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로 한국교회 강단의 문제는 잘못된 교회론에서 비롯되었다. 교회 중심의 교회론이 바로 그것이다.
교회가 곧 하나님의 나라이며, 교회성장을 곧 하나님나라의 확장이라고 이해하는 교회론은 이미 로마 가톨릭교회로부터 이어져 온 것으로 종교개혁 이후에도 별로 변화하지 않았으며 보수신학을 바탕으로 한 한국교회의 교회론도 철저하게 교회 중심의 교회론을 계승하였다. 이런 교회론이 1970년대 경제성장과 맞물려 교회성장론으로 발전하였으며 그래서 1970년대에는 놀라운 교회성장을 이룩하였다.
그러나 교회성장론은 개인주의 신앙을 강조한 나머지 기복신앙의 만연을 가져왔으며 교회의 대형화 추세는 농촌과 공단 지역 교회의 소외를 심화시켜 교회의 계층화를 자극하였다. 그뿐 아니라 교회가 점차 보수화하고 개인 구원에 강조점을 두면서 한국교회는 점차 탈사회적 집단으로 변모해갔으며 이는 결국 교회가 성장 그 자체에 목적을 둔 나머지 하나님나라의 실현이라는 본래의 목적을 망각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성도 수와 화려한 건물에서는 단연 놀라운 증가를 보인 것이 사실이지만 역사성을 상실한 교회가 되어 변화하는 새로운 시대에 올바로 적응할 능력은 잃어버렸다.
한국교회 강단이 새로워지기 위해서는 교회 중심의 교회론 대신
교회를 하나님의 통치를 실현시키는 역사적,종말적 공동체로 이해하는 새로운 교회론이
필요하다.
따라서 교회 강단에서는 하나님의 나라가 선포되어야 하며, 교회 목회는
하나님의 나라와 그 의를 구하기 위하여 힘쓰는 목회가 되어야 마땅할 것이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교회 중심의 교회론에 몰입해 있는 한국교회 강단에서는 하나님나라
선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설교학자 김운용 교수는,
하나님의 나라는 반드시 선포되어야 하는 설교의 중심 주제라는 전제 하에
몇 가지 관련 주제들을 제시하였다.
1. 하나님의 왕 되심에 대한 선언
2. 하나님의 통치하심
3. 회개
4. 하나님나라의 완성으로서의 '종말'
한국교회 강단에서는 이런 주제의 설교를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하나님의 왕 되심을 선포하기보다는 목회자 자신이 왕처럼 자기 교회를 지배하고 있으며 하나님의 통치보다는 미국처럼 강대한 힘의 통치를 긍정하고 축복하고 있는 것이 한국교회 강단의 현실이다.
한국교회 강단에서 회개는 설교의 흔한 주제이지만 세상에서 돌이켜 하나님나라를 향하여 온전하게 거듭남으로서의 회개라기보다는 개인의 도덕성 회복을 위한 회개에 머물고 있다. 목회자들의 설교는 성도들을 도덕적인 인간으로 개조하려는 목적으로 선포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나님나라를 향한 회개는 개인주의적 삶에서 벗어나 하나님의 통치가 실현되는 생명공동체를 향한 자기희생과 십자가를 지는 삶으로의 변화를 뜻하는 것이 아닌가!
하나님나라의 완성으로서의 종말을 선포한다 함은 이 땅의 삶과 이후의 삶이 분리되지 않고 하나로 통합된 세계에 있음을 선포하는 것이며 지금 이 세계가 모순과 부조리로 가득 차 있지만 그래도 이미 하나님의 나라에 통합되어 있기에 이 세계의 모순을 외면한 채 저 제상을 바라볼 수 없음을 선포하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교회 설교자들은 아직도 이 땅의 삶과 사후의 삶을 별개의 것으로 가르치면서 이 땅의 현실은 외면하고 저 하늘만을 바라보도록 설교하고 있다. 이런 이원론적인 가르침이 이 땅의 그리스도인을로 하여금 삶 따로, 신앙 따로의 삶을 이루게 하였다.
요약해서 정리하면, 한국교회 설교자들은 교회 중심의 교회론과 더불어
하나님나라에 대한 깊은 신학적 이해를 갖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 유경재(안동교회 원로목사), <한국교회 16인의 설교를 말한다>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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