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창조

하나님의 창조

소요리문답 제 8문은 “하나님께서 그 예정을 어떻게 이루십니까?” 이며, 제 9문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일이 무엇입니까” 이다. 이에 대한 대답으로 “하나님께서 그 예정을 이루시는 것은 창조와 섭리하시는 일을 통하여 하십니다.”이고, “하나님이 창조하신 일은 엿새 동안에 아무 것도 없는 중에서 그 권능의 말씀으로 만물을 지으신 것인데 모든 것은 매우 선하였습니다.”라고 하였다. 
하나님은 자신의 영광을 나타내시기 위하여 온 우주만물을 창조하셨다. 여기서 창조란 히브리어로 “빠라”로서 전혀 아무 것도 없는 무에서 유를 만들어 내신 것을 말한다. 그러므로 창조란 하나님께서 자신의 영광을 나타내시기 위하여 기존자료를 사용함이 없이 전혀 아무 것도 없는 데서 세계와 그 가운데 있는 만물을 지으신 것을 뜻한다. 그러기에 이와 같은 창조교리는 성경 이외의 그 어떤 다른 사료(史料)에서는 배울 수 없고 오직 신앙에 의해서만 받아들일 수 있다. 

그렇다면 제 8문이 말하는 창조와 섭리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창조는 계획을 세워(예정) 집을 짓는 것과 같다고 한다면, 섭리는 완성된 집을 가꾸는 것과 같다고 하겠다. 이제 본격적으로 창조에 대해서 논해보고자 한다. 우리는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는 역사를 목격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 사실을 확실히 믿는다. 그 근거는 다음과 같다. 
첫째, 논리적인 면에서 우리가 친히 보는 것보다 더 확실히 아는 방법이 있다. 어떤 사실에 대한 우리의 믿음은 목도하였다는 것에 근거를 두면 대단히 위험하다. 가장 중요한 사실과 진리들은 우리의 경험 밖에 있는 것들이 많이 있다. 예를 들면 우리가 어머니의 태속에 있을 때에 일을 알지 못한다. 또 우리 눈은 공이 굴러가는 것은 볼 수 있지만 지구가 굴러가는 것은 볼 수 없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의 어머니를 부정할 수 있으며, 지구의 자전운동을 부인할 수 있겠는가? 
둘째, 신앙적인 면에서 특별히 중요한 일에 대해서는 사람보다 높으시고 크신 이의 증거가 필요하다. 그 증거가 곧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이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창1:1), “믿음으로 모든 세계가 하나님의 말씀으로 지어진 줄을 우리가 아나니 보이는 것은 나타난 것으로 말미암아 된 것이 아니니라”(히11:3) 믿음으로 우리로 하여금 모든 세계가 하나님의 말씀에 의하여 지어진 것을 깨닫게 해 준다는 말씀이다. 우리는 어떤 이론 체계 때문에 창조를 믿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이 믿어져서 창조를 믿는 것이다. 그렇다면 창조의 방법은 어떠하였는가? 
첫째, 무에서 유를 창조하셨다(롬4:17). 하나님의 창조 사역과 인간의 건축 활동이나 창작품 등과는 현저한 차이가 있다. 인간은 반드시 미리 준비된 기존 물질을 사용한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 세상을 창조할 때 기본 물질을 전혀 사용치 않으셨다. 이것은 하나님의 전능에서 만물이 나왔다는 말이다. 인간들은 재료로 물질을 사용하지만 하나님은 자신을 통하여 창조 사역을 이루셨다. 하나님은 전에 완전히 없던 것을 창조하셨다. 믿음으로 모든 세계가 하나님의 말씀으로 되어졌다(히11:3절).  
둘째, 엿새 동안에 창조하셨다(창1;31). 하나님은 전지전능하셔서 능히 엿새 동안 세상을 창조하실 수 있었다. 
셋째, 만물을 선하게 창조하셨다(창1:4, 12, 18, 21, 25, 31). 하나님은 우주 만물은 질서 있게 창조하셨다. 모든 만물과 그 운행에는 일정한 규칙과 질서가 존재한다. 우주도 조화를 이루고 있고, 나뭇잎과 꽃이 그리고 동식물이 서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지구 자체도 그렇다. 지구가 태양계를 돌며 다른 행성과 부딪치지 않는 이유도 바로 질서와 조화 때문이다. 넷째, 악은 그 기원을 만물의 본질적 성질에 둔 것이 아니고, 만물을 오용한 존재들의 도덕적 부패에 있음을 의미한다(시104:15; 막7:14-15; 딤전4:4). 세상 만물은 선한 것이지만, 그 쓰는 사람과 쓰임새에 따라서 달라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