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론, 꽃길을 만날 수도..
2년간의 계약직 근무가 끝났습니다. 정규직만 바라보면서 열심히 일했지만, 정규직 전환은 되지 않았고 “수고하셨습니다.”라는 한마디를 끝으로 회사라는 울타리에서 쫓겨나 사회라는 경쟁 속에 다시 던져진 것입니다. 당시에는 갑작스러운 퇴사라서 아무런 느낌이 없었는데, 며칠이 지나고 나니 실감이 났습니다. 막연한 불안감과 번아웃이 몰려왔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리틀 포레스트>라는 영화를 보게 되었습니다. 연애, 취업, 그 무엇 하나 뜻대로 되지 않는 주인공이 고향인 시골로 내려와 지내는 이야기로, 어쩌면 그때 당시에 제가 처한 상황과 맞물려 더
공감이 갔습니다. 그렇게 저는, 제 인생 처음으로 혼자 영화 촬영지인 경북 군위로 여행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영화는 영화일 뿐인 건가요? 아기자기할 거라고 생각한 시골마을은 생각보다 컸고, 영화 속 장소들은 각각 어느 정도 거리가 떨어져 있다 보니, 걸어서 여행을 하는 저에게는 여행이 아니라 고행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하릴없이 푸르른 하늘 아래 끝없이 펼쳐진 논길을 걷다 보니, 저도 모르게 어이없는 웃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어디선가 저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아가씨, 뭐가 재미있어서 그렇게 웃어?” 논에서 일을 하던 할머니였습니다.
“여행 온 줄 알았는데, 사서 고생을 하러 왔네요. 걸어 다니려니 힘들어요.” 그러자, 할머니는 제가 손녀 같았는지 위로의 한마디를 건네주셨습니다. “그 나이니까 사서 고생도 해보는 거지. 내 나이에는 그렇게 하고 싶어도 못해. 그리고 또 알아? 생각지도 않던 꽃길을 만날지.” 할머니의 말씀에 용기를 얻어 발걸음을 옮기자, 어느새 논길 끝의 이름 모를 들꽃들 사이로, 영화 속 주인공인 혜원의 집이 보였습니다. 어쩌면 인생도, 제가 지금 여행하는 것처럼 지금은 고생길이지만, 이 고생길을 돌고 돌다 보면 언젠가는 활짝 핀 꽃길에 다다를 수 있지 않을까요?(정소라)
그렇습니다. 인생을 살다 보면, 달콤할 때도 물론 있습니다. 그리고 때론 꽃길을 걸을 수도 있지만, 인생 자체는 고해(苦海)라는 걸 잊지 말아야 합니다. 여러 사람과 함께 어울려 살다 보면 갈등과 다툼이 없을 수 없거니와, 먹고살자니 많은 어려움과 시련도 있게 마련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범사에 감사할 수 있는 신앙적인 훈련이 필요합니다. 항해하는 배가 힘이 세고 튼튼하다면 웬만한 풍랑쯤 거뜬히 헤쳐 나갈 수 있듯이, 굳건한 믿음으로 무장이 되어 있으면 거칠고 험한 세상에서도 감사하면서 살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감사의 삶을 살아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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