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정체(政體)
-교회는 언약과 예배의 공동체이다. 교회의 조직은 오순절 성령 강림 이후 정치 구조를 지니게 되었다. 그 출발은 사도들이 여러 지역에 장로들을 세우는 것으로 비롯되었다(행 14:23; 20:17; 딛 1:5). 이로부터 목사와 감독의 직분이 생성되었다(행 20:17; 딤전 5:17). 장로들이 회중들에 의해 선거로 뽑혔으며(행 1:23-26; 6:3; 14:23) 어느 지역의 노회와 그 이상을 아우르는 회가 있었음을 성경은 알려준다(행 15장; 딤전 4:14). 교회는 회원의 자격을 정했으며(마 28:19; 행 2:47). 질서를 수립하고(고전 14:40; 골 2:5), 권징을 행하며(고전 5:4-5, 13), 사역자에게 권위를 주고(마 18:17; 벧전 5:2), 고통의 사역을 수행하였다(빌 2:30).
-교회의 정체를 논하기 전에 우리는 몇 가지를 확고하게 수립해야 한다. 첫째, 교회의 주권은 하나님께 있다. 교회의 모든 권위는 하나님으로부터 부여 된다. 둘째, 교회의 주권은 그 머리이신 그리스도의 중보로 작용한다. 그리스도는 자기 자신을 제물로 드리신 제사장-왕으로서 자신의 의를 전가하심으로 교회를 다스리신다. 그러므로 교회의 통치는 은혜의 통치이다. 그것은 성도의 구원 서정에 부합한다. 셋째, 성경이 교회의 법이다. 교회의 헌법과 규범, 조례 등은 모두 성경으로부터 나온다. 그러므로 궁극적인 권위는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에 있다. 넷째, 교회의 통치는 가시적·유기체적·조직체적 특성을 고려하여 수행되어야 한다. 다섯째, 교회의 통치는 하나님께 영광을 올림을 본연의 목적으로 삼아야 한다. 그러므로 어떤 세속적인 가치가 주도해서는 안 된다. 가장 성경적인 교회의 정체는 이러한 점에 비추어 고려되어야 한다.
1. 감독 정체
-감독 정체는 왕정의 형식으로 통치한다. 특별한 자격을 갖춘 감독이 계급의 최상단에서 독점적 권위를 행사하며 직접적으로 다스린다. 이러한 권위는 회중의 선거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니며 “사도적 계승”을 통하여 이루어진다고 본다. 감독은 전통의 수호자이며 계승자로 자처한다. 초기 로마 가톨릭 교회와 영국의 성공회, 감리교 등에서 이러한 정체를 발견한다. 그러나 사도의 권세는 특정인으로부터 계대를 잇는 것이 아니며(고전 15:8), 최초의 예루살렘 회의에서 보듯이 교회의 중요한 일은 사도들과 장로들과 온 교회가 함께 처리하였다(행 15:22). 로마 가톨릭은 이러한 감독제의 극단의 형태를 보여준다. 베드로에게 열쇠의 권한이 부여되었으며 그 위에 교회가 세워졌으므로 그를 잇는 교황은 무오하며, 전제적 권세를 누리고, 성경에 대한 승인권과 해석권을 행사하여 사실상 말씀 위에 군림한다. 이러한 정체에서는 감독을 유일한 그리스도의 대리인(vicar)이라고 여기나 성경은 어디에도 이를 지지하지 않는다.
*로마 가톨릭 정체(primaus)
-로마 교황의 수위권
-외곡된 감독제
2. 장로 정체
-장로교회 정체는 대의정치(代議政治)를 행한다. 통상 목사보다 다수의 장로들이 목사와 함께 당회를 구성하여 지교회가 다스려지고 그 상위 회로 노회, 대회, 총회가 있다. 이러한 상위 회는 목사와 장로가 동수로 참여한다. 장로회 정체는 은사에 따른 직분의 분화가 다양하며, 각 직분에는 계급적인 고하가 없다. 계급적 위계보다 상호 조화가 우선시되며, 연약함을 인정하는 겸손 가운데 긍정적인 상호견제에 이른다. 무엇보다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는 믿음 가운데 그 명령을 수행하는 직분의 구조를 추구할 뿐, 전통에는 성경적 권위를 부여하지 않는다. 다만 성경 아래에서 세부적 사항을 규정하는데 전통이 고유하게 작용할 뿐이다. 장로회 정체는 역사상 개혁주의 신학과 긴밀한 맥이 닿아 있다. 장로회 정체는 다음 다섯 가지 원리를 견지한다.
첫째, 그리스도는 비가시적·가시적 교회의 머리이며 권위의 원천이다. 그리스도는 교회에 대하여 유기적 관계를 가진다. 그는 자신의 의로 교회에 생명을 부여하시고 자신의 영을 부어주심으로 영적으로 통치하신다.
둘째, 말씀이 권위행사의 방편이다. 그리스도의 영의 통치는 말씀을 통하여 이루어진다. 말씀은 율법과 복음을 포함한다. 복음은 율법에 약속된 언약의 성취이다. 복음의 은혜로 구원에 이른 자마다 이제 말씀을 기꺼이 지키는 자리에 선다.
셋째, 교회 자체에 권세가 부여된다. 주님의 권세가 위임된 주체는 교회의 직분을 맡은 자나 교인이 아니면 교회 자체이다.
넷째, 대표적 기관들에 의하여 권세가 행사된다. 교회에 위임된 권세는 교리, 예배, 권징 등을 위하여 특별히 세운 기관들에 의해서 행사된다. “모든 교권의 실행은 일차적으로(actu primo) 교회 자체에 있고, 이차적으로(actu secundo) 그것을 위하여 특별히 소명 받은 자들에게 있다.”
다섯째, 교회의 권세는 지교회 치리회로부터 상회로 확장된다. 교회치리를 행사하는 권세는 기본적으로 지교회 치리기관에 있다. 이로부터 상회로 그 권세가 확자된다.
3, 회중 정체
-회중 정체는 일체의 권위를 성도들의 직접 결의에 둔다. 그러므로 지교회 위에 상회가 없다. 다만 효율을 기하여 교회간의 협의회가 있을 뿐이다. 이러한 협의회는 유기적이지 않으며 단지 권고하고 선언할 뿐 법적인 구속력을 갖지 않는다. 교회의 직분은 단지 교훈과 교회의 사무를 집행하기 위하여 선임될 뿐이다. 이러한 정치구조에는 중우정치(衆愚政治)로 빠질 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교회가 서로 연합하여 주의 일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다. 그리하여 오늘날 회중교회나 침례교 등 회중 정체를 표방하는 교파들에서 장로회 정체의 대의적 요소를 가미한 혼합 정체가 많이 나타난다.
4. 에라스티안 정체
-독일인 에라스투스(Thomas Erastus. 1524-1583)에 의해서 주창되어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독일루터교회 등에서 사안적으로 적용되어 온 정치구조이다. 본 정체는 교회를 정부의 관할에 둔다. 교회의 행정과 사법이 국법에 따라서 수행된다. 다만 국가가 교회의 재정을 돕는 등, 의무를 다하는 가운데 그리해야 할 것을 말한다. 에라스티안주의는 교회의 존재 자체가 국법에 기인하는 것으로 본다. 그리하여 교회의 직분이나 행정에 국가가 간섭할 뿐만 아니라 국법의 형벌로 권징을 행한다. 이러한 정체는 교회의 권위가 하나님께 있으며, 그 머리가 그리스도이시고, 그 규범이 성경으로부터 비롯된다는 점에 철저히 배치된다.
5. 무교회주의
-조직체로서의 교회를 부정하는 입장이다. 영국의 플리머쓰 형제다(Plymouth Brethren), 덴마크의 철학자 키에르케고르, 영국에서 발흥한 퀘이크파(Quakerism), 일본의 우찌무라 간조, 김교신 등이 주장하였다. 이들은 교회가 성령의 공동체이므로 오순절 성령 강림 전에는 존재하지 않았으며, 가시적 교회와 비가시적 교회가 구별되지 않고, 성령이 통치자가 되어 다스리시는 한교회가 있을 뿐이고, 직분은 없으며, 정치도 없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경향은 대체로 신비주이 신앙과 궤를 같이한다. 무교회주의는 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특별한 섭리를 부정하며, 직분을 세우심으로 자신의 일을 친히 이루시는 경륜이 무시되고, 그리스도의 교회의 머리이심과 교회의 성도의 어머니 됨 등이 모두 거부된다. 무엇보다 은사의 조화를 통한 교회 안에서의 함께 자라감이 고려되지 않는다. 무교회주의는 교회파괴주의에 다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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