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친구.. 불쌍하잖습니까?
법무참모의 호출에, 우리 두 사람은 참모실로 들어갔습니다. “양해를 좀 구하려고요. 이번에 "근무 기피 목적 사술 죄"로 구속된 ‘양 이병’ 있죠? 우리 법무부에서 제대할 때까지 데리고 있으려고 합니다. 방금 사단장님 결재받고 오는 길입니다. 법무병으로 보직 변경될 거고요.” “네?” 최 상사와 저는 동시에 난감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최 상사는 볼멘소리로 말했습니다. “참모님, 그런 사고뭉치를 법무부에 데리고 와서 어떻게 하시려고요? 만에 하나 자살이라도 하면, 참모님이나 저 또한 징계를 피할 수 없습니다.” 법무참모는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러더니, 한숨을 쉬듯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 친구.. 불쌍하잖습니까?” 평소, 원칙을 강조하면서 군기를 잡는 것으로 유명한 그 법무참모의 입에서 불쌍하다는 말이 튀어나오다니, 저는 적잖이 놀랐습니다. “구속된 그 친구 만나봤는데, 참 착하더군요. 다행히 컴퓨터를 잘 다룹니다. 제 방에 작은 책상 하나 놓고 밀착 관리하겠습니다. 두 분 신경 안 쓰이게 할 테니, 제 뜻에 따라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법무참모가 사단장에게 이런 제안을 했을 때, 사단장도 깜짝 놀랐다고 합니다. 사단장은 법무참모로부터 몇 번이고 다짐을 받고 나서야 양 이병을 처벌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합니다. “그 친구 이대로 전과자 만들어서 내보내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옳지 않은 듯합니다. 젊은 친구 한 명 살린다 생각하고, 좋은 마음으로 받아줍시다. 부탁합니다.” “이거 한 번 보세요! 양 이병이 작성한 보고서입니다. 정말 깔끔하지 않습니까?” 법무참모는 양 이병이 작성한 보고서를 수시로 들고 나와 최 상사에게 자랑했습니다. 양 이병의 표정도 점점 밝게 바뀌어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양 이병의 어머니가 떡이랑 음식을 가지고 찾아왔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우리 아들을 살려주셔서..!”(조우성 변호사)
솔직히 저는 이 일이 옳은 일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예수를 믿음으로써 죄와 사망으로부터 구원함을 받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 이전에, 하나님께서 죄 많은 우리 인간을 불쌍히 여기시는, 긍휼 하심의 역사가 있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합니다. 양 이병이 영창을 살지 않게 된 것은, 그를 바라보는 법무참모의 마음에 측은지심(惻隱之心)이 있었기 때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법무참모는, 양 이병을 사고뭉치로만 보지 않고, 불쌍히 여겼던 것입니다. 그 옳고 그름을 떠나서 저는 이 글을 읽고 하나님의 은혜를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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