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 숭배
바울은 탐욕을 "일만 악의 뿌리"(디모데전서 6:10)라고 말했고, 아퀴나스는 이땅의 물질 때문에 영원한 것을 멸시하는 것, 곧 "하나님에 대항하는 죄"라고 규정했습니다. 교회 전통이 이것을 대죄로 지목해 온 핵심적인 이유는 이 죄의 우상숭배적 성격 때문입니다. 바울은 그의 편지에서 "탐심은 우상숭배"(고로새 3:5), "탐하는 자 곧 우상숭배자"(에베소서 5:5)라고 말함으로써 탐욕과 우상숭배를 동일시했습니다. 우상숭배란 하나님 백성을 언약 공동체로부터 잘려 나가도록 만드는 최악의 죄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이유로 탐욕을 우상숭배와 같은 죄로 보는 것일까요? 바로, 제물을 탐하는 사람에게 제물은 곧 하나님과 동일한 힘을 지니기 때문입니다. 돈은 무소불위의 힘을 가지고 우리 존재와 삶을 지탱해주며, 인간은 그러한 돈을 깊이 신뢰하고 의지합니다. 그것은 인간에게 깊은 평안과 안전감을 주고 미래까지도 보장해 줍니다.
또한 일상생활에서 어떤 어려운 일을 만나도 쉽게 해결할 수 있는 편리한 수단이 됩니다. 그래서 인간은 마치 하나님을 의지하듯 돈을 의지하며, 급한 일을 만날 때는 더더욱 하나님이 아닌 돈을 떠올리고 그 힘을 빌리려고 합니다. 이와 같은 돈에 대한 사랑은, 결국 인간을 돈과 깊이 밀착되게 하고 마음으로 늘 그것을 향하게 만듭니다.
예수님의 어리석은 부자 비유(누가복음 12:13-21)는 탐욕의 이런 우상숭배적 성격을 잘 드러냅니다. 소출이 크게 늘어난 어느 해에, 부자는 곳간을 더 크게 짓고 곡식을 가득 쌓아 둠으로써 노후를 보장받고 미래에 대한 걱정에서 벗어나 영혼의 안전을 도모하고자 했습니다. "영혼아, 여러 해 쓸 물건을 많이 쌓아 두었으니, 평안히 쉬고 먹고 마시고 즐거워하자"(누가복음 12:19). 어리석은 부자는 재물이 자신을 구해 주고 안전하게 지켜주리라 믿고 그것을 의지했습니다. 이처럼 탐욕은 하나님을 재물로 대체하고 재물을 의지하고 섬기는 우상숭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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