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배우자에게 어떤 동행자(同行者)일까?
샬롬! 지난밤 편히 쉬셨는지요? 좋은 하루 되시길 기원합니다. 오장육부 중에서 유일하게 이식수술이 불가능한 장기가 위장일 정도로, 위장은 아주 정교하게 만들어졌답니다. 고로, 폭음과 폭식을 피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중에서도, 비빔밥과 자장면은 좋지 않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비빔밥은 거친 섬유소가 많아서, 자장면은 기름기가 많기 때문이랍니다.
아내와 부부의 인연을 맺고 산지 어언 34년이 지났습니다. 다른 것은 다 차치하더라도, 매일매일 이른 새벽에 교회로 향하는 아내의 마음은 어떤 걸까? 냉기 가득한 교회의 찬 의자에 앉아 두 손을 모으고, 아내는 어떤 간절함을 호소하는 걸까? 구태여 확인하지 않아도, 거기에는 많이 모자란 남편인 제가 염치없이 존재하고 있으리라 여겨집니다. 갑자기 매운 눈보라를 정면으로 맞은 듯, 얼굴이 따끔거리고 콧등이 시큰해졌습니다. 밤새 내린 눈 위에 찍힌 아내의 발자국을 새삼스레 바라봤습니다. 부부란, 같은 방향을 향하여 함께 길을 가는 ‘동행자’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지난 세월, 나는 아내에게 어떤 동행인으로 존재해 왔을까? 이 새벽, 눈 위에 홀로 찍힌 저 발자국처럼 아내 혼자 그 길을 외롭게 간 것은 아닐까? 생각이 거기에 미치자, 아내의 발자국에 더 이상 빌붙어 서 있을 수 없어서 조용히 한쪽으로 비켜 걸음을 옮겼습니다. 얼마 후, 교회 앞에 도착해서 뒤돌아보니, 아내의 발자국에 덤을 얹듯 묻어 왔던 흔적보다, 나란히 찍힌 두 쌍의 발자국이 더 안정적이고 보기 좋았습니다.(출처; 샘터, 소설가 홍종의)
남자는 여자보다 훨씬 늦게 철든다고 합니다. 하오니, 혹시 남자 때문에 속 썩는 경우라면, 조금만 더 참아보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분명히, 남편사랑을 듬뿍 받게 될 날이 반드시 올 겁니다. "사람아 주께서 선한 것이 무엇임을 네게 보이셨나니 여호와께서 네게 구하시는 것은 오직 정의를 행하며 인자를 사랑하며 겸손하게 네 하나님과 함께 행하는 것이 아니냐"(미가서 6:8). "믿음으로 애굽을 떠나 왕의 노함을 무서워하지 아니하고 곧 보이지 아니하는 자를 보는 것 같이 하여 참았으며"(히브리서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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