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학·총신신대원/학습 도움이

1장. 오경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2)

예림의집 2009. 3. 11. 21:34

두 번째로, 오경은 율법이다. 오경은 히브리어로 '토라(Torah)' 라고 불리는데 지시, 법률, 교훈 등을 의미하는 이 말은 오경의 대부분을 이루고 있는 법률적 요소를 강조하기 위해 사용되어 왔다. 그렇다면 오경의 특징은 오히려 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 법률적인 성격이다. 구약에는 600여 개(613개)의 율법이 있는데, 이 율법들은 모두 오경에(대부분 창세기를 제외한 네 권의 책에) 들어있다! 출 20:23-23:33의 언약서, 레 17-26장의 성결법전(Heiligkeits-gesetz), 출 25-레 16장의 제사장 법(Priester-kodex)은 오경 내에서 명확하게 인식되는 율법 군(群)이다. 그런데 이런 율법들은 고대 이스라엘인들에게 주어진 것이며 모든 인간의 가능한 상황을 다 포괄하지도 못한다. 수천 개의 조항을 가진 현대 국가의 법률도 인간 사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사건들을 구체적으로 다 열거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율법은 모델로서 하나의 표준을 제시하는 것일 뿐이다. 따라서 율법을 해석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것은 자구의 문자적 의미가 아리라 그 정신이다.

 

세 번째로, 오경은 그리고 모든 성경은, 문학이다. 문학이라는 말에 대해 현대인들이 가지고 있는 선입관 때문에 이런 정으를 받아들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것은 일반적으로 현대인들이 문학을 허구(fiction)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학=허구'라는 이런 등식은 "문학적인 언드들은 결코 사실을 전달할 수 없다"는 잘못된 가정에서 나온 것이다. 오히려 문학적인 언어들을 사용하지 않고는 진리를 제대로 전달할 수 없다. 오경의 저자는 독자들에게 진리를전달하되 그것을 아무렇게나 전달한 것이 아니라, 잘 짜여진 문학적인 구조들을 통해 전달하려고 했다. 그렇게 함으로써 저자는, 자신이 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독자들에게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되기를 바랐다.

그림은 사진보다 더 사실적일 수 있다. 사진으로 표현할 수 없는 장면들을 그림은 더 잘 묘사할 수 있다.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이 인간의 언어로 기록되었다"는 사실을 망각해선 안 된다. 성경은 결코 구술(口述 dictation)의 형식으로 기록되지 않았음을 독자들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성경이 자동 기술의 방식으로 쓰이지 않았다는 사실은, 하나님께서 인간 저자의 인격과 생각과 언어적인 능력들이 사용되기를 원하셨음을 의미한다.

 

네 번째로, 오경은 하나의 책이다. 오경은 다섯 권의 책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오경 전체를 하나의 책으로 읽는 것이 유익하다. 그렇게 읽을 경우 장점은, 저자/편집자의 의도를 파악함으로써 본문 해석이 용이해진다는 점이다. 이렇게 오경을 하나의 책으로 읽을 경우 창세기, 출애굽기,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의 기사들이 서로 대조되고 연결됨을 알 수 있다. 오경을 읽을 때 오경 내의 본문들을 서로 비교하며 읽고 서로 연관시켜 보는 독서법을 통하여 좀 더 거시적인 안목에서 오경의 메시지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의 반역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사랑하심' 이라는 이중 구조는, 성경 전체를 일관되게 흐르는 사상인데, 이는 인간의 범죄에도 불구하고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신" 하나님의 사랑의 측량할 수 없는 깊이와 넓이를 나타내고 있다.

오경은 이 주제가 시작되는 책으로서 하나님의 약속이 처음으로 드러나는 책이다. 하나님의 약속은 그 후로 역사를 통해 계속 성취되어 왔고 앞으로도 성취될 것이다. 우리는 구약과 신약, 즉 약속과 성취라는 구도를 통해 성경이 약속에 관한 책이라는 것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오경은 바로 그 약속의 첫 장면들이 기록된 책이다. 따라서 창세기로부터 출발하여 계시록을 마칠 때까지 하나님의 약속이 어떻게 주어지고 성취되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인간의 역할은 무엇이었는지를 살펴봄으로써,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해 나가고 있는 우리와 우리 후세들이 어떻게 하나님을 신뢰함으로써 믿음으로 약속들을 이루어 나갈 수 있을지를 깨닫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