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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늘한 가을아침 운동, 고혈압환자 조심하세요

예림의집 2013. 9. 8. 09:07

 

찬바람 심장에 무리주고 기상후 2시간 혈압 상승…혈관질환 발생 오전에 많아
감기등 환절기 질환은 손 접촉 통해 60% 전염…손만 잘 씻어도 예방 가능

 

 

 

아침과 저녁에는 서늘한 바람이 불고 낮에는 여전히 무덥다. 어느새 하루 기온이 10~15도 차이가 나는 환절기가 찾아왔다.

환절기에는 몸의 면역력이 떨어지고 바이러스가 잘 증식해 감기나 호흡기 질환, 피부 질환 등에 노출되기 쉽다.유준현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일교차가 10도 이상 나면 신체는 균형을 잃게 되고 면역성이 떨어져 감기나 호흡기 질환에 걸리기 쉽다"며 "우리 몸은 활동량이 많은 여름철에 열 생산을 억제했다가 무더위가 끝나면 원래대로 돌아와야 하지만 일교차가 커지는 환절기에는 빨리 적응하지 못하면서 피로해지고 약해진다"고 설명한다.일교차가 큰 환절기에 가장 위험한 것은 혈관 질환이다.아침저녁에 부는 서늘한 바람은 무엇보다 우리 몸 혈관을 수축시키고 심장 박동에 무리를 줘 고혈압을 유발할 수 있다. 실제로 온도가 1도 내려가면 수축기 혈압은 1.3㎜Hg 올라간다. 따라서 기온이 5도만 내려가도 혈압은 약 6.5㎜Hg나 올라가는 것.요즘처럼 한낮에 비해 아침저녁 온도가 10도 이상 낮으면 혈압은 13㎜Hg 이상 상승하게 된다. 만약 기온 차이가 13도 이상 나면 혈압이 무려 17㎜Hg나 올라가게 된다.

우리 몸은 잠에서 깨어나 심장운동을 시작하면서 수면 중에 낮아졌던 혈압이 기상 후 약 2시간 동안 높아진다. 따라서 고혈압 환자가 시원한 공기를 마시면서 아침 운동을 하겠다고 나섰다간 자칫 화를 당할 수도 있다. 갑작스러운 혈압 상승은 자칫 고혈압 환자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뇌출혈이 오전 중에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가톨릭대 성바오로병원 순환기센터 장성원 교수는 "일교차가 커지는 환절기에는 건강하던 사람에게도 고혈압이 생기고 과거에 잘 치료됐던 고혈압 환자도 날씨 때문에 혈압 조절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게 된다"며 "몇 시간 간격으로 기온 차이가 심한 환절기에는 잠깐 방심하는 사이에 혈관 질환이 생겨 응급실을 찾는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혈압 분류는 △저혈압=99 이하(최고)/59 이하(최저) △정상혈압=100~119/60~79 △전단계 고혈압=120~139/80~89 △1단계 고혈압=140~159/90~99 △2단계 고혈압=160 이상/100 이상 등으로 구분한다. 고혈압은 혈압이 140/90㎜Hg 이상 높은 상태를 말한다.

고혈압은 협심증, 심부전, 심근경색증 등의 주요 원인이며 수도관이라 할 수 있는 혈관에 이상을 유발해 혈관 막힘이나 파열을 일으킨다. 특히 동맥경화증, 뇌졸중, 신부전증, 실명 등 치명적이고도 치료가 어려운 합병증을 유발하는 경우가 많다.

환절기에 으레 찾아오는 계절성 질환은 감기다. 감기는 온몸이 으슬으슬 떨리기도 하고 고열과 결막 충혈, 콧물, 기침 등 증상과 함께 근육통을 호소하기도 한다. 대개 일주일 이내에 증세가 회복되지만 면역력이 떨어지는 노인은 급성 중이염, 부비동염, 폐렴 등이 동반될 수 있다. 또한 감기가 폐렴으로 이어지기도 하며 소아, 노인, 면역억제제를 투여받는 환자에게서 더 잘 발생한다.

강희철 연세의대 가정의학과 교수는 "환절기가 되면 계절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우리 몸의 기능이 떨어지게 된다"며 "이때 감기가 약해진 신체 방어망을 뚫고 들어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환절기에는 공기가 건조해 목감기에 잘 걸리게 된다. 이 목감기가 바로 급성편도염이다. 급성편도염에 걸리면 고열과 식욕 저하, 침 삼킴 곤란, 목 통증 등 증상이 나타난다. 편도염이 심해지면 성대와 이를 둘러싼 후두에 염증이 발생하는 후두염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목 질환을 예방하려면 소금물로 자주 가글을 하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한다. 환절기에는 수분이 부족한 공기로 인해 호흡기 점막이 과민해져 기관지, 천식 같은 알레르기 질환도 잘 발생한다. 이와 함께 여름에 번식한 집먼지 진드기가 죽으면서 밀폐된 공간에 날려 비염이 악화되기도 한다.

이형철 자생한방병원 웰빙센터 내과 원장은 "알레르기 질환을 예방하려면 평소에 환기와 청소를 잘해 먼지나 진드기 등을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집 먼지나 진드기의 주요 서식지인 소파나 가구를 진공청소기나 물걸레로 자주 청소해줘야 한다"고 조언한다.

환절기 건강은 손씻기가 가장 중요하다. 많은 사람이 감기가 직접 코를 통해 전염된다고 잘못 알고 있지만 사실은 바이러스가 묻어 있는 손을 입이나 코에 갖다댈 때 감염된다.

이기덕 을지대 을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질병 중 60%가 손을 통해 전염된다"며 "손을 깨끗이 씻는 것만으로 생각보다 많은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보통 한쪽 손에만 세균 약 6만마리를 가지고 있다. 일단 손에 묻은 세균은 눈 코 입 피부 등으로 옮겨진 뒤 사람이 만지는 음식, 물건 등에도 옮겨져 다른 사람에게까지 전염시킨다. 손 씻기는 그냥 물에 대충 비비기만 하면 소용이 없다. 손에 비누를 묻혀 거품을 충분히 낸 다음 흐르는 물에 구석구석 씻어야 한다.

서울시 북부병원내과 이향림 과장은 "환절기 질환을 예방하려면 평소 면역력을 기르기 위한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요즘 같은 환절기에는 체온 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과장은 "우리 몸은 체온이 1도 떨어지면 면역력이 30%가량 저하될 수 있기 때문에 과도한 스트레스를 피하고 균형 잡힌 식습관, 규칙적인 운동과 함께 하루에 7~8시간 숙면을 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