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적 성경 읽기에 관하여
우리는 ‘하나님의 선교(Mission of God)’라는 주제로 묵상의 여정을 계속하고 있다. 첫 번째 묵상에서는 하나님의 선교가 무엇이며 이에 참여하는 하나님 백성의 선교가 지녀야 할 모습 여덟 가지를 개괄적으로 살펴보았다. 두 번째 묵상에서는 이 여덟 가지 모습 중 첫 두 가지, 선교는 우리가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선교에 ‘참여’하는 것이고, 하나님이 행하시는 것에 참여하는 것이기에 부담이 아니라 감격이라는 묵상을 했다. 세 번째 묵상에서는 ‘선교 참여는 하나님의 모든 백성이 하는 것’이며, 선교는 ‘타문화권에서의 활동이라기보다는 보내진 모든 삶의 현장에서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살아가는 것이다’라는 생각을 곱씹어 보았다.
이번 묵상에서는 선교의 대상과 성경의 주제로서의 선교에 대해 생각해 보자. 많은 그리스도인들은 성경이 창세기 3장의 타락 사건에서 시작해서 요한계시록 20장의 사탄의 패망과 모든 사람이 심판받는 것에서 끝나는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조금 더 생각해 보면 성경은 창조(창 1:1)에서 시작해서 새 창조 (계 21장 새 하늘과 새 땅)로 끝난다. 창조는 성경신학의 주요 주제이고, 창조 세계를 돌보는 것은 하나님이 인류를 처음 창조했을 때 주신 사명이며, 이는 예수님이 우리에게 주신 대위임령과 함께 지켜져야 한다.
우리의 구속은 “창조 세계 바깥으로 구속받는 것이 아니라, 구속된 창조 세계 자체의 일부로서 구속받는 것”(크리스토퍼 라이트)이기에 창조 세계를 돌보는 것은 하나님 선교에 참여하는 백성으로서 당연한 의무이다. 선교를 영혼 구원에만 국한하는 것은 하나님의 선교의 총체적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서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 지금 우리는 영혼 구원이 하나님 선교의 초점이 아니라는 말을 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하나님께서는 만물, 곧 땅에 있는 것들이나 하늘에 있는 것들이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자기와 화목하게 되기를 바라시고(골 1장) 그럼으로써 하늘, 땅, 바다와 거기 충만한 것, 밭과 그 가운데 있는 것, 숲의 모든 나무들이 여호와 앞에서 즐거이 노래하기를(시 96장) 원하신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즉, 하나님이 창조하신 모든 피조물이 하나님 선교의 대상이라는 이야기다. 이런 관점을 가지고 선교를 보는 우리의 시각과 창조 세계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를 다시 한 번 점검해 보아야 한다.
이제 “성경의 근간은 선교”라고 하는 두 번째 이야기를 생각해 보자. 오랫동안 “선교의 성경적 근거”라는 표현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 간략하게 설명하면, 이 표현은 성경의 이곳저곳(예, 행 1:8, 마 28:18-20 등)에 그리스도인에게 선교를 명령하는 구절들이 포함되어 있기에 선교는 성경적 근거를 가지고 있는 활동이며, 또한 선교 참여는 성경에 담겨 있는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그리스도인의 바른 반응이라는 것이다. 이와 대조적인 관점은 “성경의 선교적 근거”이다. 이 관점은 성경의 중심 주제가 “하나님의 선교”이기 때문에 성경 말씀을 부분, 부분 따로 떼어서 해석하지 않고, 전체적으로 조망(literary whole)해볼 때에야 그 주제가 선명하게 드러나게 된다는 관점이다. 즉, 선교가 성경 전체 이야기의 중심 주제라는 것이다.
선교를 성경이 담고 있는 많은 이야기 중의 한 가지 정도로 생각한다면 그것은 오해다. 오히려 선교는 성경이 이야기하고 있는 전부이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성경 자체가 선교적 현상이다. 성경에 담겨 있는 이야기들(예, 아브람을 부르심, 이스라엘을 부르심, 예수님을 보내심, 교회를 세우심 등)이 하나님의 선교적 산물이며 증거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성경을 바르게 읽는 것은 선교적 성경 해석을 통해서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성경은 오늘 내가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처방(prescription)을 주는 것이 목적이라기보다는, 하나님의 구속사 가운데 하나님 백성의 선택과 부르신 분의 구속의 역사에 이 백성들이 참여함을 통해, 모든 나라와 족속과 백성과 방언에서 구원받는 백성이 나오며 새 하늘과 새 땅이 다가오는 것을 보여 주는 대서사(grand narrative)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창조물 전체가 하나님 선교의 대상임을 이해하며, 하나님의 선교 관점에서 성경을 보는 바른 성서 해석학 관점을 가진 하나님의 백성이 되길 기도한다.
토론과 묵상을 위한 질문
1. 선교를 영혼 구원이라고 보는 관점과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모든 피조물이 하나님 선교의 대상이라는 관점은 어떤 차이가 있나요?
2. 선교의 성경적 근거를 몇몇 성경 구절에서 찾는 것과 달리 성경 전체가 ‘하나님의 선교’라는 거시적 관점이 선교에 대한 인식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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