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이야기만 죽 늘어놨습니다.
샬롬! 어제부터 장마가 시작되었습니다. 피해가 없도록 미리 살펴봐야겠습니다. 엊그제 아침, 아내는 바로 전날 저녁에 한 이야기를 다시 꺼냈습니다. 하지만, 저는 처음 듣는 것처럼 응대했습니다. 그전 같으면 ‘했던 이야기’라고 말허리를 잘랐을 겁니다. 하지만, 이젠 안 그럽니다. 저도 왕왕 ‘했던 이야기’를 다시 할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어느 날, 수업 시간 내내 엎드려 있는, 거의 웃지 않는, ‘자퇴하고 싶어요.’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은별이가 커다란 눈을 껌벅이며 상담실로 저를 찾아왔습니다. 하지만, 저는 은별이에게 제 생각만 줄줄 늘어놨습니다. 한참 듣고 있던 은별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습니다. “저도 알아요. 다른 방법이 없다는 것을!” 저는 은별이가 정말 제 말을 이해했다고 믿었습니다. 다시 한 번 ‘뭐 좀 아는 교사인척’ 하면서 “열심히 하자!”라는 말도 빼먹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은별이는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엎드려 있고 웃지 않았습니다. 남은 학기 동안, 은별이를 볼 때마다 미안했습니다. 제 실수를 뒤늦게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그날 저는, 은별이가 찾아온 이유를 지레 짐작하면서 맘대로 결론짓고, 제 이야기만 늘어놨던 겁니다. 결국 은별이의 말은 하나도 들어주지 못했습니다. 이제는, 제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먼저 생각하지 않습니다. ‘말하고 싶은 아이들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이, ‘아는 것 없는 교사’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상담이라는 것을, 은별이가 가르쳐주었기 때문입니다.(출처: 좋은생각, 정수임)
말하는 것보다 들어주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잘 아실 겁니다. 들어주는 것만 잘해도 인생의 절반은 성공했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므로 믿음은 들음에서 나며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말미암았느니라"(롬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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