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후원 사역†/선교이야기

교회의 정체성과 선교의 목적에 관하여

예림의집 2019. 1. 29. 13:43

교회의 정체성과 선교의 목적에 관하여


우리는 하나님의 선교에 대한 묵상을 계속하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마지막 묵상 여정으로 마지막으로 교회의 정체성과 선교의 목적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한다. ‘교회가 하나님 선교에서 어떤 정체성을 갖는가’라는 질문은 교회의 존재 목적과 존재 목적으로부터 도출된 교회의 역할이 무엇인가를 묻는 질문이다. 교회의 정체성에 관한 묵상은 하나님이 이스라엘 민족을 선택하신 이유와 직결되어 있다.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약속 아래서 열방의 빛으로 살도록 택함을 받았지만, 그 부르심에 따라 사는 것을 실패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는 선지자들을 통해 지속적으로 약속의 민족 이스라엘은 회복될 것이고, 흩어진 백성들이 다시 하나님의 다스림 아래로 함께 모일 것이라고 예언했다.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 자신이 이스라엘의 잃어버린 양에게로 보냄을 받았다고 말씀(마 15:24) 하신 것은 이스라엘을 모으시는 일을 시작하셨다는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열두 사도들을 세우심으로 이스라엘의 열두 지파가 하나님의 선교를 위해 회복되고 모이는 것을 보여 준다. 그리고 죄에 대한 승리와 속죄를 위한 희생의 의미를 담은 십자가에서의 죽음을 통해 새 창조의 문을 여셨으며, 부활하심으로써 하나님의 백성 공동체 전체가 회복되는 길을 펼치셨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성령을 보내시어 교회를 세우시고, 능력과 은사를 부어 주심으로 하나님의 선교를 완수하는 대리인으로 교회를 준비시키셨다.

성령이 오순절에 임하신 것은 독특한 의미가 있다. 원래 오순절은 이스라엘이 온전한 수확을 기대하며 추수의 첫 열매를 하나님께 드리는 절기였다(출 23:16, 신 16:9-12). 하나님께서는 하나님 나라의 첫 열매인 성령을 주시는 날로 이 날을 택하셨다. 성경 역사학자들에 따르면, 주전 2세기 무렵에는 이 오순절이 추수 절기로서 갖는 의미보다는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주신 약속을 기념하는 시기로서의 의미를 더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하나님께서는 온 세상 모든 백성을 추수하기 위해, 그리고 언약을 새롭게 하시기 위해 성령을 오순절에 보내신 것이다.

이처럼 교회의 존재 목적은 하나님의 선교의 연속과 완성을 위한 것이다. 교회는 하나님의 선교를 떠나서는 그 존재 의미를 찾을 수 없는 공동체이다. 이런 관점에서 생각한다면, 교회가 선교를 하는 것이라기보다는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선교를 위해 교회를 세우시고 운행하시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 옳다. 교회는 하나님의 선교를 떠나서는 생각할 수 없는 곳이다. 선교는 교회를 떠나서 생각할 수 없으며, 동시에 교회는 선교를 떠나서 생각할 수 없다.

우리는 이제 마지막 주제인 선교의 목적이 하나님의 영광인 것, 그리고 목적이 하나님의 영광이기에 과정도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것이어야 한다는 것으로 묵상을 옮겨가려고 한다. 하나님께서는 이사야의 입을 통해 “내가 내 영광을 위하여 창조한 내 백성을 다 내게 오게 하라(사 43:7)”라고 명하신다. 시편 기자는 “주께서 지으신 모든 민족이 와서 주의 앞에 경배하며 주의 이름에 영광을 돌리리이다(시 86:9)”라고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기도를 드린다. 하나님께서는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상속자로 삼으시고, 우리가 하나님의 영광을 찬미하는 사람이 되기를 원하시며, 우리 안에 성령님을 보내셔서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의 영광을 찬미하게 하신다(엡 1:11-14). 선교의 목적은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님의 영광이다.

선교의 목적이 하나님의 영광이기에 선교의 모든 과정은 하나님의 성품을 온전하게 반영해야 한다. 성육신하신 예수님이 “은혜와 진리가 (동시에) 충만”(요 1:14) 했던 것처럼 진리만이 아닌, 또는 은혜만이 아닌, 진리와 은혜가 동시에 공존하는 선교 자세와 방법이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하나님의 선교에 참여하는 하나님 백성의 선교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라는 식의 생각은 하나님의 선교의 걸림돌이요, 오히려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는 태도이다.

그동안 우리는 하나님의 선교라는 주제로 긴 묵상의 여정을 함께 했다. 이 묵상의 여정은 하나님 백성의 정체성을 확인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정체성을 부여하시고 정체성에 부합한 삶을 살도록 묵상의 기회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자. 이 묵상의 기회 자체가 “우리를 그리스도의 충만함까지 이르게 하시는 하나님의 은혜(엡 4:13)”임을 기억하며 그동안의 묵상 여정을 마무리한다.


토론과 묵상을 위한 질문

1. 선교를 떠나 교회의 정체성을 생각할 수 없다면 그리스도인 개인의 정체성은 선교와 어떻게 관련되어 있을까요?

2. 선교의 목적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함이지만 선교의 과정에서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는 경우가 있다면 나누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