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지금 행복하냐고 묻는다면
저는 감히 지금 행복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아마도 가정이 평안하기 때문이라고 힘주어 말할 수 있습니다. 저에게 가정이라고 해 봐야 달랑 아내와 저 단 둘입니다. 2008년 12월 11일 날 결혼한 15년 차 부부입니다. 오늘 아침 아내와 함께 무너진 가정예배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제가 지금 목이 많이 안 좋은 관계로 아내가 인도하고, 기도하고 , 찬송하고, 말씀도 인도했지요. 표현은 못했지만, 찬양하는 모습, 말씀을 전하는 모습이 얼마나 사랑스러운지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아내는 잠꾸러기였습니다.
내가 새벽예배를 다녀오고, 아침 운동을 하고, 카페 사역을 하고, 오전 공부를 마쳐야 겨우 일어나 다시 또 눕는, 어이없는 삶을 살더군요. 그것은 그녀의 문제이기도 했지만, 저에게도 심각한 문제였습니다. 그런데 아내가 잠을 조금씩, 조금씩 줄여 가더니 오늘은 운동을 다녀오니 일어나 있더군요. 조금 더 노력하여 새벽예배도 함께 다니겠다고 합니다. 할렐루야! 제 아내는 저에 대한 욕심이 아주 많아요. 그래서 요즘 잘 안 풀리는 저 때문에 맘고생이 심했나 봅니다. 얼마 전 들어온 좋은 조건의 사역지도 내가 감당하기에 힘들다고 판단되어 포기했습니다.
저는 이렇게 평온한데, 아내는 그렇지 못했나 봅니다. 오늘 가족예배 설교를 하며 눈물을 흘리는 아내를 보고 새삼 깨달았습니다. 아내는 분명 나를 향한 집중을 줄일 필요가 있습니다. 내 십자가도 몽땅 자기가 짊어지고, 고민하고, 아파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너무 안타깝고, 어찌할 수 없었습니다. 기도만 했지요. 그런데 이제 주님께서 아내의 마음의 깨달음을 주셨나 봅니다. 여전히 그녀는 나로 인해 아파하고, 고민하고, 힘들어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을 아버지께 맡기는 지혜도 터득해 가고 있는 중이라고 확신합니다.
예배 후 가족회의를 했습니다. 정말 하기 싫은 말을 했습니다. "이제 나는 교회 사역에 집중할 것임으로,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알바를 그만두고 사역지를 구하고 있다. 그러니 사역지를 구할 동안은 어떻게든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가야 한다. 두 달간, 방세, 공과금 등을 나누어서 해결해 보자. 생활비는 어떻게든 먹고살겠지.." 그래서 아내가 공과금을, 내가 방세를 해결하기로 했습니다. 저희는 아직도 안정적인 제정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그러나 걱정은 되지 않습니다. 아니, 걱정은 되지만 하나님께서 걱정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늘 그래 왔듯이 하나님의 도우심을 체험하라고 하십니다. 흔쾌히 어려움을 받아들이는 아내에게 고맙습니다. 이런 말을 한 내가 너무 초라하게 여겨지며, 아내에게 너무 미안합니다. 그런데 오늘 책상 앞에 앉아 있는 나는 왜 이리 행복할까요?(선소일 목사)
'ε♡з예림의집으로ε♡з > 예림가족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무꾼과 호랑이 (0) | 2023.12.31 |
---|---|
사랑하는 법 배우기 (0) | 2023.10.16 |
그 어둡고 긴 터널에서 (0) | 2023.07.24 |
속사람도 그리스도인으로 (0) | 2023.07.18 |
우리 가족의 은사는 무엇일까? (0) | 2023.07.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