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 스!!
제가 교회에 초빙돼서 아이들에게 성에 대한 강의나 설교를 할 때 항상 처음 학생들에게 던지는 질문이 있습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제가 던지는 질문에 함께 대답해 봤으면 좋겠어요. "여러분, 제가 이제 단어 하나를 말할 텐데요 이 단어를 들으면 어떤 생각이 드는지 그 첫 느낌을 말해주세요! 준비됐죠?" "(엄청 활발하게) 네~!"
"섹, 스!!" 이 단어를 툭 던지면 아주 다양한 반응이 나타납니다. 자기도 모르게 입꼬리가 씩 올라가는 친구들도 있고, 살짝 인상을 찡그리는 친구들도 있죠. 그럼 젝 ㅏ이것보다 더 센(?) 질문 하나를 훅 던집니다. "여러분은 섹스가 하고 싶나요?" 그럼 거기서 "까악!" 하면서 웃음기 가득한 비명이 터져 나옵니다.
이런 모습만 보면 교회 전도사님, 목사님, 선생님들은 '역시 우리 교회 아이들은 순수해!"라고 생각하죠. 네 저도 교회 안에서만 이 사역을 했을 때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친구들의 얼굴을 보면서 안심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학교에서 이 강의를 하면서 아주 놀라운 사실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강의를 시작하기 전에 교회에서와 똑같은 질문을 던져봤습니다. "얘들아, 너희는 섹스가 하고 싶니?" 그러자 친구들이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요? 교회 친구들처럼 수줍어하면서 대답을 피했을까요? 천만에요! 아주 놀랍게도 질문이 떨어지기 무섭게 "네~~~" 하며 책상까지 두드리는 거예요. 헐.. 너무 기가 막혀서 다음 질문을 던져 봤습니다.
"그래? 그럼 언제 하고 싶니?" 이번에도 질문이 끝나자마자 아이들이 발까지 구르며 대답했어요! "(우렁차게 다 같이) 지금이요!!!" 참고로 수업에 들어갔던 교실마다 교회를 다니는 친구들, 심지어 교회에서 리더 역할을 하고 있는 친구들도 꽤 많았는데 그 친구들도 똑같은 대답을 했습니다. 그때 제가 느꼈던 배신감이란..
그런데 이 일을 통해 여러분이 이렇게나 성에 대해, 연애에 대해 관심이 많다는 걸 새삼 다시 알게 됐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궁금해졌어요. '이렇게 성에 대해 궁금한 것이 많은데 이 아이들은 대체 누구에게 이런 이야기를 꺼내 놓을까?. "여러분은 성, 연애에 대해 궁금증이 생기거나 상담하고 싶을 때 누구를 찾아가나요?" 강의를 할 때마다 친구들에게 물어봅니다. 그럼 대부분 이렇게 대답합니다. "친구요!"
"그렇군요. 그럼 혹시 여기에서 부모님을 찾아가는 친구들은 없나요?" 이렇게 다시 질문을 던지면 분위기가 싸~해져요. 어떻게 부모님을 찾아가서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냐고, 이런 질문을 던지는 것 자체가 말도 안 된다고 저를 비웃는 친구들도 많습니다. 생각해보면 저도 초등학생 때 첫 연애를 시작하고 부모님에게 욕을 먹은 이후로 한 번도 성이나 연애에 대한 이야기를 부모님께 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런 반응을 보이는 여러분이 정말 이해가 되기는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이런 현실이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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