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의 자화상
영국의 수학자이자 철학자인 엘프리드 화이트헤드는 “위대한 교사는 가슴에 불을 지핀다"라고 했습니다. 그의 말처럼 앤 설리번이라는 교사가 있었기에 헬렌 켈러가 존재할 수 있었습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교사의 중요성은 늘 강조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주일학교 현장은 교사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그나마 남은 교사들도 의무감으로 지쳐가고 있습니다. 교회 교육 현장은 해마다 먹구름이 더해지고 있습니다. 주일 학생은 줄어들고 교회의 지원도 삭감되기 일쑤입니다. 암울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교사는 여전히 미래의 희망입니다. 사역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교사가 교회 교육 현장을 지키기에 한국 교회가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습니다.
“올해까지만 하고 그만둬야죠.” “권유에 어쩔 수 없이 하고 있지만 저는 사실 교사 체질이 아닙니다.” “애들은 줄어들고 예산도 줄어들고 교사도 줄어들어서 부서 분위기가 다운되고 있어요.” “요즘 애들 정말 말 안 들어요.” “예전에는 북만 쳐도 몰려왔는데 요즘에는 피자를 줘도 오질 않아요.” 교회 교육 현장에서 쉽게 듣는 말입니다. 2018년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교사들은 좌절과 패배감으로 멍들어가고 있습니다. 다음 세대를 믿음의 세대로 일으키겠다는 사명감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침체된 분위기가 주일학교 부서를 휘감고 있습니다.
한국교회의 주일학교 위기, 교사들의 책임일까요? 교회 교육 전문가들은 “교회 전체의 문제”라고 말합니다. 장년 중심의 목회 구조는 다음 세대를 부서 사역으로 전락시켰습니다. 세속화된 부모는 신앙보다는 성공의 가치관으로 자녀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인구 절벽은 교회 교육을 외면할 수 있는 면죄부가 됐습니다. 이러한 악천후 가운데에서도 주일학교가 유지되는 것은 교사들이 아직까지 버티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교회 10곳 중 3곳 ‘주일학교 없다’
교회 교육 현장에서 땀을 흘리고 있는 교사는 얼마나 될까요? 총회가 2006년 교단 산하 2000개 교회를 조사한 결과, 교회 10곳 중 7곳 정도가 주일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422개 교회(71.1%)가 주일학교를 운영하고 있었으며, 주일학교를 운영하지 못하는 교회는 28.9%(578곳)이었습니다. 2006년 자료밖에 없다는 것도 한숨이 나옵니다. 그 이후로는 조사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주일학교 운영은 지역별 편차가 컸습니다. 서울의 경우 76.6%가 주일학교를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반면 충북은 59.5%의 교회에 주일학교가 없었습니다. 울산(87.0%) 대구(86.5%) 대전(83.3%) 광주(79.8%) 등 광역시에 위치한 교회의 주일학교 운영 비율은 높았으나, 충북(40.5%) 충남(45.8%) 전남(54.5%) 경북(57.0%) 등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비율을 차지했습니다.
주일학교 운영은 특히 도시 규모에 따라 큰 편차를 보였습니다. 대도시의 경우 79.0%가 주일학교를 운영하고 있었다. 이어 중소도시는 77.1%였다. 반면 읍면·농어촌 지역은 59.3%만이 주일학교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교회 교육을 실시하지 못하는 이유는 학생 부족(74.0%)이 원인이었으며, 운영 능력 부재(14.3%) 통합 예배(6.8%) 교사 부족(5.5%) 순이었습니다. 이를 종합해 보면 교회 10곳 중 3곳은 주일학교를 운영하지 못하고 있으며, 특히 학생이 없는 읍면·농어촌 지역의 주일학교는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부서별 교사 5.1명, 대형교회 집중
주일학교를 운영하는 교회(1442곳)의 교사는 총 4만 1193명이었습니다. 1 교회 당 28.9명의 교사가 있는 셈이며, 이를 부서별로 나누면 한 부서 당 5.1명의 교사가 헌신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설문조사에는 영유아 부서에서부터 대학청년부, 장년 노년 장애인 새 가정 부서도 교육부 서로 포함됐다. 교사 숫자는 교회 규모에 따라 편차가 컸습니다. 교인 50명 미만의 교회는 부서 당 1.25명의 교사가 헌신하고 있었습니다. 50~99명의 교회는 1.9명, 100~199명의 교회는 3.0명, 200~499명의 교회는 5.4명, 500~999명의 교회는 9.0명 등 완만한 곡선을 이뤘습니다. 하지만 1000명 이상의 교회는 부서 당 교사가 19명이나 됐습니다.
총회교육진흥원 관계자는 “인구 분포와 비례하는 것 같다. 젊은 세대가 집중해 있는 대도시 교회는 학생도 많고 교사도 많아 주일학교가 활성화되어 있다”면서 “반면 농어촌과 지방의 경우 노인층 인구만 남아 학생도 교사도 턱없이 부족해 주일학교를 운영할 수 있는 토양이 나쁘다"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이어 “특이한 것은 젊은이들이 대도시의 대형 교회로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젊은 부모들이 교회 교육 시스템과 인프라가 잘 구축된 대형 교회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교사 “믿음 생활 굳건, 자부심 높다”
주일학교 교사의 절반은 10세 미만부터 교회에 다니기 시작했으며, 2명 중 1명은 10대 때에 예수 그리스도를 인격적으로 만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신앙생활을 시작한 것이 교사라는 사명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됩니다. 또한 예수 그리스도를 인격적으로 만나야 교사로 헌신할 수 있음을 나타냈습니다. 주일학교 교사 184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신앙생활 시기는 모태신앙이 39.3%였으며, 1~9세(14.7%), 10대(18.6%), 20대(14.1%), 30대(8.8%), 40세 전후(3.9%)였습니다.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한 시기는 모태신앙~10대가 51.3%였으며, 20대(26.6%), 30대(14.0%), 40세 이후(6.1%)였습니다.
교사들은 현재에도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고 있으며, 교사라는 직분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주일학교 교사 2명 중 1명(47.3%)은 매일 경건의 시간(QT)을 갖고 있었습니다. 10명 중 9명(89.9%)은 매일 성경을 읽고 있었으며, 읽지 못한다고 답한 응답은 7.4%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교사 4명 중 1명(24.3%)은 매월 1회 이상 전도의 현장에 나가고 있었으며, 2명 중 1명(52.2%)은 개인적인 구제활동도 하고 있었습니다. 한국 교회에 대한 신뢰도도 높아서 10명 중 8명(86.3%)이 교회를 신뢰하고 있었으며, 불신하는 비율은 11.9%에 불과했습니다.
학원 복음화 협의회가 지난해 기독대학생을 설문조사 한 결과와 비교해 보면, 교사의 사명과 헌신은 매우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기독대학생 2명 중 1명(59.4%)은 주일예배에 참석하지 않았으며, 한 주간 성경을 한 번도 들여다보지 않거나(63.7%) 기도를 하지 않는(38.3%) 기독청년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기독대학생 2명 중 1명(52.9%)만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했다’고 응답했습니다. 한편 교사 4명 중 1명(26.9%)은 10년 이상 교사로 헌신하고 있었으며, 10명 중 7명(70.2%)이 사역자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2명 중 1명(53.1%)은 교사를 중단할 의향을 가지고 있었으며, 교육능력의 부족(41.5%)과 개인적인 일로 바빠서(34.8%) 사역을 내려놓고 싶어 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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