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학·총신신대원/동역자나눔터

고전: 참회에 관한 설교①

예림의집 2020. 6. 4. 13:57

고전: 참회에 관한 설교①

 

당연함에서 낯섦으로

 

천성적으로 의심 많은 나는 남의 말을 곧이곧대로 듣지 않습니다. 경험하지 못한 일은 더욱 그렇습니다. 그러다 보니 교회에서 당연하게 통용되는 말도 곧잘 의심하는 편입니다. 이런 의심증은 가끔 교인들을 향한 짓궂은 질문을 변하는데, "왜 교회 다니세요?"라고 물을 때 딱 이런 경우입니다. 그러면 지레 토끼 눈으로 변해 버립니다. 타박하려는 건 절대 아닙니다. 진지하게 고민해 보자는 뜻입니다.

이 질문에 머뭇거리는 분도 있고 장황하게 설명하는 분도 있지만, 대부분 "글쎄요." 아니면 "천국 가려고!"라는 답이 돌아옵니다. 그럼 또 슬쩍 물어봅니다. "천국 가 봤어요?" 이때부터 분위기가 묘해집니다. 천국은 성경에 나온 것이니 믿기만 하면 되고, 믿는 자는 누구든 당연히 간다고 여겼는데 이런 질문을 받으니 뭔가 개운치 않아 곤란한가 봅니다.

이런 경우가 어디 한두 가지일까요? 가만 보면 당연함과 익숙함 때문에 지나치는 소중한 것이 많습니다. 그리스도인에게 교회 다니는 것, 천국 가는 것은 당연하고 익숙한 일입니다. 하지만 "왜?"라는 물음이 던져지면 미궁에 빠지고 맙니다. 이럴 때 도움 될 책이 요한 크리소스토무스(349?-407)의 <참회에 관한 설교>입니다.

4세기 '황금의 입"이란 별명이 붙을 만큼 명 설교자였던 그가 참회를 주제로 했던 아홉 편의 설교를 담았습니다. 구구절절 때로는 날카로운 칼처럼 독자의 폐부를 찌르고, 때로는 따스하게 상처를 감쌉니다. 그의 설교가 지닌 가장 큰 힘은 당연하고 익숙한 것을 낯설게 만들어 내는 데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