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후원 사역†/선교이야기

재한 몽골인 이주 노동자 선교의 현황 및 과제

예림의집 2008. 10. 13. 08:27

4. 재한 몽골인 이주 노동자 선교의 현황 및 과제



4.1. 재한 몽골인 이주 노동자의 의식과 생활 조사41)

  몽골인 이주 노동자를 선교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어떤 사람들이며 어떤 의식을 갖고 어떻게 한국에서 살아가고 있는지를 알아야 할 것이다. 앞서 개괄적인 연구를 통해 이주 노동자들이 국내로 유입되게 되는 배경과 요인, 그리고 일반적인 현황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여기서는 이런 일반적인 연구를 보완하기 위해 몽골인 이주 노동자를 직접 설문 조사를 하여 그들이 스스로에 대하여 밝히는 것을 중심으로 살펴보도록 하겠다.

  재한 몽골인 이주 노동자의 일반적인 현황, 경제 생활과 노동관, 의료 및 건강 생활, 종교생활, 그리고 사회 생활의 다섯 가지 영역으로 나누어 83항목의 질문을 만들어 조사를 실시하였다.42) 조사의 모집단은 현재 몽골 이주노동자 사역을 하고 있는 교회 중 수도권 인근에 소재한 5개 교회43)에 출석하고 있는 몽골인들을 대상으로 하였고, 이들중 102명이 유효한 응답을 해 주었다. 이들이 작성한 설문지를 SPSS 프로그램을 통해 통계 처리를 하였다. 이들 102명은 재한 몽골인을 총 1만 5천명으로 잡았을 때 약 0.7%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표본집단의 한계는 이들이 수도권지역 교회에 출석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사실이다. 따라서 종교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재한 몽골인들 전체를 평균적으로 대변해 준다고 보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볼 때 교회를 통한 방법이 아니고는 불법체류를 하고 있는 재한 몽골인 이주노동자를 직접 접촉하기가 거의 불가능하기에 이 방법을 취하였다.


  4.1.1. 재한 몽골인 이주 노동자에 대한 일반적 조사


    4.1.1.1. 응답자의 신상에 대한 조사

  응답자의 나이는 유효비율로 볼 때 10대가 10.8%, 20대가 62%, 30대, 40대 이상이 각각 16.2%, 10.8%로 응답자의 과반수 이상이 20대였다. 이것은 몽골인 인구 자체가 30대 이하의 비율이 높고, 또 한국에 있는 몽골인들은 이주 노동이 용이한 젊은이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설명될 수 있다. 이들은 또한 남성이 53.5%, 여성이 46.5%를 차지해 남녀가 비슷한 성 비율로 존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들이 한국에 입국한 년도는 1999년이 30%로 가장 높고, 2000년이 24%였다. 조사가 실시된 2001년 6월 전까지 입국한 사람의 비율도 15%나 되는 것을 볼 때, 년말까지 더 많은 사람이 입국할 것으로 보인다. 몽골인들의 입국은 1998년부터 급증하여 계속 많은 사람들이 입국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들 중 한국에 혼자 온 사람은 42.3%, 배우자와 함께 온 경우는 37.1% 로 혼자 온 사람의 비율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혼자 와서 혼자 외국인 노동자로서 살아간다는 것은 정서적, 성적, 사회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내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경험적으로 볼 때, 배우자나 가족이 함께 이주해서 노동하는 사람과 혼자 온 사람들이 겪게 되는 어려움과 유혹은 더욱 큰 것을 볼 때, 몽골인 이주 노동자들 역시 이러한 어려움에 노출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들의 학력을 볼 때, 전문대 졸 이상의 학력을 가진 사람이 78%에 달하는 고학력자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대 졸업 미만의 학력을 가진 사람도 나이가 어려서 대학을 미처 공부하지 못한 사람들이 대부분이고, 실제적인 저학력자는 얼마 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 와서는 이들이 비록 3D 업종에 종사하는 공장, 건설 현장 노동자의 신분이지만 이들이 본래는 고학려자들이라는 것을 감안할 때, 이들을 대하는 전략도 알맞게 연구해야 할 것이다. 일반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선교하는 방법을 활용하면서도, 이들의 독특한 지적인, 문화적인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방법도 함께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4.1.1.2. 출입국 사실에 관한 조사

  이들이 한국에 입국하기 위해 받은 비자를 보면 단기 관광 비자가 54%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동남아 인들이 초기에 산업 연수생 비자로 대량 입국한 뒤 불법 체류자가 된 것과는 달리, 몽골인들은 산업연수생이 많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이들은 이 비자를 받기 위해 현지 브로커에게 거액의 돈을 내고 온 것으로 드러났다. 입국 초기에는 매우 저렴하던 것이 1년 뒤에는 미화 500불, 그리고 본격적인 입국이 시작된 지 5년여가 지난 현재는 미화 약 3,500불 정도를 내야 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비자 발급 시세는 정상적인 방법으로 비자를 발급받기 어려운 사람일수록 더욱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본 설문에 응답한 사람들은 입국 연도와 나이, 신분등이 다양한데, 평균 미화 500불 정도를 내고 편법으로 비자를 발급받았다. 몽골의 평균 급여가 월 50불 정도인 것을 감안할 때 이들이 이러한 거액의 돈을 마련하는데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그러면 이들이 이 돈을 어떻게 마련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기는데, 초창기에 한국에 온 사람들은 주로 몽골에서 고리대금을 통해 자금을 마련해 한국에 왔고, 최근에 온 사람들은 대부분 먼저 한국에 가 있는 가족과 친지가 보내준 돈으로 한국에 들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볼 때 몽골에서 돈을 빌려서 온 경우가 34%로 가장 많고, 한국에서 송금해 준 경우가 28%로 그 다음을 차지했다.

 

  이렇게 많은 돈을 들여서라도 이주 노동을 결심하는 것은 앞서 여러 사회학적 이론을 통해 살펴보았다. 그런데 왜 이들이 다른 나라로 가지 않고 한국행을 결심했는지에 대해서는 아는 사람이 한국에 있기 때문에 온 경우가 가장 많고, 그 다음으로는 다른 나라에 비해 일자리를 구하기 쉽기 때문이었다. 미국, 독일, 일본 등은 불법취업에 대한 단속이 심하고, 고용주들도 불법 고용을 꺼리지만 한국은 당국이나 고용자들이 이들을 묵인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에 온 몽골인들의 90%가 몽골의 수도인 울란바타르에서 왔으며, 이들중 73%는 중국과 러시아등의 외국을 한번 이상 방문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한국에 오기 전에 다른 나라에서 이주노동을 경험해 본 사람도 12%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주 노동을 해 본 다른 나라는 주로 구 동독, 러시아, 폴란드, 체코등의 구 공산권 국가들이 대부분이었다.


  4.1.2. 경제와 노동관에 대한 조사


   4.1.2.1. 몽골인 이주 노동자의 직업.

  한국에서 이주 노동을 하는 몽골인들이 몽골에 있을 때 가지고 있던 직업은 학생이 31%, 회사원이 22% 순이었고, 노동을 하던 사람은 2%에 불과하였다. 그런 반면 한국에서 갖고 있는 이들의 직업은 의류공장 31%, 의류 외의 공장 38%, 건축공사장 3%로, 기타 노동이 17%로, 89%가 육체 노동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이 한국에 와서 노동을 하며 사회 계층의 변화로 겪게될 어려움은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 이들이 받는 평균 월급은 80만원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일이 숙련되지 않은 초봉은 보통 60-70만원 선이며, 1년 이상의 경력이 있고, 한가지 이상의 기술이 있을 경우 90-100만원 사이의 월급을 받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들이 몽골에 있을 때는, 몽골인 평균 월급인 5만투그릭의 약 두배인 월평균 10만 투그릭(한화 약 11만원)을 벌던 중상류 계층이었고, 한국에서는 몽골에서의 약 8배 가량의 고소득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한국에서 이렇게 고임금 노동을 하였기에, 몽골에 다시 돌아가게 될 경우, 다시 그 사회의 구성원으로 적응하기가 매우 어렵게 된다. 그래서 개인 사업을 하거나, 부동산 투기를 하거나, 아니면 있는 돈을 계속 소비하는 실업자로 있게 되는 경우도 많다. 실제로 몽골인 이주 노동자들은 몽골로 돌아가서 무슨 일을 하게 될지 생각하고 결정한 사람이 32%밖에 안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앞으로 몽골에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될 수도 있는 부분이므로, 이들에게 올바른 성경적 직업관에 대하여 가르치고 지도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몽골인 이주 노동자들이 국내에서 직장을 구할 때 고려하는 여러 조건들을 이들이 몽골에서 직장을 구할 때 고려하는 조건들과 비교해 보겠다. 몽골에서는 월급이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 압도적이나, 한국에서는 월급과 근무 조건이 1% 차이밖에 나지 않는 거의 비슷한 조건임이 나타났다. 몽골인 이주 노동자들이 한국의 직장을 선택하는데 있어 근무 조건의 중요성은 매우 높음을 알 수 있다. 근무 조건 중에도 기숙사와 식사 제공여부, 노동 시간이 매우 중요한 요소를 차지하고 있다. 


   4.1.2.2. 한국에서의 근로 조건과 노동 환경

  몽골인 이주 노동자들은 하루 평균 10-12 시간 노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월급 이외의 수당도 77% 정도가 받고 있다고 대답했다. 이는 일반적으로 외국인들은 수당을 거의 받지 못하고 있다는 통념을 뒤집는 결과로 주목된다. 국내에 오래 체류한 이주 노동자들은 과거 착취와 인권유린의 위협을 받던 단계를 어느정도 지나 이제 사회의 한 계층으로 그 지위를 서서히 찾아가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판단해 볼 수 있다. 실제로 근로중 한국인에게 구타를 받은 경험이 있느냐는 질문에 92%가 받은 적이 없다고 대답했다. 1990년대 초창기의 “현대판 노예”라는 오명이 2000년대 이후 많이 호전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직도 이들은 이주 노동자로서 어려운 노동환경속에 있다. 응답자의 76%가 임금 체불의 경험을 했다고 대답했으며, 임금 체불 금액은 1인당 평균 892,500원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임금체불 외에도 42.5%가 인격적인 모욕을 경험했다고 응답하였다. 회사 부도등의 부득이한 사정이 아닌데도 한국어를 못한다는 이유로, 일을 잘 못한다는 이유로 일방적인 해고를 통보 받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이러한 열악한 노동 환경과 임금체불 등의 문제는 고용주에게 일차적인 책임이 있지만, 이주 노동자들에게도 역시 책임이 있다. 이들이 보다 나은 급여와 근무 조건에 따라 너무 자주 이직을 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몽골인 이주 노동자들은 평균 2년동안 한국에 체류하며 평균 3번 이직을 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즉 일년에 한 두번씩 직장을 옮겨 다닌 셈이 되는 것이다.


   4.1.2.3. 송금, 저축, 소비 행태

  몽골인 이주 노동자의 이주 노동의 가장 큰 이유는 돈을 많이 벌어서 가족들과 함께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가급적 소비를 억제하고 저축하여 본국에 송금하기를 원한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몽골인 이주 노동자들은 월평균 80만원의 소득을 얻어, 몽골로 429,921원을 송금하고, 월세로 157,188원, 식비로 85,000원, 의류 구입비로 78,421원, 그리고 통신비로 45,000원을 사용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이한 것은 몽골인들이 의류 구입비로 많은 돈을 소비한다는 것이다. 몽골인에게 외모와 겉치례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몽골에는 아직 은행 시스템이 발달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이들은 자신의 월급을 몽골로 보낼 때 은행을 이용하지 않고 다른 방법을 이용한다. 아는 사람의 인편을 통해서 송금하는 경우가 47%, 전문 운송 업체에 송금을 의뢰하는 경우가 46%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돈은 몽골 현지에 있는 가족과 친지들에게 보내어지는데 몽골에서는 이 돈으로 보통 3-4명의 식구들이 생활하는 생활비로, 집을 구입하고, 저축해 두는데에 주로 사용된다.

  이렇게 한국에 있는 몽골 사람들이 몽골로 송금하는 금액은 몽골 국민 총생산의 10%에 육박하는 금액이다. 그리고 그러한 외화가 몽골로 유입되어 집값 상승과 물가 상승을 유발시켜 몽골 경제의 빈인빈 부익부의 구조가 더욱 고착화 되는 폐단을 낳고 있다. 따라서 몽골인 이주 노동자들에게 그들이 그들의 고국 경제와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또한 불법 체류자의 신분으로 국내 은행 계좌 개설이나, 해외 송금이 원칙적으로 금지되어 있어, 이들이 현금을 집에 보관하면서 도난사고가 빈번히 발생되고 있는데, 불법 체류자라 할지라도 정상적인 은행 거래를 할 수 있는 방안이 연구되어야 한다고 본다.


  4.1.3. 건강 및 의료생활에 대한 조사

  고향을 멀리 떠나 타국 생활을 하고 있는 몽골인 이주 노동자들은 변화된 환경 속에서 많은 정신적, 육체적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 이들이 겪게 되는 어려움은 크게 임금과 직장문제, 문화충격을 포함한 정서적 문제, 의료문제, 출입국 관련 문제 등을 들 수 있다. 이 중에서도 의료 문제는 가장 절실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미등록 이주 노동자의 신분으로는 국내 의료 보험에 가입할 수가 없고,44) 따라서 엄청난 금액의 돈을 내고 일반 진료를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2000년부터 시행된 의약분업 이후 약국에서 임의로 조제하는 것이 금지됨에 따라 병원에 가기 어려운 이주 노동자들은 더욱 곤란한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필자의 4년간의 사역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상당수의 이주 노동자들이 언어의 장벽과 높은 진료비 때문에 병원에 가는 것을 포기하고 통증을 참고 지내는 것을 많이 보아왔다.

  몽골인 이주 노동자들에게 몽골에 있을 때에 비해 현재 한국에서의 건강 상태가 어떠한지를 묻는 질문에 51%는 별 차이없다고 대답했지만, 38%가 악화되었다고 대답하였다. 건강에 이상이 생겼다면 무슨 문제였는지에 대한 조사에서는 위장병과 음식물관련 사고가 42%가량으로 가장 많았다. 이 외에도 기타 질병으로는, 과도한 노동으로 인한 근육통, 잘 씻지 못하는 환경 속에서 발생하는 피부병, 치아 관련 문제, 산부인과 관련 질병이 있었다.

  건강상 이상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처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약국을 이용한다는 응답이 50%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이 일반 병원과 무료 진료소 등을 꼽았고, 그냥 참는다는 사람도 11%나 되었다. 외국인 이주 노동자 사역을 하는 대부분의 교회나 단체는 어떤 모양으로든지 의료사역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응답자의 18%만이 교회에서 하는 의료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대답하였다.

  정서적인 측면에서 슬픔이나 우울증을 심각하게 느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전체의 25%가 그렇다고 대답했고 외로움이 그 뒤를 이었다. 그러나 전체의 63%가 정신 건강에 대한 질문에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는 문제가 없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정서적 문제에 있어서 자신의 문제를 드러내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4.1.4. 종교생활에 대한 조사

  설문조사를 실시한 대상이 교회에 나오고 있는 몽골사람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종교생활에 대한 조사는 일반 몽골인 이주 노동자에 대한 것이라기 보다는 교회에 출석하고 있는 몽골인 이주 노동자에 대한 정보라고 보아야 한다.

  종교가 무엇이냐를 묻는 질문에는 48%가 기독교, 18%가 불교, 17%가 종교가 없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예수를 나의 구원자로 영접했느냐는 질문에는 52%가 그렇다라고, 33%가 아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런데 죽음 이후 어떻게 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서는 29%만이 천국에 간다고 믿고 있고, 37%는 잘 모르겠다고 대답하였다. 또한 교회에 오게된 동기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33%가 믿기 때문에, 42%가 기독교 신앙에 대해 알고 싶어서라고 대답하였으며, 다른 몽골인을 만나기 위해, 혹은 심심해서 온 경우도 많았다.

  이런 통계 자료에 근거해 볼 때, 현재 한국의 교회에 출석하고 있는 몽골인 이주 노동자들 중 절반 가량만이 신앙을 가지고 있고, 그 외에 상당수의 구도자 그룹과 타종교인들이 교회 공동체에 포함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예수를 믿지 않는다고 하면서도 이들이 교회에 출석하고 있다는 사실은 교회가 그들에게 있어 종교적인 부분 이외에도 그들의 필요를 채워주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이며, 선교적 측면에서 볼 때 매우 긍정적인 모습이라 볼 수 있다. 절반 가량이 불신자 그룹인 것을 감안할 때 교회의 예배나 프로그램도 그에 맞게 조정되어 그들이 복음에 대해 도전 받고 신자가 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가질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몽골에 있는 교회와 한국에 있는 몽골인 교회에 대한 인상에 대한 질문에서, 몽골에서는 36%정도가 교회에 대해 긍정적인 인상을 가지고 있었으나 한국에 와서는 51%가 교회에 대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된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렇게 교회에 대한 인상이 한국에 와서 많이 좋아진 것은 그만큼 더 복음을 잘 받아들일 수 있는 기회가 되므로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 할 수 있다.

  현재 한국에서 교회에 출석하는 몽골인 이주노동자들중 원래 몽골에서부터 교회에 출석하며 신앙생활을 하던 사람은 22%에 불과하며 몽골에서 한번도 교회에 가보지 않은 사람이 59%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여러 가지 이유를 들 수 있겠으나, 결과적으로 한국에서 하는 사역이 매우 효과적임을 잘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측면에서 생각해 보면, 한국에 있는 몽골인 교회들의 책임이 더욱 크다고 볼 수 있다. 자칫 잘못하면 과반수 가량 되는 불신자들로 인해 교회 공동체가 그 본연의 예배 공동체로서의 정체성을 상실해 버리고, 교회의 순결성이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교회를 다니면서 여러 프로그램중 어느것이 가장 유익했느냐의 질문에, 응답자의 31%는 몽골 예배라고 대답했고, 성경공부가 22%, 한국어 강좌가 17%로 나타났다. 이는 기존에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처럼, 의료 사역이나, 컴퓨터 교육, 이미용 사역등의 프로그램이 몽골인 이주 노동자들에게 더 매력적일 것이라는 통념을 깨뜨리는 것이다. 몽골인 이주 노동자를 위한 사역 역시, 보다 본질적인 예배와 말씀 사역이 더 중요함을 잘 보여주고 있다.


  4.1.5. 문화, 사회생활에 대한 조사

  몽골인 이주 노동자들이 한국에서 정상적인 사회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한국어 실력이 요청된다. 이에 한국어 실력에 대한 본인 스스로의 평가를 내려보도록 한 결과 20%가 한국어를 잘한다, 51%가 조금 한다 라고 대답한 반면, 최소한의 의사소통만 한다도 25%, 전혀 못한다도 4%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몽골인들은 몽골어가 한국어와 언어학적으로 가깝기 때문에 다른 국적의 이주노동자들에 비해 매우 빨리 언어를 습득하는 특성이 있다. 보통 1년 정도 있으면 상당한 수준의 한국어를 구사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리고 배우고자 하는 열정이 뛰어나서, 기회가 되면 한국어를 정식으로 배우고 싶은 의사가 있다고 응답한 사람이 90%에 이르렀다.

  한국과 몽골을 비교할 때 문화적으로 가장 큰 차이가 나는 것이 무엇이었는가의 질문에 대해 일을 정신없이 빨리 빨리 하는 것이라고 응답한 사람이 34%, 자본주의적 물질만능주의 풍토가 27%, 그리고 음식을 중시하는 문화적 차이가 24%로 나타났다. 바꾸어서 말하면 몽골인은 한국인에 비해 여유가 많아 일을 천천히 하고, 아직도 공산주의적 의식이 남아있으며, 음식 문화가 많이 발달되어 있지 않음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이웃에 있는 한국인들과의 관계에 대해서 46%는 친하게 지낸다고 답변한 반면 37%는 알기는 하지만 별로 친하지 않다고 대답했다. 한국인과 나쁜 관계를 맺고 사는 사람들은 없으나 이들은 한국인들이 자신들에 대해 무관심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한국에서 생활하는 것이 불편한 이유는 언어의 장벽, 정보부족, 지리에 대한 무지 등이 주요 원인이었다. 이들이 자주 이용하는 시설은 주로 수퍼마?, 목욕탕 등이고, 은행이나 우체국 등은 이용하는 사람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한국에 대한 종합적인 안내 서적이 몽골어로 제작된 것이 없고, 몽골인 사이에서도 정보 교류가 이루어 질 수 있는 통로가 매우 제한적인게 문제이다. 이들을 위해 한국 생활 정보지와 같은 안내 책자를 만들어 주는 것도 필요하다.


  4.1.6. 소결론

  이제까지 몽골인들을 대상으로 직접 설문 조사를 한 결과를 간략히 살펴보았다. 어떤 사람이 한국에 오게 되고, 한국에서는 어떤 일을 하고, 어떤 직장에서 어느 정도의 수입을 올리는지, 그들의 건강 상태는 어떤지, 종교생활, 사회 생활은 어떤지, 그리고 이들이 겪게되는 일반적인 어려움이 무엇이 있는지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러한 몽골인 이주 노동자에 대한 일반적인 지식을 가지고 그에 적합한 사역을 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이제까지 몽골인 이주 노동자에 대한 진지한 연구가 이루어지지 못했고, 그에 알맞은 사역을 하기 보다는 한국인들이 교회에서 이제까지 해 오던 방식대로 진행되었다. 아니면, 몽골 현지의 상황에 비추어 선교 사역이 진행되어 오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땅에 와 있는 몽골인 이주 노동자 집단은 한국적이지도 않고, 또 그렇다고 완전히 몽골적이지도 않은 특수한 집단으로 이해되어져야 한다. 몽골에서 중상류층의 사회 계층이면서 동시에 한국에서 하류층을 형성하고 있는, 지금은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별 영향력이 없지만, 얼마후 몽골에 가서는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막대한 영향을 끼치게 될 독특한 그룹임을 직시하고 이에 적합한 사역을 하여야 할 것이다.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두고서, 다음 절에서는 현재 하고 있는 몽골인 이주 노동자 사역의 현황과 실태에 대해 살펴보고 평가를 내려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