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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수한 밥맛이 입에 맴돌았습니다

예림의집 2022. 9. 20. 12:06

구수한 밥맛이 입에 맴돌았습니다

지갑에는 5천 원짜리 지폐 두 장뿐이었습니다. ‘오늘 저녁부터 굶어야 하나?’싶던 차, 시장 골목에 붙은 종이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추석 단기 알바 구함.’ 망설일 이유가 없었습니다. 가게에는 주인으로 보이는 할머니가 있었습니다. “알바 면접 보고 싶은데요.” 그러자, 할머니께서 저에게 말씀했습니다. “그냥 하면 되지 뭐. 추석 전전날부터 나와요. 그런데 아가씨! 밥은 먹었어요? 안 먹었으면 먹고 가요!” 그 말씀에, 가슴이 갓 지은 밥처럼 따뜻해졌습니다. “지금 점심시간 아닌데, 먹어도 되나요?” 할머니는 말씀 없이 밥통에서 밥을 펐습니다.

밥그릇을 깨끗이 비우고 “고맙습니다. 밥값은 일당에서 빼도 괜찮아요.”하고 말씀드리자, 할머니는 고개를 저었습니다. “일이나 잘하면 그게 밥값이오.” 집으로 가는 내내 구수한 밥맛이 입에 맴돌았습니다. 며칠 뒤, 가게에서 전을 포장해 파는 중에, 한 젊은 손님이 와서 물었습니다. “전(煎) 1인분만 사는 건 안 되죠? 추석 분위기 내고 싶은데, 혼자 먹기에는 많아서요.” 전은 2인분부터 팔았습니다. 저는 잠시 망설이다가 포장 용기를 가져와 전을 담았습니다. “손님에게만 특별히 드릴게요. 추석이니까요.” 손님은 고맙다면서 장바구니에서 사과 한 봉지를 

꺼내어 건넸습니다. “조금 멍들었다고 엄청 싸게 팔더라고요. 맛은 똑같은데.” 그 말에 왜인지 위로받은 기분이었습니다. 건네받은 사과봉지가 제 손을 묵직하게 끌어내렸습니다. 땅을 디딘 발에 힘이 들어갔습니다. “전 조금 쌌으니까, 집에 가서 먹어요. 일당도 넣어두었어요.” 할머니는 수고했다면서 저의 등을 토닥였습니다. 저는 갓 부친 전을 품에 안고 집으로 향했습니다. 가슴팍이 뜨끈하게 달궈졌습니다. 제가 겪었던 추석 중에 가장 값진 추석이었던 것입니다. 지금도 그날 할머니의 훈훈한 인심의 따듯함이 느껴지는 듯 가슴이 울렁거립니다.(권동옥) 

미국의 한 유명한 여배우가 한국에 왔다가, 어느 날 배가 고파서 국밥집에 들어가 국밥을 시켜 먹었답니다. 그리고 소주도 한 병 부탁해서 마셨습니다. 그런데, 밥값을 계산하려고 하니, 식당에 들어오기 전 어디선가 돈 지갑을 잃어버렸다는 것을 그제서야 알았습니다. 이 여배우의 행동을 지켜보고 있던 식당 할머니께서 손짓으로 "그냥 가라!"라고 했습니다. 이때 있었던 일을, 이 여배우는 미국의 한 TV 방송에 나와 밝히고, "다시 한국에 가면 그 음식점을 꼭 찾아가고 싶다"라고 말했습니다. 얼마 전, 유튜브에서 그 방송으로 접한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