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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상불'을 연주하듯...

예림의집 2008. 10. 15. 16:08

한태호/담임목사/발행인/jlchurch12@hanmail.net

 

'앙상블'이란 음악 용어로 두 사람 이상의 중주 혹은 중창을 말합니다. 피아노 5중주도 대표적인 앙상블입니다. 개개인의 탁월한 기량이 아낌없이 발휘되면서도 개개인은 드러나지 않고 숨어가는 새로운 음악의 창조, 그것이 앙상블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연주자들은 서로의 개성적인 음색을 내되 그것이 어우러진 한 소리가 되려고 노력합니다. 절제하고 양보하며 소리를 통해 서로를 껴안고 서로를 존중하지 않으면 여지없이 앙상블은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얼마 전 이 나라가 '종교편향' 이라는 현상으로 시끄러웠습니다. 특히 불교계가 지신들이 소외당하고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고 집단적으로 반발하는 행동을 했습니다. 대통령의 유감을 받아들이기로 하고 이제 한 고비를 넘긴 듯합니다. 불교계는 사회 지도층에 있는 사람들이 드러내놓고 기독교 편향적이라고 항변했습니다. 더 나아가 근본주의적인 기독교인들은 타 종교를 무시하고, 타도대상으로 삼고, 그들을 굴복시키려고 하는 열정으로 가득 차 있는 무례한 사람들이라는 것입니다.

 

종교편형에 대한 기독교인들의 반응은 두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적반하장' 이라는 것입니다. 불교계가 국가 예산을 훨씬 많이 지원을 받고 있고, 요즘 매스컴에서 줄곧 비판받고 얻어맞는 것은 기독교지 불교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장로 대통령이라고 해서 기독교가 더 지원을 받거나 유리한 위치에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촛불 정국을 이용하는 사단의 전략이라는 것입니다. 오히려 오해와 역차별은 기독교가 받고 있다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우리 기독교인들이 얼마나 사회에 빛이 되지 못하며, 그 영향력이 약해졌는지를 보여 주는 것이며 이를 반성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분명한 것은 '무례한 기독교'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다원주의 사회에서 살고 있습니다. 다양한 계층, 다양한 국적, 다양한 종교, 다양한 욕구를 가진 사람들이 이 나라에서 같이 살고 있습니다. 이 다원주의 사회를 사는 그리스도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다양함을 수용할 줄 아는 교양 있는 태도입니다. 강한 신념(믿음)을 가진 사람이 에의가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남을 존중하고 좀 더 온유한 사람이 되는 것 자체가 하나님의 뜻에 합당한 것이라 믿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종교적 상대주의를 허용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악을 선하다 하며 선을 악하다 하는 그들은 화 있을진저'(사 5:20). 성경은 우리에게 진리와 가치의 문제에 있어서 분명히 판단하여 명확한 태도를 가질 것을 명령합니다. '영을 다 믿지 말고 오직 영들이 하나님께 속 하였나 시험하라'(요일 4:1)고 사도 요한은 말씀했습니다.

 

우리는 아주 근본적인 사안에 대해서 의견을 달리하는 비 그리스도인에게서도 다양한 유의 '진리'를 배울 수 있습니다. 우리는 유교 경전에서 '중용'의 귀한 진리를 배웁니다. 불교 경전에서 '무욕'의 높은 경지를 존중합니다. 그래서 그리스도인인 우리는 정중한 태도로 타인에게 접근하고 주의 깊게 그들의 말을 경청할 줄 아는 시민교양이 필요합니다. 힘이 있지만 겸손하고, 존엄한 존재이나 종고 같이 섬기고, 권위가 있으나 온정을 발휘하며, 소신이 있으나 다수의 의견을 무시하지 않으며, 의욕이 있으나 역부족인 사람과 함께 가며, 확신이 있으나 여건을 주의 깊게 살필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가을 낙엽이 멋지고 아름다운 것은 다양한 색깔의 조화일 것입니다. 서로 존중하면서 하나로 살아가는 앙상불! 그리스도인의 모습을 연주하는 이 가을이 되시기를 기대하는 것은 아직 무리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