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인물의 갈등: 고통 묵상하기
한 인물의 삶을 묵상할 때는 이야기에 나타나는 갈등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합니다. 이 갈등 속에 하나님의 섭리가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야곱의 경우도 장자권 문제로 형 에서와 살벌한 긴장과 갈등 속에 놓이지만, 그 과정에서 하나님의 섭리가 그의 삶을 선하게 인도하기 시작합니다. 물론 거짓말의 대가는 혹독했습니다. 에서가 사기가 등등하여 야곱을 죽이려 했기 때문입니다.
"그의 아버지가 야곱에게 축복한 그 축복으로 말미암아 에서가 야곱을 미워하여 심중에 이르기를 아버지를 고할 때가 가까웠은즉 내가 내 아우 야곱을 죽이리라"(창세기 27:4). 살의를 품은 형과 한 지붕 아래 살아가는 야곱의 일상은 그야말로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을 걷는 긴장과 두려움의 나날이었을 것입니다. 이들 형제의 문제는 누구도 해결할 수 없었습니다.
야곱과 에서의 관계는 형제 우애는커녕 가인이 아벨을 죽인 것처럼 '형제 살해'로 귀결될 지경이었습니다. 그러니 어머니 리브가가 두 아들의 죽음을 한날 동시에 보게 되지 않을까 두려워할 만하지 않겠습니까. "네 형 에서가 너를 죽여 그 한을 풀려고 하니 ... 어찌 하루에 너희 둘을 잃으랴"(창세기 27:42, 45). 도망가지 않고는 살 길이 없었습니다. 결국 평소 집에 머물기 좋아하던 야곱은 죽음을 모면하기 위해 집을 떠나 도망자 신세가 됩니다. 물론 어디를 가더라도 불안이 그의 일상을 항상 따라다닐 것입니다.
야곱의 모든 인간관계는 고통으로 얽혀 있습니다. 그 고통 속에 계시가 임합니다. 하나님은 야곱이 겪는 고통스러운 삶의 현실로 언제나 먼저 들어오셨습니다. 분노하는 형을 피해 도망가던 야곱이 벧엘, 루스에서 본 사닥다리는 하나님을 만난 자리였습니다. 야곱이 처음으로 자신의 하나님을 만나는 장소는 도망가는 자리요, 혼자된 외로운 자리요, 불안정한 자리였습니다.
내가 태어나서부터 지금껏 가지고 있던 간질환으로 오산리 금식 기도원에서 두 번째 20일 금식 기도를 하며 매달린 적이 있습니다. 기도를 마치는 날 19일 동안 아무런 말이 없던 하나님이 한마디 툭 건네십니다. "얘야,, 나는 네 안에 있단다." 내 첫 반응은 분노였습니다. '지금 제가 그걸 몰라서 이러는 건가요! 내 옆에, 뒤에, 앞에, 아래에, 위에, 곁에, 사방 천지에 당신이 계시는 줄 안다고요. 제가 기도하는 것이 그걸 깨닫게 해달라는 게 아니잖아요!"
분노가 누그러지자 다음 반응은 곰곰이 생각하는 것이었습니다. "수십 년 동안 간 문제로 인해 고생을 하고, 사역에도 방해가 되고, 심지어 간 이식수술까지 준비하고 있는데.. 이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기도해 왔는데.. "네 안에 있다"라니.." 그때 갑자기 깨달음이 왔습니다. '그래, 이건 하나님의 거절의 언어구나. 이 지병은 바울이 가졌던 가시와 같은 거구나..!" 그때부터 기도가 달라졌습니다.
"하나님, 이제부터는 이 간문제로 기도는 안 하겠습니다. 그 대신 하루하루를 살아갈 힘과 사랑과 지혜를 주세요." 그리고 집에 가서 아내에게 이야기했습니다. "그냥 하루하루 감사하며 살아가려고 해. 더욱 뜨겁게 사랑하며, 뜨겁게 사역하며 살아갈 거야!" "나는 네 안에 있다"라는 응답은 결코 잊을 수 없는 주의 음성이요, 나에게는 계시적 사건이었습니다. 야곱이 벧엘에서 만난 그 하나님은 내가 고통 속에서 만난 하나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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