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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가는 며느리... 여러분은 어떠세요?

예림의집 2008. 10. 1. 06:28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서른살의 주부입니다.

결혼한지는 1년 4개월 정도 된, 새내기지요.
저희 부부는 모두 창의적으라면 창의적이랄까
각각 영화와 광고쪽에 몸을 담고 있습니다.
남편은, 영화 CG를 기획하고,
저는 광고대행사의 카피라이입니다.

결혼 생활 1년 반.
남편과의 나이 차이는 7살.

남편은 결혼 전, 호주에서 유학을 하고 온지라
영어는 물론이고, 디자인, 사진, 게다가
20대엔 정식으로 음반을 낸 적이 있는 기타리스트이기도 하답니다.
여러모로 배울 점이 많고, 존경스러운 남편이지만
비슷한 영역을 직업을 가지고 있어서 일까요
아님, 제가 유달리 욕심이 많은 탓일까요.
때론 남편보다 못한 제 자신에 비애가 들기도 합니다.

물론,
남편은 제게 조금도 소위 '잘난티'를 낸 적이 없으며
오히려 제가 도움을 청할때면 기꺼이 가르쳐주고, 채워줍니다.
정말, 좋은 남편이자 좋은 스승이지요.
문제는 제게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저와 남편, 그리고 제 절친한 친구(싱글) 이렇게 셋이서 술자리를 하던 중
워킹홀리데이에 대해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친구의 이런저런 이유로 '가고싶다'는 얘기가 발단이 되어
결론적으로 더 늦기전에 '떠나야한다'고 이야기가 마무리되었죠.
물론, 제 얘기로 말이죠.
남편은 얘기가 처음 나오자마자 흔쾌히 가도록 허락해주었고,
본인이 경험해 본적 있는 호주라면 더 알아봐 줄 것이 많다고,
저보다 더 흥분하기 시작했습니다.
저 역시 영어 문제로 늘 발목이 잡혀왔던 터라 마음이 솔깃했구요.
더욱이 그곳엔 친형제보다 친한 남편의 친구 가족이 살고 있기에
아마 생활 전반에 걸쳐 많은 도움을 받게 될 것입니다.
게다가 워킹홀리데이 비자는 만 30세 까지만 허용이 되기 때문에
지금이 제겐 마지막 기회이기도 하구요.
너그러운 남편과 모든 여건들...
제 마음은 그날 이후 지금 당장 떠나고 싶을 만큼, 흥분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만만치 않을 것 같습니다.

저는 어쨋든 결혼한 유부녀이고,
아이도 낳아야하고(남편이 장손이거든요)
게다가 시부모님은 물론 시할아버지에
시고모님까지 모두 가까이에 계셔서
서더달에 한번씩은 대가족이 모입니다.

저희 시어머님 역시 한없이 너그럽고 자상한 분이셔서
아마 제가 유학(물론 워킹이지만...)을 가겠다고 하면
흔쾌히 허락해 주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나머지 시댁 식구들의 큰 벽을 어찌 넘어야 할까요?
아직도 할아버님의 한마디에 꼼짝도 못하시는 어머니...
행여 저 때문에 더 눈치 보시게 될까... 아직 얘기도 꺼내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친정부모님 역시 출가한 딸이
그것도 혼자서 유학길에 오른다고 하면 얼마나 입장이 난처하실지도
제 마음을 붙잡는 한 이유입니다.

남편은 시댁 식구들은 걱정말고 자신만 믿으라고 합니다.
하지만 제 입장에서 그럴수 만은 없는 것이 또 현실입니다.

물론
유학은 제게 큰 경험과 재산을 될 것입니다.
아무게도 말 못했던 남편에 대한 컴플렉스와
8년차 카피라이터로서의 슬럼프도 자연스럽게 극복할 수 있겠지요.

여러분!
대한민국 유부녀로서 남편을 혼자두고 유학길에 오른다는 것,
시부모님의 불편한 입장을 뒤로하고 그렇게 한다는 것이...
과연 타당한 것일까요?

시댁과 친정에, 제 마음을 전달하기 전에 여러분의 의견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유학가는 며느리' 여러분은 어떠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