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빌립보서 로드맵: '그리스도 ＆ 기쁨'

5) 빌립보서 로드맵: '그리스도 ＆ 기쁨'

 

  주후 63년경 로마 감옥에서 쓴 또 하나의 옥중서신인 빌립보서 역시 감사 단락(1:3-11)에 주제가 녹아 있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바울 사도가 이 단락에서 어떤 낱말을 빈번히 사용하고 있는 지만 체크해 보아도 쉽게 드러납니다.

  빌립보서에서 가장 많이 되풀이 되고 있는 단어는 '그리스도' 입니다. 4장으로 된 이 짧은 편지에 이 용어는 무려 서른여섯 번 등장합니다. 그리고 그것의 정확히 절반인 열여덟 번이 1장에 나오는데, 그 중 감사 단락에만 네 번 쓰였습니다.

 

    "너희 안에 착한 일을 시작하신 이가 그리스도 예수의 날까지 이루실 줄을 우리는 확신하노라(6절)"

    "내가 예수 그리스도의 심장으로 너희 무리를 얼마나 사모하는지 하나님이 내 증인이시니라(8절)"

    "너희로 지극히 선한 것을 분별하며 또 진시하여 허물 없이 그리스도의 날까지 이르고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의의 열매가 가득하여 하나님의 영역과 찬송이 되기를 원하노라(9-10절)."

 

  이 주제를 받아서 이어지는 2장부터 마지막 4장까지 각 장마다 '그리스도'라는 단어가 언급됩니다(2장 5번, 3장 8번, 4장 5번). 특히, 2장에서는 겸손의 본을 보이신 '그리스도'에 대한 긴 찬송시가 소개됩니다(2:5-11).

  이 편지에서 '그리스도' 다음으로 바울이 애용한 단어는 '기쁨'입니다. '기쁨' 혹은 '기뻐하다'라는 용어는 총 열여섯 번 등장하는데, 그 중 감사 단락을 포함하여 1방에만 네 번 언급됩니다.

 

    "간구할 때마다 너희 무리를 위항 기쁨으로 항상 간구함은(4절)"

    "그러면 무엇이냐 겉치레로 하나 참으로 하나 무슨 방도로 하든지 전파되는 것은 그리스도니 이로써 나는 기뻐하고 또한 기뻐하리라(18절)"

    "내가 살 것과 너희 믿음의 진보와 기쁨을 위하여 너희 무리와 함께 거할 이것을 확실히 아노니(25절)."

 

그리고 매 장마다 이 기쁨의 주제가 거론됩니다. 장 별로 한 절씩만 뽑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만일 너희 믿음의 제물과 섬김 위에 내가 너를 전제로 드리지라도 나는 기뻐하고 너희 무리와 함께 기뻐하리니 이와 같이 너희고 기뻐하고 나와 함께 기뻐하라(2:17-18)."

    "끝으로 나의 형제들아 주 안에서 기뻐하라 너희에게 같은 말을 쓰는 것이 내게는 수고로움이 없고 너희에게는 안전하니라(3:1)."

    "주 안에서 항상 기뻐하라 내가 다시 말하노니 기뻐하라(4:4)."

 

  사실 빌립보서를 쓰는 바울이나 빌립보서를 받아 읽는 빌립보 성도들이나 상황적으로 보면 기뻐할 조건이 한도 없는 상태입니다. 사도는 지금 옥에 갇혀서 무죄 석방될 것이냐 사형 선고를 받을 것이냐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었습니다. 빌립보 성도들 또한 환난과 궁핍과 내분이라는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극한 상황 속에서도 '그리스도'를 전폭적으로 의지하는 심령은 말로 다 할 수 없는 '기쁨'을 누릴 수 있음을 미리 빌립보 성도들에게 일러 주기 위해 바울 사도는 감사 단락에서 '그리스도'와 '기쁨'이라는 용어를 반보해서 사용하고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