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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이야기] 치매 시어머님을 모시며...

예림의집 2008. 9. 27. 07:11

몇일 전
어머님 목욕을 시켜드리려고 "어머님 목욕탕 들어가셔서 옷벗고 계세요"하고
저녁찌개를 안쳐 가스에 올려놓고 가보니
옷을 안벗고 계시는거다.
"어머니~ 옷 벗고 계셨으면 제가 좀 빨리 할 수 있는데요"
"난 모르겠네~" ㅠㅠ
옷을 벗겼다.
웃 옷을 벗기고 치마를 벗기고...
속바지를 벗기고 팬티를 벗기고 돌아섰는데
어라? 또 하나의 팬티를 입으셨네?
"어머니 왜 팬티를 두개 입으셨어요?"
"몰라~"
벗기고 보니 또 팬티?
아이고 어쩔거나......
팬티를 세개나 입으셨던 거였다..
더 뭐라 할 말도 없고....


여름 날 창문을
더워서 힘드는데도 자꾸 반쯤 닫아 놓으신다.
어머님 방창문과 거실 배란다 문을...
"어머니 더우니 닫지마시고 열어두세요."
"그려~"
또 닫으신다..
나야 열어 놓기밖에 못하지만
아버님 왈 "왜 또 닫았어~~~ 닫지마~"
고성이 나오고....

어제는 어머님 방에서 망치질 소리가 들렸다.
가보니 글쎄
아버님이 어머니가 창문 닫는다고 못닫게 창에 못을 밖으십니다...
가슴이 아팠고
어머님이 안스럽고....
어찌보면 나보다 아버님이 어머니를 더 이해해야 할텐데
전혀....

일일이 다 나열 할 수 없는 사연들..
일단은 안스런 맘이 들고
때론 속이 터져 죽겠고
이상하게 하지말라는 쪽으론 기억하고
해도 되는일쪽은 다 잊으신것 같으니..


지난 일요일 시아버님 생신을 했다.
한식당에서 생신을 치르고
예전 같았으면 딸이든.....아들이든...
"어머님 집에가서 좀 쉬엇다 가세요"라고 인사로라도 하더니
이젠
아무도.....아무도 그런 말도 없고
혹여 간다 할까봐 슬슬들 피하고...
그 마음들도 이해는 하는데
어머님의 기억은 점점 더 옅어 가실텐데....

며느리라는 이름이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