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만의 거미줄
거미는 줄을 칩니다.
기술이 보통이 아닙니다.
거미가 친 줄은 예술에 가깝습니다.
아침 일찍이 산책로를 따라 운동을 하다가 거미가 친 줄을 봅니다.
새벽에 내린 이슬방울이 초롱초롱 맺혀 있습니다.
진주보다 아름답습니다.
그 어떤 보석보다도 영롱합니다.
거미가 친 줄은 적당히 되는대로 친 줄이 아닙니다.
질서 정연 하며 법칙이 있습니다.
구성과 조화가 있습니다.
어느 예술가가 만든 작품보다 우수합니다.
어느 보석상 진열장을 들여다보는 것 보다 아름답습니다.
거미줄은 손바닥 만한 크기로 치기도 하고 얼굴만큼의 넓이로도 쳐 놓습니다.
거미줄을 발견하는 비법도 체험했습니다.
거미줄은 잘 보이지 않습니다.
특히 작은 거미들이 쳐 놓은 줄들은 들여다 보아도 잘 보이지 않습니다.
새벽에 이슬이 많이 내린 날이면 보이긴 하지만 보통의 관심으로는 지나치기 쉽습니다.
햇빛이 반짝여 주고, 얼굴을 땅 가까이 대고 유심히 살펴야 겨우 보입니다.
거미줄에 맺친 이슬은 아침 햇살이 비치면 이내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립니다.
분무기를 가지고 물을 뿌리면 신기하게도 거미줄이 나타납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마치 요술 거울이라도 비춘 듯 거미줄이 살아 올라 옵니다.
그 가늘고 가는 줄에 물방울이 맺히면서 살아 올라오는 것입니다.
아름답습니다.
기가 막히게 아름답습니다.
훔치고 싶도록 아름답고 영롱합니다.
물방울 하나 하나에는 주변의 아름다움을 모두 반영하고 있습니다.
거미줄은 분명 아름다우나 거미줄의 목적은 아름답지 않습니다.
물론 거미의 입장에서 보면 생계 수단이요, 삶의 방편일 것입니다.
어부로 친다면 그물은 고기를 잡는 것과 같다고 할 것입니다.
어부가 그물을 치고 고기를 잡는 것을 나쁘다고 할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거미줄의 목적이 아름답지 않는 것은 하나의 의미로서 그러하다는 것입니다.
함정을 치고, 그것도 아름다워 보이도록 줄을 치고는 약한자가 걸려 들기를 바라는 의미에서의 생각입니다.
걸려 들기만 하면 온 몸을 칭칭 감아 조이고 내장을 다 파먹습니다.
거미의 삶의 방편입니다.
사람도 거미 같은 의미의 삶을 사는 경우가 있습니다.
교만한 자가 남을 해하려고 올무와 줄을 놓고 걸리기를 기다리는 것입니다.
일부러 차에 뛰어 들어 보상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보이지 않는 함정을 파고 삶의 구석구석에서 거미처럼 기다랍니다.
교만한 자는 자기가 친 그물에 결국은 다시 걸리고 맙니다.
겸손이 망하는 것 같지만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승리합니다.
"교만한 자가 나를 해하려고 올무와 줄을 놓으며 길 곁에 그물을 치며 함정을 두었나이다(시편 140편 5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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