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앨범 제작
방금 전,, 남편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면서, 저의 세번째 앨범 제작과 관련하여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나누었습니다. 그러다가 대화가 깊어졌는데, 대화 중에 느낀 점을 포스팅 해 보려고 합니다. 저의 이야기라기 보다는, 남편으로부터 들은 이야기에 공감이 되는 부분을 글로 전하려는 거에요. 조금은 긴 글이 될 것 같아요.
제 남편은 중학교 3학년 때, ‘고통의 멍에 벗으려고(찬272장)’라는 찬송을 부르면서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났다고 하네요. 그 찬송 1절 후반에, ‘죄악을 벗어버리려고 주께로 갑니다’,,라는 부분을 부를 때, 갑자기 자신의 죄가 깨달아졌고, 그 때 고꾸라져서 회개의 기도를 드렸답니다. 한참을 기도하고 있는데, 마음이 뜨거워지면서 강력한 성령의 역사와 함께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났다고 하네요.
그리고 고등학교 2학년 때에도, 시편을 묵상하는 중에 갑자기 그 입술에서 찬송이 터지면서 또 다시 성령체험을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때 부른 찬송이, 기존의 찬송이 아닌, 성령의 감동으로 드려진 새로운 찬송이었고, 그 때부터 작곡을 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 말씀을 드리는 것은, 믿음 생활하는데 있어서 찬양의 영향이 그만큼 크다는 거지요. 시대를 초월하여, 많은 사람들이 찬양을 드리다가 예수님을 만났고, 위로를 받았으며, 성령을 체험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 드리는 찬송들은 누군가에 의해서 만들어 진거잖아요. 하늘에서 뚝 떨어진게 아니잖아요. 누군가에 의해서 성령의 감동으로 고백되어진 찬양을, 또 다른 누군가가 듣고 부를 때, 동일한 성령의 역사들이 일어났던 거잖아요. 한국의 기독교 초기에는 대부분 외국 곡들을 번안하여 불렀지요. 그러다가 70~80년대부터 한국의 CCM사역자들에 의해서 좋은 찬양 곡들이 만들어지고 불려지기 시작하면서 지금까지 온 것인데, 한국 CCM이 신앙인들에게 얼마나 많은 위로가 되었고, 또한 감동과 은혜를 주었는지 모릅니다.
저도 어려서부터 김석균 목사님이 만드신 곡들을 부르면서 자랐고, 학창 시절에는 최덕신 목사님이 만드신 곡들과, 옹기장이의 백승남 집사님, 그리고 최인혁 목사님이 만드신 곡들을 부르면서 신앙을 키워왔습니다. 그리고 남편과 함께 목회 사역을 할 때는, 이권희의 ‘사명’이라는 찬양이 얼마나 큰 힘이 되었는지 모릅니다. 포기하고 싶을 때, 다시 일어서게 하는 찬양이었지요.
이러한 작곡가 분들이 계셨기에, 그리고 그 찬양들을 불러서 전파되게 한 가수(singer)분들이 계셨기에, 그 아름답고 귀한 찬양들로 내가 은혜를 받은 것이고, 지금의 내가 존재하는 것 아닐까 싶어요. 저는 지금, 한국의 ccm 사역자들이 한국 기독교 역사에 있어서, 얼마나 큰 역할을 감당했는지에 대하여, 말씀드리고 싶은거랍니다. 돈을 벌려고 CCM 사역하는 사람 있을까요? CCM 사역을 해서는 절대로 돈을 벌 수가 없어요. 그런데도 그 사역을 포기하지 않는 것은 사명 때문입니다. 제가 그렇듯 다른 모든 찬양 사역자들이 그럴거에요.
오지에 가서 선교사로서 복음을 전하는 것도 귀하지만, 생업도 포기하고, 잘 사는 것도 포기하고, 찬양으로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겠다고, 그 외로운(?) 길을 가는 찬양 사역자들도 정말 귀하잖아요. 한 곡을 음원으로 완성해서 발표하려면,, 작곡비, 편곡비, 연주비, 믹싱비, 마스터링비, 디자인비 등,,대략 250만원이 들어가요. 물론 제작하는 사람마다, 어떻게 작업하느냐에 따라서 좀 다를 순 있겠지만, 저 같은 경우엔 그렇게 들어간답니다. 그런데 그것이 1곡이 아니라 여러 곡이라면 얼마나 많은 제작비가 들어갈까요?
지금 대부분의 사역자들이 자비량 제작을 하고 있습니다. 요즘과 같은 시스템과 환경 속에서, 제작비를 절대로 건질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그 일을 하는 것은 사명 때문입니다. 지금 한국의 찬양 사역자들은 너무 힘들고 어렵습니다. 생업을 포기하고, 부자가 되려는 마음 내려놓고, 오직 사명을 따라 그 길을 달려왔는데, 이제는 설 자리가 없어졌습니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기도로 동역해 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을 쓰네요. 그동안 우리는, 한국 CCM 사역자들이 발표한 찬양 곡들로 정말 큰 은혜를 받았고, 위로도 받았잖아요. 그렇다면 기회가 되는대로 마음으로, 기도로, 때로는 물질로 함께 해 주시는 것이, 작은 보답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요.
얼마 전 서울의 한 교회에서, 그 교회와 상관도 없는 한국의 100명의 찬양사역자들에게, 일회적이지만 30만원씩 3천만원을 선교비로 지출했다는 이야기도 들었어요. 지금은 누구랄 것도 없이 모두가 힘든 때라서, 이런 글이 불편할 순 있겠지만, 오히려 가장 힘들 때 주변을 돌아볼 줄 아는 배려의 마음이 필요한 것이 아닐까요? 올해도 여전히 힘들겠지만, 그래도 우리 함께 힘내서 잘 이겨냈으면 해요. 정말 긴 글 올렸네요. 평온한 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