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눈온 뒤

눈온 뒤 /공전 처음으로 풍요로웠다 눈이 내리는 풍경은 송이송이 탐스러이 하늘거리는 바람 고운 선으로 휘도는 눈송이 참으로 처음처럼 풍요로웠다 그렇게 넘치도록 내리던 눈 세상을 가득 채우던 눈 위에 처음이라는 허기진 기대속의 내 발자국은 어디로 갔을까 젖어서 발가벗은 작은 백양목 쉰 소리로 머무는 여린가지 끝에 바람 세상의 모든 길들을 감추던 눈송이는 거짓처럼 흔적을 묻고 눈물로 젖은 나목의 속살만 아파오는구나 휘도는 바람처럼 되돌아 오는 빈곤의 슬픔, 드러난 속살의 서글픔, 흔적마져 묻은 눈송이, 그러나, 하늘과 땅사이 내 눈속에 보여진 하루는 참으로 풍요로웠다

출처 : 예림의집

글쓴이 : 영혼의소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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