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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틸리히: 그리스도교 보편주의

예림의집 2018. 5. 31. 19:03

폴 틸리히: 그리스도교 보편주의 


20세기의 탁월한 신학자 가운데 한 사람인 틸리히는 신의 초월성을 강조하고 신이 어느 특정한 방법으로만 현현한다는 특별계시의 주장을 배제하면서 타종교에도 계시적 접촉이나 신과의 만남이 있다는 그리스도교 보편주의를 표방했다. "예수에게서 특수한 것은 보편적인 것을 위해 자기 속에 있는 특수한 것을 십자가에 못 박아 버렸다는 사실이다. 이것이 특수한 종교에 대한 속박과 종교영역자체에 대한 속박에서 그의 모습을 해방시키는 것이다. 특수하면서도 특수적인 것에서 해방되고, 종교적이면서도 종교에서 해방된 이런 모습과 함께 그리스도교는 스스로 판단하고, 스스로 판단함으로 다른 종교도 판단하는 표준을 얻게 되는 것이다." 

그에 의하면 이제 그리스도교는 유대인이나 이슬람교도나 힌두교도, 불교도들을 개종시키려고 노력하는 대신 자기 성찰과 대화를 촉진시켜야 할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 목표는 종교들을 혼합하는 것도 아니고 타종교에 대해 승리하자는 것도 아닌 자기 비판적인 대화를 통해 자기 종교의 깊이로 더욱 파고들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따라서 그는 모든 종교에 공통되는 하나의 '신', 혹은 '신을 초월한 신'개념을 제시하며 신 중심주의적 사상을 강조한다. 

그러나 그는 결코 타종교와의 만남을 통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특수성을 포기하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타종교와의 만남을 자신을 실현하는 길이라고 역설한다. 여기에서 우리는 틸리히가 말하는 종교간의 만남-나는 너와의 만남을 통해서 내 자신을 실현하지만, 결코 네 속에 해소되지 않는다는 인격적 만남-임을 알 수 있다. "개종이 아니라 대화"를 강조하며 그리스도교의 특수성을 깨뜨려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모두 틸리히의 그리스도교 보편주의가 종교간의 대화의 의미를 밝히려는 신 중심적인 종교다원주의적 발상으로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