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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씨앗을 뿌리자. 십대의 뜰에...

예림의집 2008. 11. 28. 08:22

내가 십대였을 때 나의 꿈은 동네를 벗어나서 멀리 있는 꿈의 도시닌 '광주'에 가보는 일이었다. 광주에서 학교를 다니면 모든 것이 다 이뤄질 것 같았다. 전라도이 끝자락인 고흥에서 태어나서 중학교 졸업까지 고흥을 벗어난 기억이란 2박 3일 순천 송광사 수학여행이 전부였던 나에게 광주는 꿈과 동경의 도시였다. 난 어던 오기를 부려서라도 고등학교는 광주로 가겠다고 다짐하곤 했다. 아버진 항상 전남대학교 법대가 내가 가야 할 곳이라고 말씀하시곤 했다. 동화 책 속에 뭍혀서 가난하기만 했던 우리의 현실을 몰랐던 것이 어쪄면 내가 무작정 꿈을 꿀 수 있었던 힘이었는지도 모른다.

 

땔 나무를 하러 산에 올라가면 난 항상 산 너머 저 아득한 곳을 바라보며 거기도 누군가 사람이 살고 있으리라 생각하며 그 미지의 사람들을 상상하곤 했다. 중학교 3학년때 환경미화로 교실 뒤벽에 붙여있던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사진을 보며 '난 언젠가 여기 꼭 갈거야' 하며 야무지게 말하곤 했다. 그때 내 말에 피식 웃을을 던졌던 친구들의 얼굴이 아직도 선하다. 말의 씨앗은 참으로 무서운 것이다. 그 오페라 하우스가 있는 시드니에서 내 인생의 4분의 1을 보냈으니 말이다.

알프스 소녀를 읽으면서, 소공녀을 읽으면서 난 언젠가는 유럽을 꼭 여행하리라 꿈꿨다. 미라보 다리 아래 세느강이 어떻게 흐르는지 꼭 보고 싶었다. 로마에 가면 꼭 로마의 휴일처럼 아이스 크림을 먹어보고 싶었고, 런던 브리지가 무너졌는지 여부를 꼭 내 눈으로 보고 싶었다.

 

어른이 되어 많은 곳을 다녔다. 그런데 알고 보면 그 어느 한 곳도 우연히 간 곳은 없다. 내 어린 시절, 지극히 가난했던 시골 소녀의 마음에 떨어졌던 꿈의 씨앗이 숨어 있다가 어느 순간 기회가 되었을 때 나를 그 곳으로 인도했다고 생각한다. 내가 어린 시절 책속에서 만났던 유럽의 거리들, 알프스의 산들을 어른이 되어 찾아갔을 때 거기엔 내 어린 시절의 꿈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시드니에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을 때 나는 주저하지 않고 내가 십대지절 꿈꾸기는 했지만 성적이란 현실의 벽을 극복하지 못해서 이루지 못했던 법공부를 선택햇다. 만약 내가 변호사가 되겠다는 십대시절의 꿈이 없었다면 난 아마 법을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십대시절에 갖는 꿈은 그래서 중요하다.

 

십대! 현실이 고달프고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꿈과 현실을 바꾸지 말자. 누구라도 꿈꾸기를 포기해서는 안된다. 오늘 나의 현실이 얼마나 희망 없는가는 문제가 아니다. 희마잉 보이지 않을 때일수록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희망이다. 꿈꾸는 사람의 가슴엔 이 세상의 돈으로는 절대로 살 수 없는 힘이 있다. 이 세상의 어떤 권력도 꿈꾸는 십대의 희망을 꺾을 수는 없다. 현실에 비춰서 큰 꿈을 꾸는 것이 잘못이 아니라 큰 굼을 갖지 않는 것이 잘못이다. 꿈이 너무 작은 것이 죄이다.

 

십대를 만나면 난 항상 먼저 꿈이 무엇인지를 묻는다. 꿈에 대해서 확실한 답을 가지고 있는 십대와는 이야기하는 것이 즐겁다. 꿈으로 인해서 우리는 쉽게 공통분모를 찾아낼 수 있고 서로가 쉽게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 쓴 충고의 말도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꿈의 뿌리를 자극하면 영양분이 된다. 그러나 꿈이 없는 사람은 아루미 현실적으로 훌륭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말이 겉돌게 된다. 부정적이고 소극적이어서 말을 할수록 가슴이 답답해진다.

 

우리 모두에게는 알지 못하는 곳에서 자라고 있는 꿈의 씨앗이 있다. 누군가는 부모님께서 뿌려 놓으신 꿈의 씨앗을 소중하게 키우고 있을 수 있다. 부모님이 뿌린 씨앗이라고 틀린 것은 아니다. 나중에 나의 꿈이 생기면 바꿀 수 있다. 누군가는 우연한 동기에 의해 꿈을 가졌을 수 있다. 어떤 계기로 꿈을 가지게 되었던 그 꿈의 씨앗을 소중하게 키우자. 씨앗을 뿌리지 않으면 가을에 추수할 것이 없듯이 꿈의 씨앗을 뿌려 놓지 않으면 어른이 되었을 때 수확할 꿈이 없다. 십대는 꿈을 뿌리는 시기이다. 제한하지 말고 마음껏 꿈을 뿌리자. 내 가슴에 떨어진 꿈의 씨앗들이 언제 어디서 열매를 맺을 지 우리 모두 기대하면서.

 

- 감금주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