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불확실한 때
여기서 우리가 다룰 것은 짙은 안개가 낀 것처럼 모든 것이 불확실한 때를 살아왔던 다윗의 모습입니다. 그는 기도 생활 중에 최고의 은혜를 누렸던 사람입니다. 그런 다윗조차도 안개 같은 암울한 때를 헤쳐 나와야 했던 것을 생각하면서, 우리는 모든 일들에 관해 담대한 확신을 얻게 됩니다.
안개는 고약합니다. 앞이 보이질 않습니다. 안개는 신비스럽고 불확실해서 그 안에 무언가 위험한 것이 숨겨져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안개가 걷히거나 그 밖으로 빠져나오게 될 때 우리는 깊은 안도감을 느끼게 됩니다. 그러므로 맑게 갠 하늘 아래서 자유롭게 숨을 쉬고 지금 내가 가는 길을 뚜렷이 볼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그런데 누구나 때로는 안갯속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이때 주의할 점은 그 안개 낀 공기를 우리 몸속에 흡수하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 안개는 당신의 시력을 악화시키고, 숨이 막히게 하며, 코를 따끔거리게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그 안개는 당신의 오감을 마비시킵니다. 나아가 당신의 영감 또한 어둡게 합니다.
그런데 다윗의 삶에 닥쳐온 것은 어둡고 짙은 안개였습니다. 그 안갯속을 더듬어 길을 찾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 보였습니다. 그는 그 안갯속에서 숨 막히는 답답함을 느꼈고, 이리저리 부딪히며 길을 찾았지만 헛수고였습니다. 그런데 그 안개가 드디어 걷혔던 것입니다!
우리는 시편에서 그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다윗이 자신의 체험을 글로 남긴 것은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릅니다. 그가 진솔하게 자신의 삶을 쏟아놓은 글들은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 줍니다. 그가 자신의 깊은 속마음을 들여다보고, 자신이 겪었던 온갖 경험을 생생하게 글로 담아냈기 때문입니다.
그는 참으로 많은 일을 겪었습니다. 그가 겪은 일 가운데는 맑은 새벽녘 같은 때도 있었지만 칠흑같이 어두운 밤 같은 때도 있었고, 밝게 빛나는 정오의 한낮 같은 때도 있었습니다. 그는 양 떼를 돌보던 목자였고 들짐승처럼 쫓김을 당하던 도망자였으며, 깨어진 심령으로 회개의 눈물을 쏟아낸 죄인이었습니다.
또한 그는 자신의 아들을 피해 달아난 유랑자였으며 결혼식의 축가를 부르는 왕이었고, 장차 오실 왕과 그분의 영광스러운 때를 내다보는 선지자였습니다. 그래서 그가 쓴 시편 속에는 이런 여러 상황에서 그가 느낀 다양한 감정이 생생하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자 이제 그의 글 속으로 한 걸음 더 다가가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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