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죽음에이르는7가지죄

가난한 자에 대한 무관심

예림의집 2019. 2. 20. 16:57

가난한 자에 대한 무관심


탐욕의 또 다른 중요한 특징은 이웃에 대해 무정하고 무관심하게 되는 것입니다. 도로시 세이어즈는 탐욕을 '차가운 마음의 죄'라고 표현했습니다. 재물에 대한 탐욕은 정작 재물이 필요한 사람을 보지도, 마음에 담지도 못하게 하며, 자연히 가난한 사람에 대해 무정해지게 만듭니다. 그래서 이들은 가난한 자들은 언제나 있게 마련이고 또 그들은 그 상태로도 살아갈 수 있다고 합리화하고 외면해 버립니다. 마치 탐욕(avarice)이라는 영어 단어의 뒷글자 '-ice(얼음)'처럼 차가워져서 감각이 없어지는 것입니다.

오늘날 일반적으로 풍요한 나라의 국민들은 빈곤 국가의 가난한 사람들의 처지를 별로 의식하지 않으며, 자신이 무한정 소유하고 소비하는 것이 그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각해 보려고 하지 않습니다. 지그촌에 존재하는 식량과 자원은 무한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일부가 많이 소유하고 소비하면, 다른 사람들은 남은 것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해지면 자연히 가격 상승이 일어나면서 가난한 자들은 더욱 그것을 얻기가 힘들어집니다. 비록 의도하지 않았을지라도 가진 자들이 과도히 쓰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가난한 이들에게 미치게 마련입니다. 그런 상황임에도, 풍요한 지역의 사람들은 자신들이 마음껏 먹고 버리고 자원을 사용하는 것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크게 신경 쓰지 않습니다.

최근 지구촌은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 변화로 크게 고통받고 있습니다. 기후 변화가 일으키는 쓰나미와 허리케인, 폭염, 폭우, 해수면 상승과 같은 다양한 자연재해 때문입니다.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회(IPCC)라는 유엔 산하 단체는 2007년 4차 보고서를 통해 기후 변화와 이에 따르는 자연재해는 인간의 행동, 즉 과소비적 삶의 방식이 초래한 현상이라 진단하고 선진국의 절제를 촉구했습니다. 과도한 소비 욕구 때문에 무분별하게 벌목하고 더 많은 땅을 경작지로 사용하고 다량의 오염 물질을 대기로 배출하는 과정에서 온실가스가 증가하면서 다양한 자연재해가 일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문제는 그 때문에 힘없는 국가들이 가장 큰 피해를 당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남극과 북극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빙하가 녹아 생존을 위협받고, 동물들은 먹이를 찾기 위해 더 헤매고 돌아다녀야 합니다. 또한 남태평양의 투발루(Tuvalu) 같은 약소국가들은 해수면 상승으로 국토가 수몰될 위험에 처해 있습니다.

약자와 생태계가 이처럼 생존의 위협 가운데 도움을 호소하고 부유한 국가들의 절제를 요청하고 있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약자에 대한 배려와 관심, 자기 삶의 방식을 바꾸어야 한다는 의식이 별로 없습니다. 우리 모두는 이와 같은 소유욕과 소비욕을 제어할 때 자신뿐 아니라 우리가 속한 공동체, 그리고 약한 지구 공동체의 구성원들이 함께 살아갈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합니다. 바로 이런 공동체 의식을 갖는 것에서부터 치유가 시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