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다스리면 행복해집니다.
토요일 아침, 어머니와 함께 교회에 가서 기도와 청소를 하고 집으로 옵니다. 열두시 가까운 시간, 아침을 거른지라 이 시간에는 배가 몹시 고픕니다. 집으로 가는 길목에 떡볶이 집이 있습니다. 나는 1000원 어치 떡볶이를 사곤 합니다. 컵 볶이라고 해서 조그만 종이컵에 떡볶이를 넣어 줍니다. 나는 길에서 그것을 먹으면서 집으로 가곤 합니다. 어머니는 남 보기 창피하다고 혀를 차시지만, 나는 너무나 행복하게 맛있게 먹으면서 갑니다. 이 날도 나는 이 가게에서 컵 볶이를 달라고 합니다. 그런데 아주머니는 화를 내면서 못 팔겠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큰 소리로 투덜거립니다. "개시인데, 재수 없게...."
상인들이 더러 뒤에서 투덜거리는 것은 보았지만, 이렇게 정면으로 화를 내는 것은 보기 드문 일입니다. 아주머니의 얼굴은 몹시 격앙되어 있고 사납습니다. 나는 순간적으로 선택의 기로에 놓입니다. 내가 취할 수 있는 선택은 크게 나누면 두 가지 입니다.
첫 번째 선택은 불쾌한 마음으로 '내가 이집 다시는 오나봐라'하고 결심하고는 조용히 떠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선택은 별로 영적이지 않은 선택입니다. 싸우거나 항의를 하는 선택보다는 나을지 모르지만, 겉으로 불쾌함을 표시하는 것이나 속으로 불쾌한 것이나 미움을 선택한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이 선택을 하게 되면 나는 이 가게를 지나갈 때마다 마음이 불편해질 수도 있습니다. 또한 기도할 때마다 이 생각이 자꾸 떠올라서 괴로울지도 모릅니다. 아무튼 이 방법은 별로 좋은 방법이 아니라는 사실만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두 번째 선택은 그녀를 주님으로 생각하고, 그녀의 노여움을 풀어주기 위하여 노력하는 것입니다. 나는 그녀의 마음을 상하게 했지만 그것은 나의 본의가 아니었으며, 나는 그녀와 적이 되어야 할 이유가 없으니까요. 나는 두 번째 방법을 선택합니다. 조금 자신이 없기는 하지만 그래도 나는 주님의 편에 서기 위해 애쓸 것이고, 주님께서도 이런 나의 노력을 가상히 여겨 주실 것입니다. 나는 아주머니에게 이야기 합니다.
"죄송합니다. 아주머니. 저는 지금이 개시인 줄 몰랐어요. 그러면 얼마 정도 사 먹으면 될까요? 저는 지금 집에 가서 밥을 먹어야 하기 때문에 많이 사먹기는 곤란하거든요? 저, 오뎅이랑 같이 2,000원 어치만 먹으면 될까요?"
그녀는 계속 화난 표정을 지닌 채 별로 대답이 없습니다. 그러나 계속 화를 내지 않는 것을 보니 조금 기분이 풀리신 모양입니다. 그녀는 말없이 오뎅을 주고, 나는 그것을 먹습니다. 그리고 떡볶이도 먹습니다. 이제 나의 관심은 먹는 것이 아니라 그녀의 기분을 풀어 주는 데에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녀는 내게 있어서 주님이시기 때문입니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먹는 것을 마치고 나서 돈을 그녀에게 건넵니다. 그리고 말합니다.
"감사합니다, 아주머니. 참 맛있게 잘 먹었어요. 오늘 하루 장사 잘 하세요. 잘 되실 꺼에요.
그럼 또 올께요. 안녕히 계세요."
다행이 그녀는 기분이 풀렸는지 조금 웃는 모습을 보입니다. 나도 기분이 아주 좋습니다.
내가 그녀의 마음을 풀어주기 위해 더 쓴 돈은 1,000원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그 1000원 투자의 결과는 얼마나 놀라운지요! 나는 이제 작은 승리를 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작은 일에 승리할 수 있다면 다음에는 좀 더 큰일에도 승리할 수 있겠지요. 그 후에도 그 곳을 지나칠 때면 계속해서 그 집에 들렀습니다. 그 아주머니가 나를 기억하시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 후에는 그녀가 화난 모습을 볼 수 없었고, 항상 웃으면서 친절하게 대해 주셨습니다. 어느 날 어머니가 말합니다.
"얘야, 정말 사람은 한 번 보고 알 수 없는 것 같구나. 전에 저 아주머니를 처음 봤을 때는 너무 사납고 무섭게 보였어. 그래서 ‘별로 좋지 않은 사람인가 보다.’ 라고 생각했는데, 저렇게 웃고 친절하게 대해 주니까 정말 사람이 달라 보이는구나. 그러니 사람이 한번 실수한 것을 가지고 함부로 판단을 내리면 안 된다는 것을 배웠단다."
나도 아주 기분이 좋아져서 말합니다.
"어머니도 같은 생각을 하시는군요!"
선택의 기로에서 우리가 생각을 다스릴 수 있다면 우리는 승리하게 됩니다.
마음을 다스릴 수 있다면 우리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계속 배워 가며 우리는 성장하게 되는 것입니다.
'ε♡з예림의집으로ε♡з > 단장 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생각]과 행동은 부메랑입니다. (0) | 2009.10.10 |
---|---|
[생각]과 행동은 부메랑입니다. (0) | 2009.10.03 |
[대화]를 조심하십시오. (0) | 2009.09.27 |
[생각]을 넓히십시오. (0) | 2009.09.15 |
[좁은] 길을 가십시오. (0) | 2009.09.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