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 초상/海 月 정선규
3월이 예쁘장한 나비 장난감 사다가
곧 꽃망울 터질 머리맡에 두고 어여쁜 구두 햇살 아래
맡겨놓은 채 꽃나무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6월이 오면 햇살 아래 구두 신고 친정 나들이 갈 수 있을까?
스물여덟 먹은 새댁이 아들 낳던 날 뇌 깔리던 자잔한 음향이
해산의 그림자 되어 서산으로 넘어간다
음음음 ~~~~
힘주어 쓰는 악보가 아직은 완성되지 못해
새 생명을 부르기는 미안하지만
노란 하늘이 까맣게 무너져 내리는 다리 밑에서
봄꽃을 안아 신체검사 하느라 연한 가지 끝에 다니
꽃잎 네 개 남은 말년의 봄 병장이란다
삼신할머니가 영장 내어 주던 날 멋 모르는
삶만 주책없이 번뜻하더니 여름 오는 길목에서
힘없는 장승처럼 물끄러미 늙어만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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