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 서론
"데오빌로여 내가 먼저 쓴 글에는 무릇 예수께서 행하시며 가르치시기를 시작하심부터 그가 택하신 사도들에게 성령으로 명하시고 승천하신 날까지의 일을 기록하였노라"(사도행전 1:1,2).
개척교회를 시작하면서 주일 오전 예배는 강해 설교를 해야겠다고 마음이 들었습니다. 지난주까지는 우리 예림교회의 서론적 설교를 했습니다. 첫째 주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사람"으로 총체적인 주제였고, 둘째 주는 "한마음으로 서로 받으라"로 우리의 마음 자세를 설교했고, 지난주는 "살아있는 성전으로 살라"라는 주제로 교회 개척에 임하는 개개인의 삶을 설교했습니다. 오늘부터는 본격적인 강해 설교를 시작하려 합니다. 우리가 개척자이기 때문에 당연히 사도행전을 통하여 개척교회는 어떻게 시작되었으며, 어떠한 자세로 신앙생활을 해야 할지 나누기로 하겠습니다. 올 한해 우리 모두 오전 예배 설교를 통해서 사도행전에 푹 빠져 사도행전을 통해 우리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구원에 대한 열정을 배우도록 하겠습니다.
사도행전의 저자는 누가복음의 저자와 동일합니다. 인칭에 신경을 쓰고 사도행전을 읽다 보면 어느 부분에서 인칭이 변한다는 사실을 발견할 것입니다. 3인칭으로 전개되다가 ‘우리’라는 1인칭으로 바꾸어 이야기를 풀어가는 곳이 나오는데, 이 부분들은 저자인 누가가 사도 바울의 선교 여행에 직접 참여했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다른 곳과 구분하여 1인칭 복수인 ‘우리’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입니다. 이런 구절들이 사도행전 전체에서 97절이 나옵니다. 대표적으로 16장 10-17절을 찾아 읽어보겠습니다.
또 골로새서 4장 14절의 "의사"인 누가와 동일 인물로 알려져 있는 누가는 이 책의 저자일 뿐 아니라, 사형집행을 앞둔 사도바울의 곁을 끝까지 지켜주기도 한 사람이었습니다. 디모데후서 4장 11절을 읽겠습니다. "누가만 나와 함께 있느니라 네가 올 때에 마가를 데리고 오라 그가 나의 일에 유익하니라" 누가의 직업은 의사로, 바울의 주치의로 있었고, 바울이 죽은 후에는 베드로를 끝까지 섬겼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사도행전은 누가가 누가복음에서 밝혔듯 "자세히 미루어 살피는"(누가복음 1:3) 노력을 통해 얻은 자료들과 자신의 여행 기록을 더해 엮은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사도행전은 기독교의 중심이 유대인 주도의 예루살렘에서 이방인 세계의 중심인 로마로 이동해 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이것이 성령님의 주권적 역사와 인도하심으로 이루어졌음을 보여줍니다. 기독교를 일종의 유대주의의 완성이라고 반복적으로 이야기함으로, 새로 시작하는 기독교의 합법성을 주장합니다. 이를 통해 애당초 부당하게 십자가에서 처형당한 예수님 이 시기에 그 분을 쫓는다는 이유로 박해 받는 것은 정당치 않음을 주장하는 의도가 들어 있습니다. 또한 기독교에 대한 사람들의 편견을 불식시키고, 데오빌로와 같은 고위층 기독교 초신자나 구도자들로 하여금 기독교를 호의적으로 인식하도록 하기 위한 목적도 있습니다.
이러한 목적 외에도 사도행전에는 다른 강조점들이 많이 있습니다. 먼저, 성장과 확산을 경험하고 있는 교회와 구성원들을 향한 메시지가 있습니다. 인간의 어떠한 저항과 핍박이 있을지라도, 하나님의 계획은 무산될 수 없으며 이 땅에 시작된 교회는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을 확신하게 합니다. 사도행전에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자신감"은 사도행전을 읽는 모두에게 미래를 향한 희망과 기대를 갖게 합니다.
사도행전에서 제일 중심 성구는 사도행전 1장 8절 말씀입니다. 함께 읽겠습니다.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 하시니라” 이는 사도행전의 틀과 핵심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성령 충만을 받은 제자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증인이 되어 땅끝까지 복음의 지경을 넓혀 가는 모습이 사도행전 전체 핵심 내용입니다. 성령님의 주권과 간섭 하에 어떤 박해와 훼방이 있어도 복음 사역은 지속적으로 성공함을 보여줍니다. 실제로 사도행전은 이야기를 풀어가는 주요 대목마다 6장 7절의 “하나님의 말씀이 점점 왕성하여 예루살렘에 있는 제자의 수가 더 심히 많아지고 허다한 제사장의 무리도 이 도에 복종 하니라”와 같은 "승리를 선언하는" 표현을 반복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사도행전에서는 두 명의 특별한 사도를 대비하여 다룹니다. 사도 베드로와 사도바울입니다. 사도행전을 13장을 기점으로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누어, 전반부에는 베드로 사도가, 후반부에는 사도바울의 역할이 강조되어 있습니다. 유사한 사건들을 통해 두 사도를 의도적으로 대비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합니다. 나면서 앉은뱅이가 된 사람을 고친 사건이 베드로는 3장 2-8절(성전 미문), 바울은 14장 8-12절(루스드라)에 나와 있고, 특이하고 특별한 치료 능력은 베드로의 그림자까지, 5장 15절, 바울의 몸에서 손수건이나 앞치마, 19장 12절에 나와 있습니다. 또한, 마술사를 제압하는 장면이 베드로는 8장 9,18절에(사마리아의 시몬이라는 마술사) 바울은 13장 6절에(바보에서 바예수라는 유대 마술사)에 나옵니다. 죽은 이를 살리는 사건은 베드로는 9장 36-40절에(욥바에서 도르가), 바울은 20장 9-12절에(드로아에서 유두고)에 나옵니다. 기적적으로 옥에서 풀려난 사건도 베드로는 12장 7절(쇠사슬이 그 손에서 벗어짐), 사도 바울은 16장 26절(빌립보 옥중에서 지진과 함께 매인 것이 다 벗어짐)에 나오는 등 두 사도는 유난히 유사한 사건이나 기적을 행했습니다. 이러한 것을 통해 이방인의 사도이자 교회를 확장한 사도바울의 권위를 베드로의 권위와 대등하게 보여주고자 한 의도를 발견 할 수 있습니다.
사도행전은 결론이 맺어지지 않은 상태로 급격하게 끝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바울이 2년 동안 로마 감옥에 갇힌 채 황제 가이사 앞에서 재판 받기를 기다리는 모습이 마지막 장면입니다. 누가는 사도바울이 그 후 어떻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설명하지 않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신학적 의미에서 보자면 이것은 당시 초대교회에서 시작한 세계복음화를 후대 교회가 이어 완성시켜야 한다는 의도로 볼 수 있습니다. 다르게 표현하면 성령의 역사는 지속되며, 그것을 믿고 도전하는 이들을 통해 사도행전은 계속된다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이제 우리 모두는 사도행전 29장을 계속해서 써나가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사도행전을 남겨주심 하나님 아버지, 오늘부터 사도행전 강해를 시작합니다. 연약하고 부족한 저에게 이 일을 맡기셨으니 감당할 수 있는 지혜와 힘과 부지런함과 끈기를 주시옵소서. 성령 충만함으로 주님께서 우리 예림교회 성도들에게 하시고자 하는 말씀을 잘 풀어 전달하게 하옵소서. 우리가 전심으로 주님의 말씀 앞에 순복함으로 우리가 그리스도의 좋은 군사로 거듭나게 하옵소서. 감사를 드리며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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