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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민족과 에로스 이기주의

예림의집 2011. 7. 3. 21:11

한국민족과 에로스 이기주의

 

세계에서 가장 종교성이 강한 민족이 둘 있는데 하나는 유태인이고 하나는 한국민족이라고 한다. 유태인은 그 강한 종교성으로 유일신교인 유대교를 발전시켜 왔고, 우리 민족은 무속 종교를 발전시켜 왔다고 한다. 우리 민족의 무족신앙 역사는 민족사 그 자체라 할 만틈 뿌리가 깊고 역사가 길다.

무속신앙이란 샤머니즘을 민속의 하나로 보는 입장에서 표현된 용어이다. 샤머니즘은 아시아 동북방 일대의 민속종교를 지배해 온 무당신앙을 가리킨다. 샤머니즘은 '황홀경에 들어가는 고대적 기술'로서 황홀경을 체험한 샤먼(무당)에 의해서 주도되어 생겨나는 종교현상을 말한다. 자연숭배 또는 정령숭배의 원시종교의 한 형태이다.

샤머니즘에서 샤먼의 주요 기능은 '인간의 본능적 욕구인 복을 구하고, 재앙을 피하게' 하는 것이다. 샤머니즘은 '병자를 고치고 저 세상과 교통할 수 있는 힘을 소유한 샤먼에 중심을 둔 종교현상' 이다. 샤머니즘을 무교(巫敎) 또는 무교신앙이라고 할 때는 종교적 의미에서 정의할 때 쓰는 말이다.

우리나라의 무교신앙은 이미 사라져버린 고대이 종교가 아니요, 미개한 민족의 단순한 원시종교가 아니라 한 고대 종교가 한국의 문화사와 함께 살아온 것이며, 고등 종교를 받아들인 현대 한국이 문화와 사회 속에서도 민간신앙의 형태로 그대로 살아 있는 한 종교현상이다.

 

샤먼은 세 가지 직능이있다.

첫 번째 직능은 사제직이다. 신령에게 제사를 드리고 신령의 뜻을 사람에게 전달하는 것을 말한다.

두 번째 직능은 의무직이다. 이는 악령을 쫓아냄으로써 사람들의 병을 고쳐 주는 일이다.

세 번째 직능은 예언직이다. 길흉을 점치고 장래의 일을 말해 주는 일이다.

 

우리 민족의 무속신앙은 그 존재만큼이나 뿌리가 깊다. 그것은 민족성 속에 베어 있다.

'巫'라는 글자는 원래 여자가 무형의 신을 섬길 때 양편 소매를 드리우고 춤을 춤으로써 신을 내리게 하는 형상을 따라 만든 글자이다. '工'은 하늘과 땅을 연결한다는 뜻이요, 그 양편에 있는 '人'은 춤추는 사람을 표시한 것이다. 곧 가무로서 하늘과 땅, 신과 인간을 하나로 연결되게 한다는 뜻이다. 샤먼의 특이성은 가무에 있다. 노래와 춤은 황홀경으로 이끄는 기술이요, 영과 교통하는 방편이요 기술이기 때문이다.

샤머니즘의 공통적 특징은 사제, 치병, 예언 등인데 한국의 샤머니즘은 기복, 양재(신령이나 귀신에게 빌어서 재앙을 물리치는 것). 점복, 오라기라는 네 가지 요소를 더 포함한다. 사제와 기복, 치병과 양재, 예언과 점복이 상간관계를 가진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일반적 샤머니즘의 공통성에 우리나라 샤머니즘은 오락의 기능을 하나 더 추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바로 이런 특성을 지닌 샤머니즘이 기나긴 세월 동안 우리 민족의 종교적 욕구를 충족시켜 온 것이다. 종교적 욕구란 우링 삶을 영위시키는 기조가 되는 것인데 샤머니즘의 이러한 특성은 바로 우리민족의 성격적 특성과 심성의 밑바닥을 이루게 된 것이다.

 

한국 샤머니즘의 특성은 다음 네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는 의타성이다. 일상의 생활에서 일어나느 모든 현상은 신령계에 근거하고, 그 책임도 역시 신령계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즉 천지신명이 우리의 생활 운명을 좌우한다고 믿고 모든 것을 위탁해 버리는 것이다. 스스로의 운명에 대하여 주체적인 책임을 가지고 결단하며 사는 것이 아니라 오직 영계 혹은 영계와의 연결자인 무당에게 의존한다.

둘째는 보수성이다. 의타성은 자연히 보수성과 연결된다. 개혁이나 전지을 시도하는 것보다는 미래를 초월적 존재인 신명께 맡기고 현실에 안주하고자 한다. 한국의 샤머니즘은 다른 종교의 특이성을 받아들여 조화를 이루기보다는 이들은 자기 안에서 용해시키는 강력한 성향을 띤다. 그래서 어떤 외래 종교이든 우리나라에 들어오면 무속적 성향으로 변모된다.

셋째는 현실주의다. 한국의 샤머니즘은 강한 현실주의적 성격을 가직 있다. 인간의 모든 욕구를 현실로 집중시키고 있어서 현재의 상태에서 모든 재난을 벗고 평안하고 복된 삶을 추구하는 것이 기본적인 목표를 이룬다.

넷째가 오락성이다. 이상에서 말한 세 가지 요소들과 연관해서 운명론을 기초로 한 현실주의는 오락성을 띠게 마련이다. 현실 안주의 오락성을 띤 한국의 샤머니즘은 비생산적인 요소들을 내포하고 있으며, 당연한 귀결로서 이깆의적 특성을 가진다. 한국의 샤머니즘이 가지는 현실주의와 오락성은 한국인의 심성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영향을 미쳤으며, 또한 한국인의 의식구조의 기초가 되었다는 것이 옳은 분석으로 보인다.

 

한국의 샤머니즘은 타락한 인간의 본성처럼 된 내면세계의 에로스적 성향을 뒤흔들고 몰입시키기에 충분했다. 결국 한민족의 강한 종교성은 샤머니즘을 충분히 꽃피웠고 그 샤머니즘의 용광로는 감가적 신비체험과 현실적 풍요와 축복을 전하는 현대 오순절 운도의 바람을 타고 한국사회를 뒤흔들었다.

그래서 한국교회는 교파를 초월해 무속화한 기독교로 팽배하게 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도 역시 이기성과 현실성, 기복성과 불건전한 신비성을 탈피하기 어려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