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중2 여학생입니다. 저는 외동딸입니다. 형제가 없죠. 저희 부모님께서는 작년 봄에 이혼하셨어요. 저희 아빠는 아빠라고 하기도 싫을만큼 성격이 포악하고 다혈질입니다. 완벽주의자에 결벽증이 있어서 책상 위에 책 몇 권만 있어도 더럽다고 하시며 엄마나 저를 째려보며 제대로 하는 일 하나 없다 하면서 심한 욕과 폭행을 가했습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항상 아빠한테 맞아왔습니다. 여섯 살 때 즈음 한글을 잘 모른다고 하면서 제빰을 때렸던 것이 아직도 생각납니다. 과장이 아니라 저희 아빠는 이런 분이십니다. 항상 엄마에게 반찬이 맛없다며 기썻 몸도 않좋으신 엄마가 차려오신 밥을 엄마 앞에서 '너나 처먹어!' 하는 분입니다. 아빠는 바람도 두 번이나 폈습니다. 엄마와 제자 모를 줄 알고 그렇게 뻔뻔하게 얼궁를 내미는 낯짝에 정말이지 아빠얼굴을 칼로 그어버리고 싶었습니다. 그 무렵이 제가 열 살쯤 되었을 무렵이었습니다.
저는 열 살 때 처음으로 자살결심을 했습니다. 근처 아파트 옥상에 올라가서 막상 뛰어 내리려고 하니 용기가 나지 않고 너무너무 무서웠습니다. 눈앞을 가리는 눈물과 엄마얼굴이 생각나서 결국 내려오고 말았습니다. 항상 엄마랑 저랑 의지하면서 엄마는 자기가 짓는 죄를 모르는 아빠가 너무 불쌍하지 않냐고 하시면서 매일매일 힘들어도 눈앞이 캄캄하고 어떻게 해야 할 줄 몰라도 그렇게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제가 중학교에 입학할 때에 새 아파트로 이사를 가게 되면서 엄마와 아빠는 결국 이혼하셨고 저는 엄마를 따라가게 되었습니다. 1년 동안 엄마랑 살면서 정말로 누려보지 못한 행복을 누렸습니다. 아빠가 없어서 항상 마음이 편하고, 내 마음대로 내가 좋아하는 만화책도 볼 수 있고, 엄마랑 같이 마음 놓고 밖으로 놀러 가기도 했죠 그런 사소한 기쁨들이 저에게는 너무도 크고 행복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너무 자유로운 기분에 심취한 나머지 공부도 소홀히 하고 매일 엄마 속만 상하게 했습니다. 그래서 엄마랑 싸움도 잦고 말다툼도 잦았습니다. 항상 '잘해야지, 잘해야지!' 라고 생각해도 아빠한테 엄마도 나도 상처를 받아 모난 곳이 너무 많아 역시 잘 살지 못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 후회가 됩니다. 그때 공부 열심히 할걸,,, 하고요.
지금은 아빠네 집에서 살고 있습니다. 아빠는 제 성적에 목숨을 거는 분이라서 친권이 자기 소유인 것을 내세워 저를 올해 1월에 데려왔습니다. 정말 억장이 무너지고 무너졌습니다. 내가 왜 내 손으로 무덤을 파고 내 손으로 행복을 깨뜨렸을까 너무도 후회가 되었습니다. 아빠는 그저 내게 공부나 하라며 엄마 얼굴 볼 생각은 하지도 말라고 합니다. 저는 학교 갈 때 등교 길에 잠깐 엄마얼굴을 몰래몰래보고 휴일 날 잠시 아빠가 외출할 때 몇 시간 보는 것뿐입니다. 십여 년 동안 아빠한테 그 모진 세월을 저 때문에 버텨오신 저희 엄마, 저의 분신 같은 엄마한테 좋은 딸은 커녕 엄마 가슴에 대못만 박는 못된 딸인 것 같아 엄마한테 너무너무 죄송하고 너무 엄마가 보고 싶습니다. 저는 앞으로 이렇게 성인이 될 때까지 5년이란 긴 시간을 엄마 없이 제 힘으로 견뎌내야 하는 현실의 장벽이 너무도 버거워서 항상 주저앉고만 있습니다. 엄마도 너무너무 보고 싶고요.... 정말 후회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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