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학·총신신대원/구약신학

타락

예림의집 2016. 11. 14. 08:43

타락

1. 타락의 범위
1) 아담의 불순종은 창조계 전체의 대재난을 의미하는 사건이다. 죄의 영향은 인류 전체뿐만 아니라 피조계 전체에 미친다. (롬5:12;8:22) 이러므로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죄가 세상에 들어오고 죄로 말미암아 사망이 왔나니 이와 같이 모든 사람이 죄를 지었으므로 사망이 모든 사람에게 이르렀느니라 (롬5:13)
2) 창조계의 타락에 대하여 말할 때, 그것은 지상적 영역에 국한된다. 천상적 영역에 대하여 죄나 반란이 언급되기는 하지만, 속박, 오염, 노예 상태 등으로 설명되지는 않는다.
3) 타락이 세상에 미친 결과 - 선한 창조계의 왜곡
① 사회적 영역 : 가정 파괴, 권력의 남용, 자원의 낭비, 부적절한 노사 관계 등
② 문화적 영역 : 천박하고 저속한 예술 작품, 과학주의, 기술에 대한 의존 등
③ 개인적 영역 : 살인, 간음, 도둑질, 불경, 부도덕, 정신질환, 신체적 질병 등
4) 비정상적인 것을 지칭하는 용어들 : '비정상적인', '병든', '건강하지 않은', '기능불량', '부적응적', '병리학적', '부패', '허망', '속박', '왜곡' 등
5) 지상의 모든 문제는 결국 인간의 타락에서 파생한 것이다.
인간의 타락 : 하나님의 창조의 선한 법에 따라 살기를 거부함
① "... 땅은 너로 인하여 저주를 받고 ..." (창3:17)
② 피조물도 허무한 데 굴복하는 것에서 해방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롬8:19-22)
피조물이 다 이제까지 함께 탄식하며 함께 고통하는 것을 우리가 아나니 (롬8:22)

2. 죄와 창조계의 관계
1) 죄가 창조의 타락을 가져온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창조를 파괴한 것은 아니다. 죄악은 창조에 대한 하나님의 신실성을 무효로 돌릴 만한 힘이 없다.
2) 선과 악은 근본적으로 구분되지만, 악은 선의 왜곡으로서만 존재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죄는 선한 창조계의 기체 안에 기생할 뿐이다.
3) 칼빈의 '두 질서' - 모든 실재의 근본 구조로서 공존
① 창조의 질서 : '건강'과 비교할 수 있다.
② 죄와 구속의 질서 : '질병'과 '치료'에 비교할 수 있다.
4) 타락한 창조계 속에 어떤 것이 '여전히 있다'는 것은 죄의 파괴에도 불구하고 창조된 질서를 유지하시는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가리킨다.

3. 구조와 방향
1) 구조(structure)
① 창조의 질서 : 어떤 사물의 불변적 창조 구조, 혹은 그것으로 하여금 그 사물, 그 실체가 되게 하는 것
② 하나님의 창조의 법에 근거를 둔다. (서양 철학의 전통 - 본체, 본질, 본성)
2) 방향(direction)
① 죄와 구속의 질서 : 한편으로는 타락으로 인한 창조의 왜곡 혹은 변질, 또 한편으로는 그리스도 안에서의 창조의 구속과 회복
② 창조의 법에 대한 순종 혹은 불순종으로 나타난다.
③ 하나님의 창조 설계에 따르거나 따르지 않거나 둘 중에 하나이다.
3) 모든 창조의 주어진 구조는 그 (잘못된) 방향에 의해 말살되지 않는다.
① 일반 은총 : 죄와 그 영향력을 억제하시는 하나님의 일반적 은총 (보존 은총)
② 특별 은총 :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에 대하여 주시는 중생의 은총

4. 경계해야 할 영지주의적 경향
1) 영지주의 : 창조 자체에 선과 악이라는 이분법이 내재하는 것으로 간주하는 경향을 말하며, 창조의 어떤 부분을 악역 혹은 구원주와 동일시하려고 한다.
2) 역사적으로 나타난 영지주의적 경향 - 창조계에 내재된 악의 근원
① 초대교회의 영지주의적 이단 : 결혼, 어떤 종류의 음식
② 헬라 철학 (플라톤) ; 몸과 정욕들
③ 낭만주의 (루소) : 자연과 구분된 문화
④ 심층 심리학 (철학적 무정부주의) : 가족과 국가에서의 제도적인 권위
⑤ 하이데서, 자크 엘룰 등 : 공학과 경영 기술
3) 선한 창조(창세기 1,2장)는 타락과 그 결과(3장)보다 앞선다. 즉 창세기의 첫 세 장은 오염되지 않은 창조계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현대 자유주의의 견해는 창세기를 선과 악이 필연적으로 공존하는 신화로 본다.
4)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타락에도 불구하고 창조의 법(구조) 안에서 창조계를 붙드시며 그것을 회복하신다. 또한 그 일을 위하여 우리를 부르신다. (잠8:5-6) 오직 너희는 택하신 족속이요 왕 같은 제사장들이요 거룩한 나라요 그의 소유된 백성이니 이는 너희를 어두운 데서 불러 내어 그의 기이한 빛에 들어가게 하신 자의 아름다운 덕을 선전하게 하려 하심이라 (벧전2:9)

왜곡된 창조계로서의 '세상'

1. '세상'의 두 가지 의미
1) 긍정적인 의미 : 창조 세계, 사람이 사는 지구 (지상적 영역) (롬1:8)
성경의 용례 : 창48:16, 요3:16-17, 롬4:13, 계11:15, ...
... 세상 나라가 우리 주와 그 그리스도의 나라가 되어 그가 세세토록 왕 노릇하시리로다 ... (계11:15)
2) 부정적인 의미
① 그리스도 밖에서 죄에 의해 지배되는, 구원받지 못한 삶의 총체 (헤르만 리델보스)
② 죄로 오염된 세계의 총체, 지상의 부패, 창조의 선함에 대한 대립 (약4:4)
성경의 용례 : 요18:36, 롬12:2, 골2:8, 약1:27, 벧후2:20, ...
이 세상이나 세상에 있는 것들을 사랑치 말라 누구든지 세상을 사랑하면 아버지의 사랑이 그 속에 있지 아니하니 (요일2:15)

2. 두 영역 이론
1) 창조의 구조를 거룩한 영역과 세속적인 영역으로 나눈다. (이원론적)
① 거룩한 영역 : 교회, 개인적 경건, 거룩한 신학 등
② 세속적인 영역 : 예술, 정치, 학문, 언론, 스포츠, 사업 등 (→ 소위 '세상')
2) 세속적인 것을 창조 질서의 방향에 의해서가 아니라, 그것이 차지하고 있는 창조의 위치(구조)에 의해서 규정하는 것은 매우 심각한 오류이다. (영지주의적 경향)
3) 성경 해석에서의 오류
① "... 내 나라는 이 세상에 속한 것이 아니라 ..." (요18:36)
그리스도인의 정치 참여를 반대 ← 그리스도의 왕권은 하늘로부터 온다는 뜻
② "... 경건은 ... 자기를 지켜 세속에 물들지 아니하는 이것이니라" (약1:27)
춤, 카드놀이, 연극의 참여에 대한 경계 ← 사회적 문제들에 대한 참여의 중요성
이러한 해석은 그리스도인들의 타계적(他界的) 성향을 부추기고, 소위 '세속적인' 영역을 스스로 포기하여 선한 창조계를 인본주의 세력에게 내어주도록 만든다.

[참고] 칼빈주의로 보는 카드놀이, 연극, 춤 ("칼빈주의 강연" - 아브라함 카이퍼)
1) 날카로운 눈과 재빠른 행동과 폭넓은 경험으로 결정되는 카드놀이는 지극히 바람직한 것이고, 소설, 연극(영화)을 만드는 데 필요한 상상력 또한 하나님의 귀한 선물이다. 카드놀이, 연극, 춤 자체에는 악이 없다.
2) 칼빈주의는 맹목적 기회와 행운을 갈망하는 카드놀이, 남성다운 성품과 여성적인 순결을 희생시키는 연극(영화), 음란을 조장하는 춤을 정죄한다.
3) 칼빈주의가 반대하는 것은 하나님께 대한 진지함과 경외심의 희생이다.

3. 마귀에게 속박된 세상
1) 피조물이 창조주의 법에 순종하지 않을 때는 사탄에게 속박되고 만다. 그런 의미에서 죄를 짓는 것은 사탄을 섬기는 것이고 더 나아가 사탄의 노예가 되는 것이다.
2) '사탄'의 이해
① 창조주의 선한 창조계를 비틀어 버리고 못쓰게 하려는 악한 영들 전체의 우두머리
② '거짓의 아비(요8:44)', '이 세상 임금(요12:31)', '이 세상 신(고후4:4)', '공중의 권세 잡은 자(엡2:1)', '온 천하를 꾀는 자(계12:9)'
3) 창조계의 왜곡에 대한 책임
① 마귀는 하나님의 피조물 위에 군림하고 있기는 하지만 하나님께서 허용하시는 범위 안에서만 직접 권세를 행세할 수 있으며(참조, 욥1:12;2:6), 오직 인류를 조종함으로써 지상계를 악으로 오염시킬 수 있다. (참조, 히2:5)
② 따라서 창조계의 왜곡에 대한 책임은 여전히 인간에게 있다.
③ 세상의 악과 부패 전체는 인간의 죄와 마귀에게 노예 됨, 두 가지의 결과이다.
'나쁜', '악한'이란 뜻의 이탈리어 'cattivo'는 라틴어 'captivus(마귀에게 속박됨)'에서 파생된 말이다.

4. '세상'으로서의 '땅'
1) '땅'도 세상과 같이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으로 이중적인 의미를 갖는다.
2) 바울이 표현하는 '땅' : 타락하고 부패한 땅 (골3:2,5;빌3:19)
성(性), 스포츠, 목수일 등과 같이 지상에 속한 일들도 하나님의 창조물의 일부로서, 그 자체가 악한 것은 아니다. 다만, 땅에는 하늘에 비하여 온전한 것이 없다.
3) "나라이 임하옵시며 뜻이 하늘에서 이룬 것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 (마6:10)
타락의 범위는 지상적 영역 전체에 미친다. 하지만 모든 영역이 회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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