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학교 성장, 담임목사 목회철학이 좌우
한국교회의 다음 세대 감소와 관련해 사회의 저출산 기조, 헌신된 교사의 부족, 과도한 학구열 등이 원인으로 지적된다.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한국교회가 지나친 장년 중심의 목회 환경을 못 벗어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어린이·청소년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부족한 것이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교회학교 쇠퇴 원인 ‘담임목사’?
지난해 열린 한국복음주의신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는 주목할 만한 통계가 제시됐다. 한국교회 교회학교의 쇠퇴 원인으로 ‘담임목사의 목회철학’이 28.7%로 가장 많이 꼽힌 것이다. 담임목사, 부교역자, 교사, 학부모, 청소년 35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통계였다. 이번 통계는 교회학교가 쇠퇴하는 것은 교육 프로그램의 문제가 아니고 담임목사의 목회철학이 가장 문제임을 보여주고 있다.
통계에 참여한 목회자들도 교회학교의 쇠퇴 원인을 단호하게 “교회학교에 대한 담임목사의 무관심”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담임목사의 교육에 대한 무관심은 교육 시스템의 문제이기도 하다. 담임목사가 교육의 모든 시스템을 관리해야 하지만 대부분 교육위원회와 장로들에게 일임하고 부교역자들을 중심으로 교육부서가 실질적으로 움직이는 게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담임목사의 역할은 종합보고를 받고 결재하는 수준에 그치고 대신 장년 사역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자연스럽게 교회 교육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함영주 교수(총신대 기독교 교육)는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 도전을 하기보다는 지금의 체계와 결과에 만족하는 구조적인 문제가 교회학교 쇠퇴의 가장 결정적인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다음 세대 부흥이 교회의 미래
본 교단도 담임목사의 목회철학과 관심이 교회의 미래를 좌우한다는 인식 아래 ‘BCM 교육목회’ 보급에 전력하고 있다. 총회 교육위원회(위원장 허상봉 목사)와 교육부(부장 이성관 목사)는 매년 BCM 교육목회 지도자 세미나를 열고 다음 세대 교육을 중심으로 한 연간 목회 계획 설정을 돕고 있다.
실제로 다음 세대 교육에 초점을 맞추면서 건강한 성장을 이어가는 교회 사례도 늘고 있다. 부산 북일교회(황용득 목사)는 지난 2009년부터 BCM 교육목회 제도를 시행하고 다음 세대 성장을 통한 건강한 부흥을 경험하고 있다. BCM 부흥성회 및 헌신예배를 드리며 성도들이 BCM 교육목회에 관심을 갖도록 했으며 자체적으로 2년 과정의 교사대학을 개설해 헌신된 교사들을 양성하고 있다.
북일교회의 모든 시스템도 다음 세대 중심으로 변화됐다. 어린이 예배 시간이 원래 9시였으나 장년과 같은 11시로 옮겼으며 둘째 주간은 담임목사가 직접 어린이 예배에서 설교하도록 했다. 매 예배의 기도 때마다 교육기관을 위한 기도를 하도록 했으며 청소년들이 주일에 하루 종일 교회에서 지낼 수 있도록 배려했다. 또 원활한 교사 수급을 위해 성가대를 해체하고 팀별 중창단으로 개편하는 수술도 단행했다.
이러한 교육목회로의 전환은 성도들에게 자연스럽게 다음 세대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중요하다는 인식을 심어주었고 미래를 기대할만한 교회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었다. 황용득 목사는 “장년층 성장이 천천히 갈지라도 교육 중심의 성장을 기대한다"라며 “담임목사가 교육과 목회를 분리해서 계속 목회를 해나간다면 언젠가 그 교회는 다음 세대가 없는 교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주교회(이성관 목사)도 다음 세대 중심으로 목회 환경을 바꾸면서 다음 세대뿐 아니라 장년층 신자도 늘어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주일에는 담임 이성관 목사가 중고등부 예배에서 말씀을 전한다. 설교 제목과 본문은 장년 예배와 동일하다. 세대 간 화합을 도모한다는 취지다. 또 1년에 1~2회 정도 30여 명의 학생을 선발해 해외 비전트립을 보내고 여행경비 전액을 지원한다. 이를 위해 매년 5000만 원의 예산이 소요된다.
특별새벽 기도회 기간에는 교회학교 학생 모두가 나오도록 하고 개근을 한 어린이에게는 상금도 준다. 예배 시간이 달랐던 유치·유년·초등부 예배는 주일 오전 11시로 통일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교회학교 각 부서별 출석이 70~90명 선에 이르고 교육 시설과 교육 프로그램이 좋다는 소문이 나면서 어린 자녀를 둔 젊은 층 새 신자도 늘어났다.
다음 세대에 대한 투자가 결과적으로 전도로 이어진 것. 이들 교회 외에도 다음 세대 양육과 투자에 적극 나서면서 교회학교의 성장이 일어나고 균형 있는 성장을 이어가는 교회들의 사례가 늘고 있다. 한편 교육 전문가들은 “담임목사의 목회철학과 더불어 부교역자와 교사들의 헌신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여 부교역자와 교사들의 소명의식과 사명감을 고취시켜 갈 때 교육목회가 성공할 수 있다"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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