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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좋아하는 청국장 끓일까요?

예림의집 2022. 7. 8. 10:46

당신이 좋아하는 청국장 끓일까요?

저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줄곧 배를 곯았습니다. 중학교 다닐 적에 일찍이 비뚤어졌고, 스무 살 무렵 한 여자와 동거하다가 딸을 얻었습니다. 제 앞가림도 못하면서 아빠가 된 저는, 취직한다 하더라도 사흘 만에 잘리고, 만취해서 행패를 부리다가 경찰서에 가기도 했습니다. 아내는 분유 값도 없는 판에 벌금을 마련하느라고 고생해야만 했습니다. 때로는 폭언을 들으면서도, 아내는 제 곁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서른 중반의 어느 날 새벽이었습니다. "나 같은 것 살아서 뭣하나!" 하면서 하염없이 걷다가 남의 집 대문 앞에 앉아 엉엉 울고 있었습니다.

그때, 맞은편에서 한 할머니가 종이상자를 실은 손수레를 끌고 지나가는데, 그만 세찬 바람이 불어 상자가 날아갔습니다. 저도 모르게 울음을 그치고 상자를 주워서 손수레에 실었습니다. 그러자, 할머니가 저를 보면서 말씀했습니다. “울면 허기지지. 집에 가서 얼른 따신 밥 먹어!” 저는 그날 이후, 술과 담배를 단번에 끊었습니다. 얼마 뒤, 검정고시를 통과하고 방송통신대학에 들어갔습니다. 아내와 딸은 저의 부단한 노력에 서서히 마음을 열었습니다. 1종 대형면허도 취득했으나, 밤낮으로 운전을 하며 열심히 살았지만 먹고살기가 힘겨웠습니다.

저는 다시 공부해서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땄습니다. 그리고 아내가 그간 모은 돈을 선뜻 내주어 개인 사무실도 열었습니다. 아직 초보인지라 적자를 면치 못하지만, 저는 수수료를 많이 받지 않는 걸 원칙으로 세웠습니다. 집 없는 설움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입니다. 어린이집에서 일하는 아내와 딸에게서 문자 메시지가 왔습니다. "저녁에 당신 좋아하는 청국장 끓일까요?" "아빠, 오늘 몇 시에 퇴근해요? 같이 드라마 보게요!" 저에게도 행복이 온 요즘은 허기지게 울지 않습니다. 그날, 그 할머니는 저에게 찾아온 천사’가 아니었나 싶습니다.(이의재) 

그렇습니다. 저는 언젠가 누군가의 다음과 같은 조언을 마음에 두고 살아갑니다. "평생 세 여자의 말을 잘 들으면 별 탈이 없다."라는 말니다. 첫째는 어머니, 둘째는 아내, 셋째는 내비게이션 아가씨라고 했습니다. 글쓴이 이의재 님은 젊은 날에 자기 맘대로 다니다가 엉뚱한 길로 들어선 경우입니다. 그러나 다행히 끝까지 그 곁을 떠나지 않은 아내 덕분에 올바른 길로 들어설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 이의재 님 스스로가 경로를 바로 잡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최선을 다한 결과 지금처럼 행복하게 될 수 있었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