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에게 짓는 죄
시기의 독특한 점은, 그 대상이 일반적인 사람이 아니라 가까운 지인이나 친구라는 점이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타"는 속담은 이와 같은 성격을 잘 말해 준다. 우리는 이런 속성을 성경에서도 흔히 찾아볼 수 있는데, 동생 아벨을 죽인 가인, 요세을 죽이려 한 형들, 모세와 아론에게 반역한 고라와 그 무리들, 다윗을 시기한 사울 왕 이야기 등이 바로 그런 경우이다. 또한 예수님의 포도원 품꾼 비유(마 20:1-16)에서, 아침 일찍 나와 일한 품꾼들은 오후 늦게 와서도 자기와 똑같은 삯을 받은 품꾼들을 시기한다(마 20:15). 오늘날 우리 주변에도 직장 동료나 동종 업게 전문가들이 서로 시기하고 헐뜯으며 뒤에서 나쁜 소문을 퍼뜨리는 일들이 적지 않다. 특히 사람들은 자기보다 뛰어난 친구보다는 여러모로 자신과 비슷한 친구가 잘되면 더 견디기 힘들어 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윤리학자 윌리엄 매이는 시기를 '형제에게 짓는 죄'라고 불렀다.
십계명의 열 번째 계명인 "네 이웃의 지블 탐하지말라. 네 이웃의 아내나, 그의 남종이나 그의 여종이나, 그의 소나 그의 나귀나 무릇 네 이웃의 소유를 탐내지 말라(출 20:17)"는 명령은 탐욕을 금하는 명령이다. 그런데 이 계명이 금하는 탐욕이 대상은 불특정한 물건이나 사람이 아니라. 바로 옆에 있는 이웃의 소유와 아내다. 여기에 쓰인 '탐내다'라는 단어는 남의 소유에 대한 비정상적인 욕망을 가리킨다. 르네 지라르는 우리에게 이웃이 소유하는 것을 동일하게 소유하려는 '모방 욕구'가 있다고 말했는데, 이 욕구는 시기와 무관하지 않다. 이러한 모방 욕구는 경쟁과 갈등을 낳곤 하는데, 이것을 잘 제어하지 못하면 공동체와 집단의 평화는 깨어지게 마련이다.
이 모방 욕구 뒤에는, 모두가 같은 것을 누리고 똑같이 대접받아야 한다는 잘못된 평등 욕구가 숨어 있다. 그런데 하나님은 사람을 각기 다르게 만드셨고, 각자에게 다양한 은사와 자질, 기질과 감성을 주셨다. 그래서 사람들은 각기 다양한 능력을 가지고 그에 따라 색다른 가치와 결과를 창출해 낼 수 있다. 시기는 이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것과 다름없는데, 마치 접시가 국그릇을 보고 "나도 국을 담을 수 있어"라고 주장하고 불평하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시기는 결과적으로 하나님의 주권을 받아들이지 않는 악이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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