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학·총신신대원/신약신학

책 머리에

예림의집 2013. 3. 20. 14:42

책 머리에

이 책은 성도 일반과 목회자를 위해 쉽게 쓴 마가복음 주해서이다. 필자는 지난 8년 도안 마가복음을 강의하면서 펴생에 마가복음 주석서 한 권이라도 쓰고 인생의 마침표를 찌고 싶은 소망을 가졌다 그러던 중 <복음과 상황>에 마가복음을 쉽게 풀어 소개하는 글을 연재하면서 전문적인 학술주석은 아니지만 누구나 읽을 수 있는 쉬운 주석서를 학술주석서보다 먼저 완성하게 되었다. 이 책은 <복음과 상황> 2009년 2월호부터 2011년 8월호까지 29회에 걸쳐 기고된 글을 모아 편집한 것이다. 마가복음을 연구하며 강의한지 겨우 8년 만에 주서서를 내는 것은 닭의 배를 갈라 달걀을 꺼내듯 급하게 하여 부끄러운 일이다. 그러나 학문적 완결성을 위해 계속 연구하고 보완만하고 있는 것 역시 무책임한 일이기에 설익어 비판당할 위험을 무릅쓰고 목회자들의 목회 현장과 성도들의 삶의 현장에 필요한 실천적인 주해서를 감히 내놓는다.

이 책은 그 동안 마가복음 연구에 시간과 정열을 바치며 좋은 주석, 저서, 논문을 내어 놓은 많은 학자들에게도 빚진 바 크다. 그들이 먼저 닦은 길이 없었다면, 이 책은 결코 나올 수 없었을 것이다. 필ㅈ는 지난 8년간 헬라어로 마가복음을 읽고 또 읽으며 묵상을 하며 스스로 깨닫기도 했지만, 선학들의 주석서들을 읽으며 많은 도움을 얻었다. 필자는 이 자리를 빌어 독자들에게 권할 만한 몇몇 주석서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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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이렇게 많은 마가복음 주석서에 한 권을 더 저술하여 보태는 것은 마가복음은 참으로 심오하여 아직 더 캐낼 것이 많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마가복음은 누구나 읽고 이해할 수 있는 책이지만, 평생을 마가복음을 연구한 세계적인 학자들도 아직 모르는 곳이 많은 심오한 책이다. 마가복음은 계속 연구되어야 하며 마가복음 주해서는 앞으로도 계속 저술되어야 할 것이다. 이것이 신학자들이 교회를 위해 할 수 있는 노동이며 마땅히 해야 하는 사명이다.

이 책은 주해서이므로 마가복음의 순서를 따라가며 설명한다. 그러므로 다뤄지는 마가복음 본문을 읽으면서 이 책의 해설을 읽는 것을 권한다. 성경 인용이 필요할 때에는 편의상 한국 교인들에서 널리 사용하는 개역개정판을 사용하였다. 그러나 원어 성경을 좀 더 정확하게 반영할 필요가 있을 때에는 개역개정판을 따르지 않고 조금씩 고치거나 사역하기도 하였다. 이 책의 끝에는 마가복음을 토론하며 공부할 수 있도록 성경공부 문제를 부록으로 달았다.

신학대학원에서도 피할 수 없는 학내 사태 속에서 학원 신주화운동을 하는 여름에 이 졸저를 탈고하며, 한국에 교회나 개인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소유하시는 신학교를 하나라도 만들어 보언하고자 하는 작은 소망의 기도를 올린다. 한국 교회의 부패는 단지 교회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라 그 모판인 신학교에서 시작되었다. 사탄이 장악한 신학교들을 해방시키지 않으면 한국 교회는 미래가 없다. 필자는 이 작은 책을 신학교 신주화를 위해 싸우는 동료 교수들에게 바친다. 그들은 사람에게 고용된 삯꾼이 아니라 부름 받은 주의 종들로서 불의를 보고 침묵하지 않았다. 그들은 심한 생활고와 갖은 모욕과 박해를 겪으면서도 하나님께서 부르신 학교를 떠나지 않았고 성실하게 연구하며 학생들을 가르쳤다. 그들은 나에게 단지 동료 학자들이 아니라 신앙의 동지들이며 함께 고난당하는 주의 종들이다.

이 책을 쓰기 위해 필자는 좋은 스승들의 가르침에 빚진 바 크다. 그 많은 스승들 가운데서도 특히 서울대학교 철학과 시절에 고전을 읽는 문헌학적 훈련을 시켜주신 김남두 교수님,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시절에 복음서를 읽는 눈을 뜨게 해주신 김세윤 교수님께 감사드리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에 담긴 내용 중에 '인자' 가 다니엘 7:13-14에 담기 '인자 같은 이'를 가리킨다는 해석과 초기 교회가 예수는 메시아라고 신앙 고백한 것은 십자가가 의미하는 율법의 저주(신명기 21:23)를 무효화시키느 부활의 역사성을 요청한다는 논지는 김세운 교수님의 가르침을 따라간 것이다. 유학시절 마가복음과 마태복음 주해 실습을 시켜주신 요한 포스 교수께도 감사드리지 않을 수 없다. 병으로 아들을 먼저 떠나보내는 고통 속에서도 멀리서 온 이방인 제자에게 보였던 따스함은 필자로 하여금 고독한 학문의 길을 포기하지 않게 했다.

또한 한국 신학의 부흥을 위한 열정을 가지고 이 책의 편집과 출판을 맡아 독자드레게 전달하는 사역을 흔쾌히 감당해 주신 킹덤북스의 대표 윤상문 목사님의 격려와 수고에 심심한 감사를 드린다. 그 동안 이 책을 29회에 걸쳐 연재하여 이 책의 원고 집필을 앞당겨 계획보다 빨리 이 책이 세상에 나오도록 도움을 준 <복음과 상황>에도 감사를 드린다.

또한 모든 교회가 성경을 읽으며 해석하며 적요할 때 늘 함께 계시는 성령께 감사드린다. 이 책에 담긴 통찰의 주인은 성령님이시며 이 책에 담긴 오류의 주인은 필자이다. 마가복음 주해서를 내면서 마가복음의 주인공이신 예수님께 송여을 드리지 않을 수 없다. 세상 죄를 대신지고 십자가에 못 박히셨지만 사망권세를 이기고 부활하시어 우리를 죄와 사마에서 구원하신 주 예수 그리스도께 영광과 존귀와 권세를 영원토록 올려 드린다. 이 책은 그분을 주인으로 모신 종이 주께 드리는 작은 섬김이요, 예배의 일부일 뿐이다.

2011년 8월 26일

용인 석성산 기슭에서

신현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