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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만을 이기는 길-공동체 훈련

예림의집 2013. 3. 24. 15:53

교만을 이기는 길-공동체 훈련

 

  공동체에 속한다는 것은, 자기만의 방식을 내려놓고 공동체가 추구하는 삶의 방식을 자기 것으로 삼아 타인과 함께 생활하겠다는 의미다. 따라서 공도체 생활에는 공동의 질서와 규율과 특정한 삶의 방식을 따르는 것이 전제된다. 이는 새로운 자아을 형성하고 겸손을 비롯한 소중한 덕목을 익히는 데 실제적인 도움이 된다.

  5세기 수도사였던 성 베네딕투스는 수도원에서 생활하는 수련생에게 순명과 겸손을 필수적으로 가르쳤다. 수도사들은 하나님의 말씀뿐 아니라 수도원장의 말도 경청하고 정해진 규울을 따라야 했다. 육체노동, 거룩한 독서, 기도는 결코 빠뜨려서는 안 되며, 식사 시간에 준수해야 할 것과 다른 수도사와의 관계에서 지켜야 할 규칙들도 따라야만 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수도원 생활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베네딕투스는 그의 <수도 규칙(Regula Benedicti. 분도) 첫 장에서 수도사를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첫째는 수도원장의 감독을 받고 규율을 따라 다른 수도사들과 함게 공동 수련을 하는 회수도사(cemobite), 둘째는 오랜 기간 수도원생활을 통해 충분히 수련한 뒤 혼자 물러나 수련하는 은둔수도사(amcborit), 셋째는 공동생활의 경험 없이 자기 방식으로 수련하는 독립수도사(sarabaite), 넷째는 여러 수도원을 유랑하며 수도하는 유랑수도사(gyrouague)다. 베네딕투스는 이중 셋째 유형은 '수도사라 할 수 없는 자들'로 보았고, 넷째 유형은 '그보다 더 나쁜 유형의 무리들'로 평가했다. 그리고 첫째 유형인 회수도사가 가장 바람직한 수도사라고 보았다. 수도원의 질서에 따르는 공동생활이 겸손과 경건을 배우는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수도원은 다양한 배경과 성품을 가진 수도사들과 공동으로 생활하는 곳이기 때문에 자기만의 사고방식이나 생활 습관을 제어하지 않으면 서로 부딪힐 수밖에 없다. 이런 환경에서 교만은 피연적으로 공동체의 결속을 깨뜨린다. 그래서 구성원들은 동료가 마음에 들지 않아도 인정하고, 그 말을 한번 들어보고, 인내하는 연습을 하면서 서로에게 자기를 맞추는 것을 몸으로 배우고 익혀 가야 한다. 그래서 베네딕투스는 자기를 부인하고 겸손이 공동체의 번성을 필수적인 덕이라 여기고 수도원 규칙에서 그것을 강조했다.

 

  그렇다면 오늘날의 그리스도인들이 공동체 훈련을 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는 어디일까? 바로 교회다. 교회에 속한다는 것은 단순히 예배에참석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교회란 다양한 배경과 모습을 지닌 하나님의 자녀들이 다양한 '지체'로서 유기적으로 결합해 '한몸'을 이루는 곳이다. 그리스도인은 교회를 통해 '자기 안'의 삶에서 '우리 안'의 삶으로 들어간다. 사실 이와 같은 목적이 없다면 사회적 신분과 지위, 지식 수준과 연령 등이 저마다 다른 사람들이 서로 어울려 함께 지내기란 불가능한 것이다. 실제로 많은 교회 구성원들이 생각과 기호가 달라 충돌하고, 그것을 견디지 못해 교회를 떠나기도 한다. 그러나 자신을 교회를 이루는 한 지체로 인식하고 헌신하는 사람들은, 불편을 감수하고 공동체의 하나됨을 윟 스스로 훈련해 간다. 이런 사람들에게 교회는, 예배나 의식, 여타 모임과 관련된 고동의 가치와 규율을 함께 지키고 상호복종이라는 미덕을 훈련할 수 있는 훌륭한 공동생활의 장이 된다.

  디트리히 본회퍼는 진자들이 공동체에서 다른 신자들과 친교하며 지낸다는 것 자체가 하나님이 주신 "은혜의 선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땅에서 어떤 공동체든지 함께하기 싫은 자를 배제하기 위해 외딴곳에 자리잡아서는 안 되고 그들과 함께 지내야 한다"고 가르쳤다. 심지어 "원수와도 함께 행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교만과 싸우고자 하는 그리스도인은 바드시 공동체에 속하고 공동생활에 힘쓸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