3. 17:14

옛 언약과 새 언약의 연속성과 비연속성


새 언약의 기대에 대한 예레미야의 예언(렘 31:31-34)은 하나님의 구속 사역에서의 새 차원을 예견한 것이다. 단순히 장래의 어떤 때에 있을 언약 갱신의 가능성을 암시하기보다 예레미야는 새 언약 관계의 수립을 기대한다. 이러한 새로움의 개념은 옛 언약과의 비연속성을 의미하지만, 옛 언약의 완전한 파기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옛 언약의 갱신, 곧 새 언약은 옛 언약과 연속성도 유지하고 있다는 말이다. 


옛 언약과 새 언약의 연속성

예레미야는 계약을 파한 이스라엘을 꾸짖고 있지, 옛 언약을 저주하지 않는다. 그는 금본적으로 인간이 하나님의 계약을 준수할 수 없기 때문에 장차 이와 똑같은 계약 관계를 재수립할 것이라고 한다. 즉 예레미야는 새 언약의 중대한 부분으로서 하나님이 그 율법을 그 백성의 마음에 새길 것이라고 한다(렘 31:33). 비록 언약이 재수립되지만 언약 율법의 내용은 옛 언약과 새 언약 사이에 연속성을 보여준다. 즉 하나님은 그의 율법을 돌판에 새긴 옛 언약과 대조해서 인간의 마음판에 그의 뜻을 새길 것이라고 하지만 그 내용은 근본적으로 동일한 것이다.

하나님이 이스라엘과 맺은 새 언약의 옛 언약 관계와의 연속성은 "새" 언약과 대치관계에 놓인 "옛" 언약이 구속의 언약이었다는 사실에서 더욱 더 나타난다. 예레미야는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애굽에서 인도함으로써 그들을 구원한 날에 이 언약이 세워졌다고 구체적으로 말한다. 이 옛 언약은 행위로 의롭게 되는 법적 계약으로서 단순하게 특정지어질 수 없다. 구원을 이룩하는 데 필요한 하나님의 모든 사랑이 이 옛 언약 관계에 포함되었다. 이 관계 아래에서 하나님은 이스라엘의 "남편" 역할을 하셨다(렘 31:32). 새 언약이 그 목적을 성취하는 효과에 관하여는 옛 언약과 근본적인 불일치에 있다 하더라도 구원적 의도의 면에서 이 두 언약들의 내용은 동일하다.


옛 언약과 새 언약의 비연속성

새 언약은 엣 언약과의 연속성뿐 아니라 다른 한 편으로 비연속성도 가지고 있다. 예레미야는 새 언약 경험의 기대를 이스라엘이 과거에 경험했던 것과 구분함으로써 새 언약의 새로움을 강조한다(렘 31:32). 흥미롭게도 예레미야는 구체적으로 시내산에서 일어났던 공식적인 계약 수립을 특별히 언급하지 않는 대신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애굽에서 구해내던 날에 세울 계약을 말하는데, 모세 언약을 염두에 두고 말하는 듯 하다, 그는 돌판에 새겨진 율법과 비교하려고 구체적으로 마음속에 새겨진 율법을 말한다. 그가 애굽에서의 탈출을 말함으로써 은근히 모세 언약을 이야기하려는 듯하나 결과적으로 이스라엘을 애굽에서 구해낸 것은 아브라함의 언약 규정 하에서였기 때문에 다양한 언약 관계들의 역사적 통일성을 강조하는 효과를 내면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그는 새 언약을 표면적으로는 모세 언약을 대조하고 있는 듯 하나, 내면적으로는 또한 아브라함 언약과 다윗 언약을 대조하고 있다. "새" 언약은 하나님의 이전 언약 관계 전체를 대신 하는 것을 의미한다.

새 언약의 옛 언약과의 비연속성은 "내가 그들의 죄악을 사할 것이며 다시는 그 죄를 기억하지 아니할 것이다(렘 31:34)."라는 말씀에서 가장 잘 나타난다. 옛 언약하에서 죄에 대해 계속적인 희생제를 드렸지만, 그것을 통해 죄가 실제로 없어진 것이 아니라 단순히 넘어갔을 뿐이다. 황소들과 염소들의 피는 죄를 제거하는 힘이 없기 때문이다. 즉 동물 희생제에 기초한 옛 언약의 규정들은 죄악을 제거하는 실제적 효과가 없었다. 그러나 예레미야는 새 언약을 통해 죄가 실제로 다시는 기억되지 아니할 것이라고 선포한다. 죄 숑서가 영원히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결국 새 언약은 실제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옛 언약과 완전히 단절되고 새루움으로 나아간다는 점에서 비연속성을 볼 수가 있다. 


그러므로 예레미야 예언에서 "취소"와 "새로움"이 대조된다 할지라도 옛 언약 또한 "영원한" 언약으로 특정지어진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옛 언약 사역의 형태가 지나가 버리는 반면, 그것이 약속하는 축복의 내용은 남아 있다. 하나님의 법이 외적인 돌비가 아니라 내적인 심비에 새겨졌다. 하나님은 옛 언약하에서 예표론적으로 백성을 구원하신 것처럼 궁극적 의미에 그의 백성을 구원하신다. 옛 언약하에서 그림자 형태로 미리 보여준 죄의 용서에서 예언되었던 것이 성취된 사실 속에서만 이해될 수 있다. 따라서 새 언약은 옛 언약과의 관계에서 비연속성뿐만 아니라 연속성도 인식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