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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하기와 척하기..!

예림의집 2022. 10. 24. 11:21

피하기와 척하기..!

 

사람들과 잘 가까워지지 못해 늘 힘들었던 저는, 결국 부족한 인간 간계 기술을 보완하기 위해 두 갈래 전략을 개발했습니다. 바로 "피하기와 척하기" 사람들과 가까워지려고 노혁 하다가 어색해지느니 아예 그럴 가능성이 있는 자리에 가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자랑할 거리는 아니지만, 나는 얼굴을 붉히기 쉽다고 판단되는 사람들을 피하는 재주가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사람들이 바글거리는 자리를 지나가야 할 때는 휴대폰을 꺼내 통화하는 척했습니다. 전화 연결은 되지도 않았는데 유심히 듣는 척 고개를 끄덕이고 주변에 있는 진짜 사람들과는

최대한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애썼습니다. 사람들을 피할 수 없을 때는 사람들과 정말 잘 어울리는 성격인 것처럼 가면을 썼습니다. 내가 곧 연기에 돌입해야 하는 카리스마 넘치는 배우라고 스스로 최면을 걸었습니다. 뛰어난 인간관계 기술을 지닌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면서 그들을 따라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안타깝게도 이 방법은 위선적으로 느껴졌습니다. 그것은 실제로 위선이었기 때문입니다. 나는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인 척하고 있었습니다. 예수님은 절대 이렇게 하시지 않았을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다른 사람인 척하기는 무척 피곤했습니다.

매력적인 사람인 척하기는 오래 지속할 수 없었습니다. 감정적으로 금방 고갈되어, 다가가고 싶은 사람들에게 오히려 짜증을 내기 이수였습니다. 그러다 마침내 일이 벌어졌습니다. 때는 2003년, 나는 한 교회의 부교역자로 부임했습니다. 그 교회에서 사역하면서 교인들과 잘 알고 지냈습니다. 그런데 이제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얼굴에 둘러싸이게 되니 여간 곤혹스럽지 않았습니다. 모든 사람에게 한꺼번에 적응하려니 보통 힘든 것이 아니었습니다. 많은 군중이 불편하게 느껴졌습니다. "군중"은 목사가 교회에 오는 사람들을 지칭하기에 적절한 표현은 아닙니다.

이는 적신호입니다. 하지만 당시 내게는 교인들이 군중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냥 모르는 사람들의 집단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짜증"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사랑해야 할 사람들이 보기 싫어졌습니다. 저에겐 정말 큰 문제였습니다. 제 마음이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하나님의 아들딸들을 사랑하고 돌봐 주는 것이 그분의 듯이라는 것을 잘 알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부담스러워 부재중 전화에 답신을 해 주지 않았습니다. 사람들과 어울리기 싫을 뿐 아니라 점점 그것에 대해 죄책감과 수치심까지 느끼게 되었던 것입니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