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리를 잘 가르치는 실제적인 방법
필자는 교리교육을 준비하면서 어떻게 하면 흔들리지 않고 바른 교리를 학생들에게 가르칠 수 있을까하는 고민을 끝임 없이 해오고 있다. 전달자인 필자가 잘못 전달하여 그들을 진리에서 이탈시킬 수도 있지 않겠는가? 어려서 잘못 정립된 그들의 신앙 체계로 인해 끝내 그들이 넘어지게 된다면, 많은 역경에 처하게 된다면, 이단 사설에 넘어가기라도 한다면 이 큰 죄를 어찌 감당하겠는가? 올해 3월, 필자가 맡은 부서에 교리공부를 시작하면서 필자는 다음과 같은 12가지의 지침을 세웠다.
①교리를 가르치는 자의 역량이 가장 중요하다.
가르치는 자가 교리의 의미와 가치를 모르면 교리 교육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게 된다. 교리 교육은 결코 의욕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가르치는 자는 교리에 대한 충분한 지식을 가져야 하며 특히 교리를 잘 가르치는 기술을 갖추어야 한다. 교리는 누가 가르치느냐가 제일 중요하다. 교리를 가르치기 위하여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야 한다. 덧붙여 많은 기도가 필요하다. 교리교육은 영적 싸움이다. 기도 없이는 아이들의 마음을 절대 열지 못한다. 또한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은 가르치는 자가 그 가르치는 교리를 믿어야 한다. 학생들에게 자신의 믿음을 보여야 한다. 확신이 없는 교리교육은 오히려 학생들에게서 교리를 멀어지게 한다.
②교회와 담당부서의 동의와 공감대가 만들어져야 한다.
필자가 섬기는 부서에 교리교육을 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찾아간 분이 담임목사이고, 담임목사님과 함께 장로님들을 찾아뵈었다. 장로님들이 “그동안 많이 시도해 보았는데 다 실패했다. 잘 할 자신이 있느냐?”라는 말에 “잘할지는 모르겠지만, 목숨을 걸고 준비하고, 목숨을 걸고 가르치겠습니다.”라고 답하여 허락을 받아내었다. 그 다음으로는 교사의 학생들의 공감대를 얻는 것이었다. 사실 이 부문이 나에게는 제일 힘든 싸움이었다. 자세한 내용은 다음 “사례연구” 편에서 다룰 것이다.
③담당 교역자가 직접 가르치는 것이 좋다.
담임목사와 담당교역자간에 교리교육의 철학과 방침이 통일되어야 한다. 교리교육에는 영적 권위가 필수이다. 담당 교역자는 담임목사에게 위임받은 권위로 가르치는 것이다. 교사들에게 일부의 역할을 맡기는 것은 유익한 면이 있으나 그들을 의지해서는 안 된다. 주도적이 되어야 한다.
④쉬운 내용을 너무 지루하게 끌고 가서는 안 된다.
사람들이 다 아는 평범한 사실들을 지나치게 자주 반복하거나 너무 오래 끌고 가면 학생들이 듣다가 지친다. 교리를 배우는 유익은 우리가 설문조사 10번에서 보았듯이 “신앙증진(30.3%), 성경의 진리 탐구(29.4%), 이단 방어(24.6%), 설교의 일해를 돕기(12.9%)” 등이다. 아는 것을 자꾸 말하기보다는 그것을 확실히 한 후에 다음 내용으로 넘어가는 것이 좋다. 교리교육은 확신, 생동감, 스피드, 정확도, 신선함 등을 고려해야 한다.
⑤교리 가운데 어렵고 심오한 내용도 과감하게 가르쳐야 한다.
삼위일체, 작정과 예정, 섭리, 예수님의 신성과 인성 등에 대한 것들을 피하지 말고 과감하게 가르쳐야 한다. 이런 내용들이 다루기 어렵다고 생각하거나 교인들이 알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교리의 모든 항목들은 성경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에 알아야 할 필요가 있는 것들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어려운 부분을 쉽게 가르칠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연구해야 한다.
⑥교리를 교인들의 생활에 적용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
대부분의 교리는 오래전에 만들어졌고 따라서 고전적이며 다소 딱딱하다. 그러다보니 학생들은 교리가 자신들의 삶과 별로 관련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므로 오래 전의 교리가 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삶에 실제적으로 어떤 의미와 가치가 있는지를 알려 주어야 한다. 교리가 오늘날에도 앎과 삶의 지침이라는 사실을 말해 주어야 한다.
⑦스스로 교리 교재를 만들 필요가 있다.
그 교회, 그 부서의 사정과 신앙 수준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교재를 만들어야 한다. 같은 단어나 표현도 상황과 수준에 따라 이해되어질 수도 있고, 벽으로 다가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담당 교역자의 세심한 관찰이 무엇보다 선행되어져야 한다. 실패하는 교리교육의 대부분이 가르치는 자와 배우는 자의 코드가 맞지 않아서일 경우가 많다.
⑧학생들에게 교리를 교육하는 것이 나의 사명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우리는 말씀에 목숨을 걸어야 한다. 필자가 가르치는 학생들이 실험용 쥐가 되어서는 안 된다. 나의 한 마디, 행동 하나에 따라 그들의 일생이 결정될 수도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건성으로 가르치려면 안 가르치는 것이 낫다. 학생들에게 맞는 창의적인 방법들을 사용하여 교리를 가르쳐야 한다. 이 일을 하는 것이 대단히 자랑스럽고 감사하게 여겨야 한다. 설문조사 7번 문제 “교리교육은 어느 때부터 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많은 원우들이 “어렸을 때부터 하는 것이 좋다”고 대답한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⑨교리를 가르칠 때에는 시간 안배를 잘 해야 한다.
너무 짧아서도 안 되고 너무 길어서도 안 된다. 길다 싶으면, 약간의 공백을 두는 것이 좋다. 그렇다고 이번 주에 반하고 다음 주에 반하면 효과는 반감된다. 얼마나 학생들이 기억하고 있겠는가? 그래서 필자는 설교와 공과를 연결해서 교리를 가르치고 있다. 설교로 30분하고, 공과공부로 약 20분 적용과 나눔, 기도를 한다. 그 이상 가르치면 듣는 학생들이 피곤해 한다. 하지만 공부 시간은 각 교회의 사정에 따라 다를 것이다. 그러니 교회 사정을 감안하여 잘 조정하면 된다. 다만 말하는 사람이 느끼는 시간과 듣는 사람이 느끼는 시간은 다르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잊어서는 안 될 것이 그날 주제는 그날 끝내라는 것이다.
⑩교리를 가르칠 때 그 교회, 그 부서의 실정을 충분히 감안해야 한다.
다른 사역자가 하는 것을 그대로 따라서 하면 성공하지 못한다. 자기만의 스타일과 자기 교회만의 형편을 감안해야 한다. 학생들의 교육 수준, 참가 인원, 교사의 수준, 예배당 환경 등도 고려해야 한다. 우리 교회는 조립식 건물로 방음이 되질 않는다. 그래서 설교시간을 가장 조용한 시간으로 하기 위하여 예배의 전체 순서를 조절하였다.
⑪교리를 가르칠 때 다양한 교제를 활용하라.
교리는 딱딱하다는 것을 인정하자. 필자가 보기에도 소요리문답의 문답 형식 자체가 딱딱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교리를 가르칠 때 시각교재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강의안, 그림, PPT, 화이트보드, 인형, 물 컵 등 어떠한 것도 상관없다. 교리를 잘 설명할 교재를 늘 준비하라. 다만, 하나님을 설명할 때에는 극히 신중해야 한다.
⑫교리를 설교할 경우에는 설교를 하라.
많은 사람들이 “교리를 설교화 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한다. 할 수 있다. 해 보라. 교리 설교는 자주 해야 한다. 교리는 곧 성경의 요약이기 때문이다. 교리 설교를 자주 하면 신앙의 체계와 뼈대를 세워줄 수 있고 성경을 통전적으로 보는 능력을 길러줄 수 있다. 하지만 교리를 설교할 때에는 전문적인 용어들을 평이한 용어로 바꾸어서 말하는 것이 좋다. 용어를 설명하기 위해서 설교 시간을 허비하지 말아야 한다. 차라리 교회 전용 “교리 용어집”을 만들 것을 제안한다. 교리의 풍성하고 생생한 내용들을 설교하는 일이 잘만 이루어진다면 학생들에게 기름지고 영양 있는 음식을 먹일 수 있을 것이다. 그 영양분이 우리 아이들의 뼈를 든든하게 하고 키가 자라게 할 것이다. 그러하기에 학생부 교리교육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다시금 강조하지만 학생들에게 교리를 가르치는 일은 대단히 중요하고 그 결과 역시 상당히 효과적이다. 필자는 교리를 가르치는 일이 재미있고 의미가 있어서 계속할 생각이다. 교리를 가르치다보면 일부 불평하는 교사들과 학생들의 소리가 들릴 수도 있다. 그럴 때에는 교리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가르치는 자신의 방법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자신의 교육 방법을 반성하면서 발전적으로 나아가야 한다. 모든 교회들이 교리교육에 많은 관심을 가지기를 기대한다. 필자가 논문을 준비하면서 만난 많은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목사님들이 변화를 받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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