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또한 지나가리라
남편이 다니던 회사가 끝내 부도가 났습니다. 그렇게 25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둔 지 몇 달이 흘렀습니다. 평생 영업직으로 살아온 남편에게 실업자라는 말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힘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고등학생인 큰딸과 작은아들을 있었기에 가족의 미래를 생각하면 암담했습니다.
남편은 다시 일자리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했지만 경기가 어려워 젊은 청년들도 취업난에 허덕이는 요즘 50이 넘은 남편을 채용해 주는 곳은 없었습니다. 어느 날 남편이 조심스럽게 말했습니다. "여보, 내일부터 택시기사로 일해야겠어." 사실 남편은 영업직 특성상 평소 운전을 많이 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난폭운전을 하는 택시를 무척이나 싫어했습니다. 당연히 모든 택시기사 분들이 그런 건 아니지만 깜빡이도 없이 끼어들기라도 당하는 순간이면 차분했던 사람인데도 화를 내곤 했습니다. 그랬던 남편이 택시기사라는 새로운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힘들어하는 남편을 볼 때마다 안쓰러울 때가 많았는데, 어느 날 남편이 저에게 말하더군요.
"택시를 몰다 보니 다양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는 게 즐거워. 그리고 택시기사 중에 좋은 사람이 더 많은데 예전에 무턱대고 화냈던 것이 미안하네." 항상 남편은 걱정하는 제게 언제나 웃으며 말합니다. 그 웃음 속에 담겨있는 의미를 보면서 저도 많은 것을 배웁니다.
지금 아무리 형편이 좋아도 언젠가 나빠질 수도 있고 지금 힘들고 어려워도 그 고난이 지나가면 다시 새로운 날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고난 속에서 배움과 깨달음과 행복을 찾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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