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후원 사역†/선교이야기

그들 중의 하나가 되어 - 낮아지는 선교의 모델

예림의집 2018. 5. 24. 11:43

그들 중의 하나가 되어 - 낮아지는 선교의 모델


손창남 선교사(한국 OMF 대표)


많은 사람들이 선교를 생각할 때 허드슨 테일러, 윌리암 캐리, 그리고 양화진에 묻혀 있는 외국 선교사들의 모습을 떠 올린다. 그런 선교사들의 생애는 우리에게 영적 도전이 된다. 19세기에 활동했던 위대한 선교사들은 공개적이고도 도전적인 High Profile 방식으로 선교했으며 위험을 무릎 쓴 용기와 인내로 근대선교의 문을 열었다. 이에 반해서 우리는 Low Profile 의 비공개적이고도 개인적 접근 방식으로 전도를  해야 하는 창의적 접근 지역과 미전도 종족 중심의 선교를 우선적으로 감당해야 하는 영적 부담감을 가지고 있다. 

아프리카와 아시아가 선교사들에게 열리기 시작한 것은 17세기의 항해술의 발달, 18세기와 19세기의 서구 제국주의적 확장에 의해서라 할 수 있다. 19세기 선교사들이 종교적으로 호의적이지 않은 지역에서도 사역을 할 수 있었던 것은 피선교지인들에게 교육, 의료, 사회 계몽 등을 통해서 유익을 주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정치적인 이유  때문에 선교사를 함부로  할 수도 없었다. 서구 문명의 눈으로 볼 때 선교지들은 철처히 낙후 된 지역이며 일반적으로 선교사들은 우월한 입장과 자세로 선교지에 갈 수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날 우리에게 적합한 선교의 모델을 19세기의 선교에서 찾는 것은 그리 타당한 일이 아니다. 오히려 1세기의 성도들의 삶에서 찾는 것이 더 쉬운 일이 될지도 모른다. 사도행전에서 그들은 예루살렘에서 시작된 핍박을 피해서 흩어지면서 도망만 다닌 것이 아니라 복음을 전했다. 이들의 사역을 통해서 안디옥 교회가 생기게 되었으며, 박해와 피신이라는 상황 속에서 Low Profile의 선교적 방법을 수행할 수 밖에 없었다. 그들 뒤에는 선교 스테이션도, 군대도, 선교사라는 영광과 우월감도, 후원제도도 없었지만 그들은 목적에 적합하게 행동했으며 의도적이든, 의도적이지 않든지 한 시대를 복음으로 정복하는 기초를 놓았다.  

나는 오늘날의 선교사들이 어떤 면에서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선교사역을 위한 제도적 환경과 소유를 포기하지 못하는 것이 선교의 새로운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초대교회의 사역자들은 어떤 면에서 약자의 모습으로 민중 속에 파고 들었으며 그들의 사역은 매우 효과적이었다. 선교사들은 무엇을 나누어주고 책임져주는 새로운 패이트런이 되어서 현지에 들어서려고 하지 말고, 종이 되고 상처를 싸매는 치료자가 되어야 한다.  

이러한 Low Profile적 자세의 선교가 오늘날을 위한 전략적 모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18세기의 모라비안 선교 운동처럼 “그들 중의 하나가 되어” 살면서 자급자족하는 삶의 평등성 속에서 형성된 아름다운 영향력의 Low Profile 선교의 전형을 오늘날의 선교에서도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