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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를 볼 수 있는 힘

예림의집 2021. 2. 4. 09:45

자기를 볼 수 있는 힘

작업장에서는 대여섯 명의 사람들이 계란 포장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종이 계란 판에 담긴 달걀들은 그릇에 담긴 물처럼 맑아 보였습니다. 창문 안으로 스며든, 겨울 오후의 순수하게 차갑고 투명한 햇살이 그들 등 뒤로 드리웠습니다. “하루에 서너 병은 마셨을 걸..” 박 씨는 조심스럽게 달걀을 옮겨 담으며 굵고 낮은 목소리로 자기고백을 했습니다. “한 달 동안, 거의 잠 안 자고 마신 적도 있어요. 술을 마시면 상당히 폭력적으로 변했죠. 분노가 많았습니다. 가족들이 너무 힘들어했습니다.

공동체에 온 지는 5개월 정도 되었습니다. 이곳에 와서 ‘아, 나는 중독자구나!’라는 것을 인식하고 또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저 자신을 사랑하는 법도 알게 되었습니다. 서로가 존중하고 사랑으로 대하다 보니, 마음이 열리고 목사님의 말씀도 들렸습니다. 겨울에는 농한기라 일이 그리 많지 않지만, 보통 오전 10시에 모여서 텃밭을 일구거나 계사를 관리합니다. 적당히 땀 흘리다 보니 몸과 마음이 상쾌해지고, 그래선지 분노가 많이 누그러졌습니다.

국내 중독자가 1천만 명에 가깝다고 하죠? 공동체에 들어온 우리는 은혜 입은 자들이라고 생각합니다.” 함께 작업하던 사람들은 박 씨의 말이 자신들의 고백인 양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관리소장이 말했습니다. “중독 치료의 핵심은 자기를 볼 수 있는 힘입니다. 저 형제는 정직하게 자신을 보고 있습니다. 술을 끊고 싶어 하는 마음이 진짜 나인지, 밖으로 나가서 술 마시고 싶은 마음이 진짜 나인지.. 치료는 ‘술 없이 살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겁니다.”(이승연)

그렇습니다. 남성 그리스도인이 신앙생활 하면서 가장 힘든 부분이 음주문화가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나라 사회구조가 ‘술 없이는 살 수 없는 것’처럼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교회 다니고 있는 분들 중에서 술 때문에 고민하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아무튼, 술을 마시는 것은 각 사람의 자유요 취향이지만, ‘술을 강권하는 문화만이라도 개선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성경에는 여러 곳에서 "술 취하지 말라"라고 권면합니다. 담배와 술은 성령의 전인 우리의 몸과 마음을 헤치는 주범임을 명심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