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나처럼 살아라!
어제에 이어서 아이가 두 돌이 되었을 때 그 무렵이었습니다. 하루는 아이랑 있다가, 문득 아버지 생각이 나면서 어릴 적 자주 들은 그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너는 나처럼 살지 마라!” 곧이어,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가 자라면, 나는 아버지가 내게 했던 그 말을 하지 않을 수 있을까?" 자신이 없었습니다. 저 역시, 아버지처럼 "너도 나처럼 살지 마라"라고 할 것 같았습니다. 다만, 제가 아이에게 그렇게 말한다면, 아버지와는 큰 차이가 있을 것입니다. 아버지의 말씀에는 자신이 이루지 못할 꿈, 살지 못한 인생의 회한이 깊이 스며있었다면, 제가 하는 말에는
이루어보고자 하는 마음조차 없었던 인생에 대한 회한이 담겨 있으리라고 여겨졌습니다. 정신이 확 들었습니다. 저의 인생 전체를 다시 살펴봤습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불현듯, 저 나름대로의 삶을 살고 싶어 졌습니다. 그 결과, 임상진료에서 벗어나 심리훈련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저의 나이 38세 때에 있었던 일입니다. <자기 돌봄 워크숍>을 하면서, 지난날의 저와 같은 사람을 여럿 만났습니다. 이들은 자존감 이전에 자기감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자신의 감정이나 욕구 등을 잘 느끼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는 결국 정체성 혼란과 개별성 장애로 이어집니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자존감 훈련이 아닙니다. 자신에 대하여 긍정적으로 생각하기 이전에, "자신이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원하는지?" 자신에 대한 감각을 알아차리는 일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이러한 자기감 회복은 "자기다움"으로 이어져서, 자연스레 자존감도 높아지게 되는 것입니다. 저는 아이 덕분에 자기감을 회복했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크면 이렇게 이야기해주리라 마음먹었습니다. “너도 나처럼 살아라!”(문요한 /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그렇습니다. 사도 바울은 고린도 교회에 보낸 첫째 편지에서 두 번이나 “나를 본받아 살라!”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빌립보교회에 보낸 편지에서도 “나를 본받아라!”라고 했습니다. 평소 저는 사도 바울의 이 말씀을 읽을 때마다 바울이 참으로 대단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문요한 씨가 그의 자녀에게 “너도 나처럼 살라!”라고 하겠다는 겁니다. 그것은 자신이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원하는지를 깨달아서 그 자신의 자존감을 높일 수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말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저도 누군가에게 "나처럼 살아볼래?"라고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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